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59화
연참합니다 (2/2)





"....자 그래서 아무튼 아이디어 없어?"


앞에 나갔던 이도하가 분필을 들었다.

반 아이들은 엄청 진지하게 토론하는 듯 했다.
여러가지의 의견들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겠고, 딱히 아이디어도 없었기 때문이다.

옆을 보니 김태겸도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 보였다.


"태겸아."
"....어?"


나는 멍해보이는 김태겸의 팔을 꾹 눌렀다.

갑자기 불러서 당황한건지 엄청 놀래면서 이 쪽을 보는 김태겸에,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런 김태겸을 보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있잖아, 너 왜 아까 준이가 물어볼 때 얘기안해준거야?"
">...아까?"
"응, 아까"
"왜 그런 것 같은데?"
"....내가 먼저 물어본거아니야?"
"안 바꾸고 싶었어."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리며 얘기하는게 쑥스러워서 그런 듯 했다.

나는 괜히 놀리고 싶어졌다.


"왜 그랬는데?"
"..너랑 앉으려고.."
"여운이가 아니고 나랑?"
"...너 진짜. 일부러 그러는거지"
"..아? 눈치챈거야?"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내가 웃자 김태겸도 어쩔 수없다는 듯이 웃으며 반응했다.

그렇게 다른 얘기를 얘랑 더 해볼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앞에서 탁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서 시선을 앞으로 보더니 교탁에 선 이도하가 엄청 째려보고 있었다.
주변도 무언가가 조용한 듯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봤더니 다들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 너무 시끄러웠나봐.."
"미안"


내가 김태겸에게 조용하게 얘기하자, 김태겸이 큰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얘기했다.

'근데 미안하다고 얘기했는데도, 왜 저렇게 계속 쳐다보는거야.'

애들은 고개를 다시 돌리고는 회의를 하는데, 자꾸 쳐다보는 애들이 있었다.
저렇게 계속 째려볼 정도로 그렇게 우리가 시끄럽게 한건가 싶어서, 김태겸을 조심히 불렀다.

'시끄럽댔으니까 조용하게 물어볼 생각이었다.


"우리가.. 그렇게 시끄러웠나.."


김태겸이 뭐라고 하려는 듯 했는데, 그와 동시에 종이쳤다.


"그럼 우리반은 그걸로 한다."


'우리 반은 뭘한다는거지? 나중에 윤지한테 물어봐야겠네.'


"설아~"


종이 치자마자 뒷자리에서 내옆으로 달려온 윤지가 내게 말을걸었다.

자리바꾼지 1시간도 안왔는데, 윤지는 벌써 수척해보였다.


"괜찮아?"
"하.. 말도 말아. 쟤 너랑 김태겸이 뭐라 얘기하고 있을 떄, 엄청 째려보던데?"
"....."
"나 완전 개 소름 돋았어."
"응? 왜?"


윤지가 나를 끌면서 반 밖으로 나갔다.


"왜? 어디가게?"
"아.. 그냥 매점가고 싶어서."
"뭐야..."
"그리고 해야할 말도 있고 해서."


윤지의 표정이 굳어가는게 눈에 보였다.

심각한 얘기를 하려는 듯 했다.


'이래서는 내가 윤지한테 물어볼 것들도 못 물어보겠네.'

윤지는 하여운의 행동에 대해서 내게 얘기를 해줬다.


"아까, 니가 엄청 즐겁게 얘기 중일 떄, 하여운이 계속 옆에서, 뭔가를 끄적이더라고."
"뭘 끄적였다고?"
"어, 그래서 내가 뭐하는건지 싶어서 슬쩍 봤거든?"
"....."
"이상한 말을 완전 잔뜩 써놨더라."
"어떤 말?"


윤지의 말에 따르자면, 하여운은 공책에 계속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고 했다.

내용은...


<그럴리가 없어. 말도 안 돼. 내 소설은 내가 제일 잘 아는데. 내 소설인데 왜.>

나는 내용을 말해주는 윤지의 말에 순간적으로 놀랬다.


"내 소설이라고 했다고? 그렇게 쓰고 있었다고?"
"어. 확실해 계쏙 중얼거리면서 쓰고 있더라. 나 완전 진심으로 미친놈인줄 알았어."


윤지는 마치 못 볼것을 본것처럼, 소름돋는다면서 몸을 떨었다.
나는 그건 윤지에 웃으며 얘기를 들어줬다.

'그나저나 하여운의 말대로면, 이 소설의 작가가....자기라는거야?'

내가 생각에 빠져있는데, 윤지가 툭치면서 내게 얘기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하여운 걔가 작가가 아닐까?"\
"....나도 그렇게 생각중이야."


'사실 그것말고는 답이...그런데 뭔가가 찜찜해.'


