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147 - 여자아이

행복했던 우리의 관계는 너의 부모님께 들키고 넌 이별통보를 남기고 내 시야에서 보란듯이 사라졌다.

내 눈이 마카롱이 되도록 울었고, 머리가 어지럽도록 펑펑 울었다.
힘들게 시간내서 올라온 본가. 감기기운 이겨내려고 수없이 약먹고 병원을 다녀왔는데도
너는 모래사장에 그려놓은 글씨가 바닷물로 지워지듯 지워졌어.
너가 없는 148일날에는 열이 38도로 오르고 감기가 심해졌어. 본가에 와도 우리개가 나를 반겨도 엄마가 해준 밥을 먹어도 아무맛도, 아무생각도 없었어.

너가 보낸 카톡을 바라보며
''''''''''''''''누나 마음도 약해서 슬플텐데 이렇게 누나한테 상처줘서 진짜로 미안해..''''''''''''''''
이 문장을 보면 넌 참 이기적이구나.
''''''''''''''''이 문자가 마지막이길 바래 상처줘서 미안해''''''''''''''''
문장들에 한글자 한글자가 눈물로 떨어지는 날 보면서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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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는 너를 좋아하지않았다? 그야 어렸고, 어렸으며, 어렸으니까.
세상에 널린게 남잔데 왜 3살이나 어린 잼민이를 만나야하지?
나한테 대쉬하던 너를 보면 더 거리를 두고싶었어.
그럴려고 나는 내 밑낯을 다 밝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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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수한 사람도 아니고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난 이기적이고 못말리는 사람이야.
여태 남자들 만나고 다녔고 너가 생각하는 것도 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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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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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어제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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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지. 내가 해본 적도 없고 양보를 해야하나 싶지만 그래도 나는 누나한테 관심있어.



난 그 말 한마디에 이런 나도 괜찮다고 긍정해준 사람은 너 하나가 아니였을까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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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눈물이 흐르고 내 과거가 일렁이더라.
시간이 흘러
열은 내려갔고, 밥을 먹으러 나왔다. 나가려고 옷을 입다가 또다시 나는 떨어트렸어.
지금 내가 입은 옷은 너랑 맞추려고 가져왔던 커플 맨투맨인데 그냥 지금은 2벌 잘못 산 바보가 되었으니 얼마나 우스웠던지..

밥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는데 그날따라 유독 어린아이들이 많더라..
우리의 항상 잇따라오는 대화 주제. ''''''''무조건 딸이지. 아니지 무조건 아들이지''''''''

우리는 서롤 너무 좋아했고, 사랑했고 틈만나면 서로 미래 생각하느라 바빴다.
현실은 하얗게 지우개로 지우고선 연필로 미래에 대한 그림만 그려나갔어.

너는 딸을 나는 아들을 고집했어. 그야 그러면 서로가 서로의 자식한테 질투하니까
참 너랑 나랑 단순했고 비슷했었어. 딸이면 분명 난 딸을 질투하고 너를 독점하고 싶었을거고
너도 똑같이 아들을 질투했겠지.

나는 아직도 어린여자애들을 보면 너 생각 밖에 안 나더라.
그렇게 내 하루는 지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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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4-04-09 15:13 | 조회 : 12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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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끼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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