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58화
연참합니댜 (1/2)




나는 정신도 제대로 못 차린 상태를 하고는 반으로 올라왔다.
시계를 보니까 곧 아이들이 반으로 올 시간인 듯 했다.

'하여운은 아직 안 온건가..'

먼저 사라졌던 하여운은 교실에 먼저 와있지 않았다.
하긴, 여기에 있었더라면 더 싫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피곤하기도 했고, 할 것도 없었던지라, 책상에 그냥 엎드려있었다.

몇 분이 지난건지,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설아? 왜 여기에 있었어. 몸이 어디 안 좋은거 아니야?"
"...윤지야?"
"어, 난데, 너 어디 안 좋아보이는 것 같은데.."
"아.. 괜찮아, 그냥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
"그래?.. 그럼 다행인데.."


아까 하여운이 한 말이 너무 신경쓰였다.
그 말에 대해서 윤지에게 얘기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지에게 말을 꺼내보기 위해서 엎드렸던 고개를 들고 옆자리를 바라봤다.
내가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 챈건지, 윤지도 눈을 피하지 않은 상태로 나를 쳐다봤다.


"왜?"
"...할 말 있어서..."
"뭔데? 그렇게 심각한 얘기야?"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던지라, 나는 그냥 계속 바라만보고 있었다.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인지, 윤지는 계속 기다려주었다.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손 하나가 튀어나왔다.


"뭐하냐, 그러다가 입술 닿겠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백승호의 손과 말에 윤지가 정말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반문했다.


"...."
"잘 잤어?"
"..어.."


하지만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윤지를 하나도 신경 안 쓴다는 듯이, 내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다른 사람이 하면 오글거렸을텐데, 백승호의 얼굴은 이마저도 소화시켜버린 듯 했다.

어느샌가 주변에는 다른 애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너네,, 언제 온거야?"
"백승호가 시끄럽게 지랄할 때 부터겠지 뭐."

"...."


내 질문에 답을 해준 윤지의 말이 맞다는 듯이, 다른 나머지 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진짜 둘이 있지를 못하게 하네, 진짜."


나는 옆에서 중얼거리는 백승호의 말을 모른 척 넘어갔다.

얼마 얘기하지 않았지만, 곧 종이 칠 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하여운이 들어왔다.

'쟤는 이제 혼자다니는건가?'

이런 생가을 하고 있던 도중에 하여운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애들아."
"...어"


나는 하여운의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대답을 해준 이유는, 아무도 하여운에게 관심이 없어보였기에, 대놓고 무안한 상황들을 피하고자 내가 답을 해준거였다.

하지만 하여운은 그것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건지, 표정을 굳혀가기 시작했다.


'기껏 대답해줘도 저러네.'

나는 그냥 고개를 돌렸고 더 이상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여운도 나머지 애들의 냉담한 반응에 잠깐 당황한 듯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굳세게 대답하는 하여운에 동정심마저 들 지경이었다.

하여운은 자기자신도 슬슬 지친건지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종이치자마자 나머지 애들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딱 타이밍이 맞게 들어오신 선생님에 고개를 들었는데, 1교시 선생님이 아닌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한 아이가 궁금한지 크게 물어봤다.


"선생님, 왜 선생님이 들어오세요?"
"아~ 오늘 생물 쌤 사정생기셔서 안 오셨다. 그래서 이번교시랑 다음교시는 내가 들어온다."
"아..."
"너네 반응 뭐냐. 쌤이 싫다는거냐?"
"에이.. 설마요.. 쌤, 오늘 저희 뭐해요?"
"일단 1교시는 공부 안하고 자리 바꾼다."


담임의 청천벽력같은 말에 나와 윤지는 서로를 쳐다보면서, 울상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옆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자리요? 자리를 왜 바꿔요?"


그 소리의 주인은 하여운이었다.
하여운은 정말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도 윤지와 떨어져서 앉게 되는건 싫었지만, 저렇게까지 할 정돈가..'

하여운은 그 누가봐도 조급해 보일 정도로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러냐, 하여운. 무슨 일 있냐?"
"...아니에요."


하여운은 진정하고는 앞으로 당겼던 몸을 다시 원위치로 만들었다.
선생님은 다시 말을이었다.