"그런데 윤지야."
"아?"
"내 원래 몸을 하여운도 알고있어."
"..뭐?"
"하여운이 내 원래의 몸을, 그니까 원래의 나를 알고 있다는 말이야."
"...그렇다는 말은...."
"어, 나랑 알던 사이였다는거 아닐까?"


윤지와 소시지를 먹으면서 토론하다보니까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서 곧 종이칠 것 같았다.

우리는 후다닥 매점에서 튀어나와서 반으로 올라갔다.

반에 도착하니까 성 준이 내 자리에서 김태겸과 투닥거리고 있었다.


"너네...뭐하는거야?"


내가 다가가자 성 준은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칭얼거렸다.


"설아, 쟤까 나한테 거짓말했어. 응?"
"어..? 무슨소리야?"
"아까, 내가 자리 바꿔달라고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질렀는데... 완전 모른 척 하고..."
"...."

"뭔 거짓말이야, 아까부터. 나는 아무말도 안한거지. 거짓말은 안했어."


옆에 앉아있는 김태겸은 자기 일을 말하는게 아니라는 듯 딱 한 마디만 하고서는 아예 성 준을 모르는 척 했다.

그에 더 열이 받은건지, 성 준은 김태겸 귀에 다가가서 중얼거렸다.

나는 그냥 자리에 앉아서 그 둘을 구경했다.

김태겸은 짜증난다는 듯이 성 준의 얼굴을 세게 밀어내고, 얘기했다.


"너네도 가까이 앉았잖아."
"그게 바로 옆자리랑 같아? 어?"
"시끄러. 백승호보다는 낫네."

"시비거냐?"


나머지 애들은 2분단이었지만, 1분단에 걸린 백승호가 걸어오면서 얘기했다.


"시비라니? 그냥 사실을 말한건데."
"하..."


김태겸이 성 준에서 갑자기 백승호로 타겟을 바꾼건지, 둘이 서로 째려보기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와 동시에 2분단 내 옆자리에 앉은 이도하와 눈이 마주쳤다.

이도하는 아까부터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왜?"


나는 입모양으로 물었다.
이도하는 고개를 다시 돌렸다.

'뭐때문에 화가난 것 같은데...'

나랑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듯한 얼굴에 나도 그냥 고개를 돌렸다.
그 떄, 옆자리에서 네모난게 날라왔다.

'이게 뭐지.'

날라온 쪽을 보니까, 이도하가 고개를 빨리 앞쪽으로 돌리는 듯 했다.

다른 애들은 자기들끼리, 싸우느라고 정신이 없어보였다.


"...."


뒷자리를 살짝 보니까, 윤지는 이미 엎드려서 숙면상태였다.
하여운은.. 계속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괜히 마주치면 피곤해질 것 같았기에, 그냥 얼른 고개를 돌렸다.

나는 내가 받은 네모난 쪽지를 폈다.


[ 재밌어? 엄청 즐거워 보이네 -_- ]


순간 어울리지 않은 그림을 쓴 이도하에 작게 웃었다.
나는 쪽지 뒷면에 답변을 적었다.


[ 왜? 질투해? ]


내 쪽지를 받은 이도하가 잠시 굳은 얼굴을 했다.
그가 동시에 종이 치면서 선생님이 다시 들어왔다.


"자, 아까 하던 회의 마저하고, 미안하다 쌤이 오늘 급한 일이 있어가지고, 반장. 맡기고 간다"


선생님은 대답도 듣지 않고 반을 다시 나갔다.

애들은 언제 돌아간건지, 옆을 둘러보니까 다 자기 자리에 가 있었다.

이도하는 다시 교탁으로 나갔다.
나가기 전에 내 책상에 네모난 걸 올려두고 나갔다.

나는 슬쩍 종이를 펴 보았다.


[ 어 그니까 너무 즐겁다는 듯이 얘기하지 마 ]


나는 다시 종이를 접고 책상안에 집어넣은채로 앞을봤다.

'깜짝 놀랬네..'


직접적으로 저렇게 얘기할 줄은 몰랐어서, 당황했던 것 같다.

놀란 마음에 진정하고나서 앞을 바라봤는데, 언제 적은 건지, 칠판에는 연극이라고 써있었다.

' 왜 아깐 못 봤지? 저렇게 크게 써있는데..'

그 옆에는 나왔다가 묵살 당한 의견들도 많아 보였다.
정말 가지각색으로 다양했다.


카페이런 것도 나왔던 것 같은데, 학교안에서 교내학생들로만 꾸리는 축제였기에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묵살당한 것 같았다.


"자, 그래서 연극 뭘로 하고 싶은데"


또 엄청난 의견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났다.


"우리 그거하자, 얘들아."


하여운이 신나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뒤를 바라보니까 엄청나게 기대가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쟤 왜저래.'

뭔가 불안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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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7-25 20:36 | 조회 : 1,489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안녕하세요 제가 요즘 사정상 바쁜 일이 많아서 한동안 못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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