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우 새끼가(1)








“정운아.”

“닥쳐. 씹….”

“다리가 덜 벌어졌잖아. 그렇게 먹고 싶었으면 더 활짝, 벌려야지.”

입 좀. 저 놈의 입 좀.

“흐읏……! 이런 씨발. 제발 좀 가만히 있어!"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나는 속으로 엄마를 부르짖으며 진도 새끼의 배 위에 앉아만 있었다. 저 흉측한 걸 어떻게 넣어란 말이야.

“욕만 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봐, 정운아. 그러기로 했잖아.”

예쁘게 눈을 접어 웃는 녀석이 지금만큼이나 미워보인 적이 없었다. 색소가 적은 연갈색 눈동자가 달처럼 휘어졌다. 발긋하게 달은 상대의 얼굴이 옅은 기대감, 또는 충족감을 머금는다. 아, 슬슬 울고 싶어졌다.

이 좆같은 현실의 시작은 과거의 내기였다.

“내기하자.”

“……갑자기?”

“너 오고 나서 1등을 한 번 못해봤다. 나랑 성적 내기 해, 너.”

차진도는 멀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쳐웃기 시작했다. 어처구니가 없단 낯이다. 그럴만도 하다. 어느날 예쁘장한 미모를 뽐내며 전학생으로 들어온 이 녀석은 시험만 치면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심지어 전 과목을 통틀어 한 두개 틀렸다며 우울해하는 자식이다. 그 전까지는 내가 전교 1등 자리를 꿰찼으나 전학생 차진도는 보란 듯이 날 밟고 올라섰다.

“이길 자신은 있고?”

녀석이 한쪽 뺨에 손을 괴고는 은근한 말투로 물었다. 저런 엿 같은 태도가 매번 내 속을 긁었다. 한 두번이 아니였다. 또라이같은 성격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성적으로라도 이겨야 겠다, 싶었다.

“뭐라도 걸면 승부욕이 생기겠지.”

“이미 승부욕은 철철 넘치는 것 같은데.”

“닥치고 해. 소원빵.”

“…소원빵?”

“그래. 이제 할 마음이 좀 생기냐? 이번에도 지면 내가 간이고 쓸개고 다 빼다 줄테니까 내기 해.”

“간이고 쓸개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간이고 쓸개고 다 빼달라 할 것 같아서 무섭다 야.

“……좋아.”

하자, 내기.

짧은 고민 끝에 차진도에게 허락을 받아냈다.

그리고 대망의 내기는, 허망하게 끝났다.

김정운
[학년석차 | 281/2]

이번 내기로 나는 당연히 내가 이길 것이라 확신했다. 수학에서 단 한 문제 틀린 게 끝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진도는 내 생각 이상으로 미친놈이었다. 성적도 성격도.

차진도
[학년석차 | 281/1]

올백이였다.

“씨발…….”

아주 종쳤다. 그건 나의 사형선고를 알리는 종이였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서 차진도가 소원이랍시고 내게 요구한 건, 본인이 나에게 대주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당황스러웠다. 둘 다 미성년자에 남자라는 사실을 고사한다고 치자. 대주게 해달라는 건 뭐냐? 대달라는 것도 아니고. 영문을 몰라 멍청하게 바라보자 차진도가 생글생글 웃었다. 나중에 알려줄게. 오늘은 우리 집에서 외박해, 알았지? 부모님 없으니까.

“우으, 윽.”

그 뜻이, 제 걸 딜도마냥 놓고 혼자 쑤셔봐라는 뜻이라는 걸 누가 알았을까. 말 그대로 제 걸 내게 대준 것이다. 대신 박히는 게 아니라 박는 쪽으로.

“하루종일 그러고 있을거야?”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어떡해. 항문으로 닿는 남의 귀두의 감촉이 쓸데없이 생경했다. 크기도 팔뚝만해서는 검붉은 게 아래서 꺼덕거리는 게 느껴졌다. 이게 뭐라고, 내 것까지 함께 허공을 향해 선 모습이 이상하게도 야살스러워서 고개를 떨구지도 못했다.

