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사면초가

‘뭐야 이 데자뷰는!’



이렇게 숨이 차도록 뛰는 게 얼마만인지.
이 상황이 옛날에도 한 번 있었던 것 같았지만, 그는 지금 도망가기에 바빠서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잡힐 확률이 높고, 숨어도 잡힐 확률이 높다.
계단으로 빠르게 내려가는게 제일 나을 것 같았다.

사실 이렇게 도망친다고 뭐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정말 오늘은 도련님 얼굴 못보겠어!’









“야! 거기 안서?!”


“힉!!!”



방 문이 벌컥, 세게 열리더니 민운이 뒤를 바싹 쫓아 달려왔다.
연우는 더 속력을 내 도망갔다.



‘대체 비상구는 어디에 있는 거야!’








-----








“(누가 이렇게 복도를 뛰어다녀…….)”



두 사람이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복도를 뛰어가자
어떤 방에서 문이 열리더니, 피곤한 눈으로 누가 복도에 얼굴을 내밀었다.



“뭐야, 이거 백민운 목소리인데…….”



그리고 그 맞은편 방에서는 이연이 민운의 목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봤다.

두 투숙객은 눈이 마주쳤다.



“(아는 사람이요?)”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가 물었다.
눈빛이 아주 잡아먹을 듯이 무서웠다.

이연은 겁을 먹고 슬그머니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내, 내 친구인 줄 알았더니 착각했네~)”



그리고 문을 닫았다.








-----








호텔 구조는 길쭉한 직사각형 복도에 양 옆으로 호실이 있고, 가운데에는 엘리베이터가 두 대 있다.
그리고 분명 복도 구석이나 어딘가에 비상구가 있을 텐데,

안 보인다.




‘없을 리가 없을 텐데, 어디에 있는 거야……?’




연우는 복도 끝까지 가봤지만, 비상구는 물론 계단 하나 보이지 않았다.

사실 비상구는 엘리베이터 뒤에 있는 휴게실 주변에 있었다.
그걸 못보고 지나쳐버려서 그는 그만 민운에게 잡히고 말았다.





“잡았다…….”

“악!!”


뒤에서 팔이 잡히자, 연우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민운인 것을 알고 조금 안도했다.



“우리……하던 얘기는 마저 해야지?”



민운은 해맑게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데려갔다.



“아, 도련님. 안돼요……진짜 안돼…….”



연우는 질질 끌려가다시피 했다.



“돼.”





방 근처에 거의 다 왔을 때,
연우는 문을 아주 살짝 열고 두 사람을 구경하고 있는 이연과 눈이 마주쳤다.

연우는 도와 달라고 입을 뻐끔거렸지만,
이연은 끼어들면 안될 것 같아 모르는 척 눈을 돌리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


민운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고, 연우는 계속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가 뒤에 있던 책상에 허리춤이 걸려 더는 뒤로 물러날 곳도 없었다.



“그래서 하려단 말이 뭐였어?"

1
이번 화 신고 2017-02-09 01:49 | 조회 : 2,955 목록
작가의 말
로렐라이

민운은 야생의 연우를 포획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