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맞았을까 점점 숨도 쉬기 힘들어졌을 때.
누군가 들어와선 일진 무리를 때리는 듯 했다.
" 악..!!! 너... 너 뭐야...!!! "
" 아악!!! "
" 윽...! 야...!!! 왜그래 니...!! "
" 고요한...!!!!!! "
고요한...?
아... 전학생이 온건가...
갑자기 나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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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차갑고 축축한게 얼굴에 닿았다.
놀라서 눈 떠보니 내 옆엔 고요한이 있었다.
내가 눈을 뜨니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곤 고요한은 입을 열었다.
" 괜찮아? "
" 차가워... "
" 아 미안 피 닦아주려고... "
" 여긴... 어디야? "
" 우리 집 "
나 아까 분명 알몸으로 있었는데...?
아마 고요한이 자기 옷을 입혀 놓은 듯 했다.
" 내 교복은..? "
" 다 찢어졌어. "
" 아... "
" 걔네 너 왜 괴롭혀? "
" .... "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왜 괴롭힘을 당하는건지 왜 그 놈들이 날 싫어하는지
" 나도 몰라. "
" 일단 쉬다 가. 나는 어디 좀 다녀올게 저녁 같이 먹어도 되고 "
" 싫... 아니 알겠어 "
탁 -
고요한이 나간 후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정적만 흘렀다.
몇 분 멍 때렸을까 집 구조가 궁금해졌다.
일어나자마자 무언가 주르륵 흘렀다.
" 아 씨... 바지 왜 이렇게 커... "
바지가 너무 큰 탓일까 주르륵 흘러내린 바지를 다시 잡고
문을 열고 방을 나왔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광경은 궁전인가 싶을 정도로
넓은 복도와 천장에는 아름다운 샹들리에
저 멀리에 계단까지 보였다.
아마 이런 집을 보고 감탄사를 내뱉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와.... "
복도를 따라 걸어가니 또 옆에 복도가 있고 방이 엄청 많았던 것 같다.
" 여기 살면 진짜 길 잃어버리겠다... "
길을 잃어버리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정말로 길을 잃어버렸다.
" 아이 씨 여기 어디야...? "
운 좋게 저 멀리에 계단이 보였다.
" 아싸..!! "
계단을 내려가다가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만 발을 헛디뎌 넘어지려는 찰나
허리에 손이 들어왔다.
" 히익!!!! "
" 위험하잖아 "
내 앞에는 고요한이 있었다.
" 아...아 그 ㄱ...그게 "
" 어디가려고? "
" 저...그 어...나 그 할머니가 기다리셔서 먼저 가봐야될 것 같아...!!! "
" 할머니...? "
" 응..! 나 먼저 가볼게 저녁은... 아니다 가볼게..! "
" 알겠어 데려다줄게 가자 "
" 괜찮은데... "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고요한이 왕따인 나를 챙겨준다는게
한편으론 좋은 것 같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이러다가 또 혼자가 되어버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그게 내 머릿속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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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
" 이놈의 자식!! 왜 이렇게 늦게 와!! "
" 죄송해요... 잠깐 일이 있어서... "
" 어이구... 얼굴은 왜 그랴... 또 괴롭힌거여?! "
" 아니에요~ 할머니 저 배고파요 밥 먹을래요. "
" 우리 강아지 배고프면 안되지 할머니가 후딱 맛있는 밥 차려주께잉~ "
" 네 알겠어요 할머니 "
할머니를 보자마자 울컥했지만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나 하나만 바라보며 살고 계시는 할머니께 상처를 드리고 싶지 않다.
내일 또 학교 가야되는데... 교복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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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난 후 씻고 나왔지만 그 일 이후
찢어진 교복 탓에 입고 갈 교복도 없었다.
" 아프다고 거짓말 쳐야겠다... "
담임선생님께 메세지를 남기려는 찰나 할머니가 나를 부르셨다.
" 연우야~ 친구가 왔는디~? "
" 네? "
나도 모르는 친구가 생긴건가
나 친구 없는데...?