“악!”

찰싹. 문득 따끔한 통증이 일었다. 이 새끼가, 왜 남의 엉덩이나 때리고 지랄이야. 안그래도 열이 끓어서 눈 앞의 상대를 올려다보았다. 차진도는 뚫어지게 접합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그의 시선이 잠깐 내게 머물렀다.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재촉이구나. 직감적으로 알아듣고 얼굴을 찌푸렸다.

“흐…읍.”

천천히 상체를 내렸다. 거물이 몸통 사이를 파고들고 있었다. 제대로 풀지도 않아 마른 구멍을 차진도의 프리컴이 적셨다. 투명한 액으로 입구가 반질반질했다.

“하, 흐읏.”

고통인지 쾌감인지 모를 신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눈 앞이 흐려졌다. 온몸의 끝에 피가 몰리고 발끝이 오므라든다. 차진도가 먹잇감을 잡은 맹수처럼 문득 내 팔을 그의 쪽으로 잡아당겼다. 힘이 빠져 끌려가자마자 눈 앞에서 불꽃이 튀었다.

“아……! 차, 진도, 잠깐- 흐아! 아!”

“하, 씨발. 네가 하도, 깔짝거리니까, 그렇잖아.”

분명 반쯤은 넣었구나 생각했던 성기가 내벽을 쿵쿵 치고 들어왔다. 허리가 휘어졌다. 어쩌면 찢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구멍이 아프다.

차진도는 아무렇지도 않은 낯으로 내 탓을 했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도 정신이 없었기에 차진도의 표정을 정확하게 몰랐다.

“윽, 흐…… 하아……!”

“아, 좋아……. 좋아.”

박힐 때마다 눈 앞이 흐려졌다. 느긋하게 시작한 추삽질이 점점 빨라졌다.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가 빠르게 빠졌다. 그렇게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어서, 헐떡거리던 나는 뒤늦게야 차진도를 꽉 껴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때 차진도는 왠지 모르게 황홀한 얼굴을 했다. 녀석은 내 어깨를 깨물고 귀를 햝는가 하면 반쯤 접혀 올라간 교복 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 부근을 만지작거렸다. 좋냐? 누구는 죽을 맛이구만.

“하…… 정운아. 김정운….”

숨이 턱 막혔다. 침도 삼키지 못했다. 온몸에 치달은 열 때문인지 공기마저 너무 뜨거웠다. 틀어박히는 성기가 내벽에 닿을 때마다 절정을 맞는 것 같았다. 이어진 내 이름 한 마디가 너무나 자극적이여서, 나는 거의 우는 소리를 내며 차진도의 배 위에 사정했다.

“자, 잠깐, 흐으, 하……!”

“…….”

피스톤질이 급격하게 느려졌다. 철퍽하게 튄 백탁액이 차진도의 새하얗게 복근이 돋은 배와 교복 셔츠 밑단을 적시고 있었다. 나는 의문에 고개를 들자, 대뜸 차진도가 눈가에 입을 맞춰왔다. 그제서야 내가 그 짧은 순간 울음을 터뜨렸음을 알았다. 다정한 입맞춤에 아래의 쾌감을 잠시 잊었을 쯔음, 녀석의 성기가 다시 무지막지한 부피감을 차지하며 부풀어올랐다. 아니, 여기서 더 커진다고?

“우윽, 씨발…… 차진도, 너 방금…… 커진, 흐읏!”

“좋았어?”

“앗, 아, 하으… 무, 뭐, 뭐가아…….”

“이름 불러주니까. 좋았냐고. 질질 싸던데.”

미친. 저 성격 지랄맞은 여우 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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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2-07-26 21:17 | 조회 : 3,32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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