"자, 한 명씩 나와서 뽑아라."
"에이, 너무 식상한 거 아니에요?"
"쌤이 얼마나 열심히 만든건데, 지금 식상하다고 말한 놈들은 제일 마지막에 뽑아라."
"네...네"


애들은 누구랑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듯이 선생님 말에 집중하지 않는 듯 했다.


"참나, 그럼 얼른 1분단부터 나오아서 뽑아."


선생님이 말하자 1분단 아이들이 제비를 뽑기 시작했다.

1분단에는 하여운과 백승호를 비롯한 애들이 다 있었다.
처음에 자리에 앉을 때에는, 원하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었기 떄문에 이도하를 제외하고는 하여운을 둘러싸며 앉아있었다.

그렇기에 제일로 먼저 뽑기를 하러 나갔다.

이도하도 자리만 조금 떨어져있었지, 1분단이었기에 같이 뽑으러 나갔다.

애들은 뽑기를 하고는 자리에 앉아서 확인하는 듯 했다.


"너네, 몇 번이야.?"
"...."


하여운의 물음에도 애들은 들리지 않는건지 내 쪽을 쳐다봤다.


"2분단 얼른 나와."
"네"


나랑 윤지를 포함한 2분단 애들이 선생님의 말을 듣고, 다 나갔다.

2분단이 다 뽑고 나서 3분단 애들이 나와서 제비를 뽑고 들어갔다.


"1분단부터 나와서 자기번호에 이름 적고가라."
"네"
"쌤은 잠시 어디 갔다올테니까."
"네~"


애들은 선생님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선생님도 헛웃음을 지으시더니,그냥 밖으로 나가셨다.


"설이, 너는 몇 번이야?"
"음... 나는 22번이네... 윤지 너는?"
"22번?? 와, 나는 23번인데! 다행이다 진짜."


생각보다는 윤지와 많이 멀어지진 않게 된 것 같았다.

'이제는 짝이 중요한데...'

갑자기 내가 들고있었던 종이쪽지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사라졌다.


"어..?"
"이.. 뭐야,.. 22번? 22번 누구랑 짝인거야"


내 쪽지를 가져간 주인은 성 준이었다.


"성..준?"


쪽지를 나에게 돌려준 후 성 준은 교탁으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소리를 질렀다.


"야야야! 27번 누구야? 나랑 바꿔줘. 준이랑 바꿔주라~ 어?"

'27번이면... 번호대로 따지자면 내 옆자린데 누구지..?"

나도 궁금했기에 누가 내 짝인지 알기 위해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다.

그런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상태로 조용한 적막만 흘렀다.
어찌된건진 나도 도저히 알 수 없었기에, 그냥 나의 자리를 찾아가서 앉았다.


"...어? 너 뭐야?"
"나.. 이자리야."


내 옆자리에 이미 누가 앉아있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김태겸이었다.
김태겸이 말하자마자, 성 준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야, 너 왜 아까 물어봤을 때, 얘기 왜 안해준거야...?"
"..내 맘~"


김태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면서 성 준의 질문에 대답했다.

성 준이 바라던 대답들은 아닌 듯 한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내 자리에 앉자마자, 뒤에서 윤지가 조용히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 그런지 뒤를 돌아봤는데,


"안녕?"
"...."


하여운이 앉아있었다.

'윤지가 욕할만하네..'

자리가 대충 정리된 듯 했다.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선생님이 다시 반으로 들어왔다.

애들은 다 동작을 멈추고는 자리에 다시 앉기 시작했다.


"어이고, 너네 벌써 다 옮겼네."
"네"
"그럼, 이 종이 들고가서 자리 표 만들면 되는거가?"
"네"
"아, 그리고 반장"


선생님이 나가다 말고 반장을 갑자기 불렀다.


"왜 그러세요?"
"곧 학교축제 하니까, 우리 반 뭐할지 정해라."

"헐~ 쌤, 이번엔 저희가 하는거에요?"
"그래 작년에는 구경만 했지? 올해는 직접참여다."


선생님은 그 말을 던져주고는 다시 나가셨다.

'아직, 수업 시간 아닌가..'

의아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원작에서도 축제내용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 제대로 읽어볼걸...'


"하.."
"왜? 한숨쉬는거야?"

옆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김태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봤다.


"아니야..."
"...."


사실 지금 김태겸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루트대로 흐르고 있지는 않았지만, 당연하게도 이벤트성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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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7-25 20:34 | 조회 : 1,68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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