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27화

"억누르지말고 더 내질러!!!!"

멜로의 스파르타 훈련이 이어지는 것도 벌써 4일째.

"네!!!!"

파김치가 되어가던 두 사람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게 아니지! 감정을 터트리되 음을 잘 잡으란 말이야! 음을 놓치면 음악이 아니잖아!!!"

가수들에게 흥분은 독이 될 수 있다.
음악이 고조되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흥분을 주체 못하면 호흡이 턱 막혀서 음이 씹히는 경우도 있었고 목으로 질러서 목이 나가는 경우도 있었으며, 음정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 지금 하는건 감정의 한계선까지 아슬 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한끗 차이로 모든게 무너질 수 있는 도박과도 같은 감정선 타기..

다 포기해버리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끝까지 차오를 때. 똑똑 소리가 들려온다.

"도시락 좀 싸왔는데."

양 손 가득 도시락을 들고 들어온 이빈이를 보자 마자 긴장이 끈이 툭 하고 끊어지며 그대로 주저앉아 호흡을 고르기 시작한 유하는 고개를 뒤로하고 눈을 감았다.

"괜찮아요?"

멜로에게 질문을 던지자 멜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번도 해본적 없어서 막히는거 같아."

그 말에 이빈이는 싱글 벙글 웃으며 가볍게 툭 하고 던졌다.

"해본적 없다고 못하면 우승 하겠어요?"

이빈이의 말에 두 사람은 울컥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연습 하자!!"

"아자!!!!!!"

크게 소리친 두 사람의 목소리에 바로 이어 멜로가 소리친다.

"목 상하잖아!! 소리 지르지 마!!!"

역시 프로..

"밥 부터 먹고 해. 밥심으로 노래해야지."

둘은 빠르게 도시락을 들고 다른 방으로 향했다.
테이블 위에 빠르게 셋팅을 마친 두 사람은 우걱 우걱 밥을 입 안에 털어넣다가 일순 움직임이 멈추더니 울기 시작한다.

"왜 우냐.."

멜로가 기이하기까지한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두 사람은 동시에 말한다.

"마이어..!!!"

미어터질듯 밀어넣어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두 사람은 눈물을 질질 흘리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호형의 요리는 지구 최강이지."

언젠가 이호형이 결혼해서 장가를 가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한 이빈이는 금새 안색이 창백해졌다.

"넌 또 왜그래?"

그런 이빈이가 이상해서 묻자 이빈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형. 이호형이 결혼하면 이제 형 음식은 거의 못먹는건가..!?"

"그렇...겠지?"

이빈이는 심각해져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뚜루루루- 뚝.

[여보세요?]

"형!!!! 결혼은 안돼!!!!!!"

이빈이의 말에 한동안 저쪽에서는 말이 없어졌다.
이빈이는 다급해져서 외쳤다.

"할거면 나랑해!!"

물을 마시던 지한이는 물을 뿜었고 유빈이는 젓가락을 놓쳤으며 멜로는 배를 부여잡고 웃기 시작했다.

"형? 형? 듣고 있어!? 난 형의 음식 없이는!!!!"

뚝-

하고 전화가 끊겼다.
망연자실해서 전화기를 쳐다보고 있자 다시 전화가 걸려왔고 이호는 침착하게 말한다.

[나중일을 지금 생각하지마.]

"혀어엉!!!! 애인 있는거야!? 그 교제 난 허락 못해 형!!!! 형? 여보세요? 형!!!!!!"

"아하하핰ㅋㅋㅋㅋ"

하나의 신파극을 보듯 멜로는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고 유빈이는 조용히 젓가락을 다시 들었으며 지한이는 물을 닦기 시작했다.

"연애하는게 틀림없어! 안그러면 형이 이렇게 끊을리가 없잖아!!!"

안받는데는 이유가 있다는 말.
틀린말은 아니다.


+


[형!!!! 결혼은 안돼!!!!!!]

전화를 받자 마자 고막이 터져나갈 듯 외치는 말에 이호는 순간 벙쪄서 전화기를 들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후 들려오는 말.

[할거면 나랑해!!]

이호는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누구야?"

유하가 궁금하다는 듯이 보자 이호는 이빈이라고 말해줄까 하다 말을 멈췄다.

"글쎄요."

싱긋 웃는 이호에 유하는 눈만 데굴 굴리다가 자리를 비켜주듯 어색하게 일어난다.

"나 물 좀 가져올게."

유하가 방문을 나서자 이호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나중일을 지금 생각하지마."

딱 한마디를 하고 다시 전화를 끊자 유하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여자친구야?"

언뜻 들려온 결혼하자는 말.
고래 고래 소리치는게 꼭 고백이라도 하는것 같았다.

'그래.. 이호도 여자 사귀고 그럴때도 됐지.'

그런데 왜 마음은 초조하고 불안한걸까.
유하는 침대 위에 걸터 앉아 물을 홀짝이기 시작했다.

"형?"

유하는 이호의 말이 안들리는지 수 많은 생각을 머리 속으로 하기 시작했고 이호는 그 모습을 조용히 보다가 상상하기 시작했다.

'내가 형이랑 결혼하게 되면 내가 차려준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아침, 점심, 저녁까지 매일 볼 수 있을까.'

흐뭇한 상상에 비해 초조한 상상을 하고 있는 유하의 허리를 끌어당겨 어깨에 얼굴을 묻고 이호가 조용히 속삭인다.

"나 말고 다른 생각하지마요."

그 말에 터질듯이 새빨개진 얼굴로 손사래를 치며 유하가 말한다.

"나..나! 아무것도 생각 안했어! 정말이야!"

누가봐도 거짓말인 모습에 이호는 풋- 하고 웃었다.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보던 유하는 생각했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니 나이가 몇인데!!!'

항상 이호의 페이스에 끌려다니는 자신이 한심해지는 순간이다.

"형."

가까이 다가온 얼굴에 숨이 멎듯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상할정도로 빠르게 심장이 뛰는것 같았고 새빨개진 얼굴은 뜨거워 허리에 감겨있는 팔이 미친듯이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너무 그러지마요. 안잡아 먹으니까."

이호가 싱긋 웃으며 팔을 풀어준다.
그리고 그때. 유하는 자신도 모르게 말을 툭 내뱉는다.

"잡아먹도 돼는데.."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입을 탁 틀어막은 유하는 이제 정말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쳤어 정말!!!!'

이호는 살짝 일으킨 몸을 다시 앉아 유하의 손목을 잡아 내리고 입술에 살짝 입맞췄다.

눈이 마주치고 이호의 입술이 본격적으로 부딪히고 입술로 입술을 열자 마자 따뜻하고 말캉한 혀가 입 안으로 들어온다.

말캉한 혀가 기분좋게 빨아들이며 얽히고 섥히자 유하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여전히 토마토가 툭 하고 터지기 일보직전이 유하의 입술에 쪽- 소리가 날만큼 뽀뽀를 한 이호가 떨어지자 다시금 눈이 마주쳤다.

"그렇게 말하면 참기 힘들어지잖아요."

이호가 싱긋 웃으며 손을 놔주었다.

"간식 좀 들고 올게요."

이호가 방 문을 열고 나가자 유하는 울듯 말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술을 매만진다.

"진짜 너를 어쩌면 좋지..."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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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10-17 20:24 | 조회 : 433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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