의구심을 품은 채 방 문을 열고 현관으로 나갔더니
그 앞에 고요한이 서있었다.
" 안녕 이연우 학교 가자 "
" ....? "
" 교복 나한테 있어 이거 입고 와 "
" 아...응 고마워 "
고요한에게 교복을 받은 뒤
방으로 가서 입어보았더니 사이즈도 잘 맞고
바지 길이가 조금 긴 감이 있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왜... 나를 챙겨주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밖으로 나갔더니
고요한은 나와 눈을 마주치자 희미한 미소를 띄며 입을 열었다.
" 가자 이제 "
진짜 잘생기긴 했네... 라는 생각을 하며
고요한과 학교를 가기 위해 길을 걸어갔다.
" 근데... 나 같은 걸 왜 챙겨주는거야? "
" 나 같은 거? "
내가 말을 하자마자 인상을 찌뿌리며 답했다.
" 너 같은 애가... 나를 챙겨주는 게 이상하잖아... "
" 나 같은 애는 뭔데? "
" 너는... 잘생겼고 집도 잘 살고... 인기도 많을텐데... "
" 그럼 너 같은 애는? "
" 나는..... "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나는 뭘까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는 왜 이렇게 불행 한 것 같을까
" .....미안.... "
" 뭐가 미안해 미안할 일도 아닌데. "
" 그냥 기분 나빴던 것 같아서... 미안해 "
" 왜 이렇게 변했어 "
" 어? "
예상 외 질문이었다.
아니 생각도 못한 질문이었다.
왜 이렇게 변했냐니...
" 아. 아니다 늦겠다 빨리 가자 "
" 아...어 응 "
다시 물어 볼 틈도 없이 야속하게도 학교는 금방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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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 온 이후 고요한은 가식적인 선생님들한테
여기저기 불려다닌 것 같았다.
그리고 엎드려있는 나를 누군가가 불렀다.
" 야 이연우 "
" ......? "
그 일진놈중 한명이었다.
" 어...왜...? "
" 니 고요한이랑 아는 사이냐? "
" 아니... 어제 처음 봤어.... "
" 근데 고요한이 왜 니를 도와주는데? "
" 모르겠는데...? "
" 왜 몰라 씨X 니 때문에 봉사 해야된다고 "
" ...? "
무슨 말도 못하고 어버버 하고 있으니 답답했는지
그 일진놈은 내 머리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 팔자 폈냐? 고요한이 니 챙겨주니까? "
" ... "
" 야 ㅋㅋ 니 챙겨주는 거 불쌍해서 챙겨주는걸텐데 니는 자존심도 없냐? "
자존심...
지들이 다 망가트려놓고 나쁜놈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고요한은 날 왜 챙겨주는걸까
이 일진놈 말대로 불쌍해서 챙겨주는거라면...
" 비켜. "
무거운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고요한...
" 아 ㅋㅋ... 어 그래 알겠다 "
일진놈은 고요한이 무서웠는지 나를 한번 째려보곤
교실 밖을 나갔다.
벙 쪄있던 나에게 고요한이 입을 열었다.
" 배고파 "
" ...??? "
" 나 아침 안먹었어 "
" 나도... 안먹었는데...? "
" 잘 됐네 밥 먹으러 가자 "
" 아직 점심시간 안됐는데....? "
" 상관없어. "
" 어...야 잠깐만...! "
내 손목을 잡곤 교실 밖을 나갔다.
아니. 내가 거의 질질 끌려갔지.
" 야... 고요한 어디 가... "
내 말엔 대답도 안하고 도착한 곳은
매점이었다.
" 푸흡... "
"...? "
순간 그 대단한 고요한이 나랑 같이 매점에 왔다는 생각에
되게 의외라는 생각을 하다 웃음이 새어 나왔는데
그걸 본 고요한이 정말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 왜 웃어 "
" 아니 ㅋ...큭...킇ㅎ 그냥.. 웃겨서... "
웃음을 열심히 참는 나를 보던 고요한이
한 말은 웃던 나를 단단한 얼음으로 만들었다.
" 여전히 예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