121. 마음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도련님이라도 똑같을 줄 알았는데……

다르다.


거칠지도, 아프지도 않다.

더 부드럽고, 따뜻하다. 절대 이런 적은 없었다.



‘대체 왜……?’



뭐가 다른 걸까

분명 똑같은 행위이고 혀 끝에서 전해져 오는 감촉도 모두 똑같은데,
어째서 도련님과 하는 건 기분이 좋은 걸까.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니면 이게 진짜 키스인건가…….’








민운은 진하게 키스를 하며 연우의 뒤통수를 한 손으로 받치더니,
천천히 뒤로 눕혔다.

연우는 또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자,
그의 목에 두른 팔에 힘을 꽉 줬다.

민운은 책상 높이가 낮아서인지, 그의 다리 길이가 길어선지는 몰라도, 아주 손쉽게 책상 위에 다리 하나를 걸쳐 올렸다.
그리고 책상에 걸친 자신의 허벅지 위로 연우의 다리를 올렸다.




“으응…….”


두 사람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키스를 했다.
입술이 닿으면 달달했고, 혀가 닿으면 짜릿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하아, 흐…….”


지금 키스하는 자세와 방향이 조금 지루해진다 싶으면,
반대편 손으로 뺨을 어루만지고, 고개를 돌려서 반대 방향으로 키스를 했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니, 숨이 찰 만도 했다.







“하아- 하아…….”


오랜 입맞춤 끝에 입술을 떼니, 숨이 차 거칠고 빠른 숨소리만 들렸다.
두 사람은 숨을 몰아 쉬며 서로를 쳐다봤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
민운은 손으로 연우의 입 주위에 묻은 침을 닦아주며 입술을 매만졌다.



“…….”


연우는 부끄러워진 건지, 입을 앙 다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민운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팔도 천천히 내렸다.






“좋아해.”


민운은 다시금 그에게 고백을 했다.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와 쿵쾅이는 심장 소리만이 들리던 고요한 방 안에 그의 말을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성급했던 걸까,
연우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우야, 난 너만 보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민운은 연우의 손을 잡았다.

그와 비교할 때 손이 너무 작아서,
그가 연우의 주먹 쥔 손을 감싸면 연우의 손은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네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고, 하루라도 못보면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그는 연우의 손바닥을 폈다.


“내 행복은 너고, 나 또한 네가 날 만난 걸 후회하지 않도록 할 노력할 거야.”


그리고 그의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췄다.
연우는 흠칫 놀라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민운은 그의 손바닥에 키스를 하고 자신의 볼에 갖다 대었다.
연우는 더 놀라서 당황한 눈으로 그를 보며 입을 뻐끔거렸다.




“……그러니까 나랑 사귀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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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또 왜?”



길다란 바 앞에 사람들 여러 명이 앉아 있다.
맞은편에는 깔끔하게 차려 입은 바텐더가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칵테일을 만들고 있었고, 한 명은 와인잔을 닦고 있었다.

어두운 이 곳을 밝히는 빛은 주황빛 조명과 향초였고, 잔잔한 노랫소리와 사람들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소리 등이 이 곳을 가득 채웠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 곳엔 강 비서와 민운도 있었다.

민운은 제대로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단단히 삐친 것 같았다.



“연우?”


강 비서는 바텐더가 건넨 술병의 뚜껑을 따고 얼음이 든 자신의 술잔에 조금 따라 마셨다.


“……또 차였어.”


민운은 그가 마시는 걸 보고 바텐더에게 술잔 하나를 더 부탁했다.
그리고 자신도 잔에 술을 부었다.
강 비서는 그가 잔에 한가득 술을 붓자, 급하게 말했다.



“야, 그거 진짜 독한 건데.”
“알게 뭐람.”

“……너 술 싫어하잖아.”
“보통 이럴 때 사람들이 술을 찾길래.”



그는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술을 목 뒤로 넘기고, 그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잔에 든 술 냄새도 맡아보고, 아주 조금 술을 마셔 다시 맛을 느끼더니 강 비서를 보고 말했다.





“……이걸 맛있다고 먹는 거야?”

“네가 아직 어려서 맛을 모르는 거야.”


강 비서는 피식 웃고, 술잔을 다시 채웠다.
민운도 맛없다는 술을 계속 마셨다.







“아, 생각할수록 열 받네.”


민운은 쉬지 않고 계속 술잔을 가득 채웠다.
강 비서는 예상치 못한 그의 주량에 놀라 입을 떡 벌렸다.




“……내가 포기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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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15 00:09 | 조회 : 3,193 목록
작가의 말
로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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