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51화




"....어?"
"아니야~ 아무것도"


무언가 신나보이는 윤지에 뭐지 싶었는데 순간 버스가 왔다.


"버스왔다. 다들 안 타?"
"...어.."


나와 윤지는 먼저 버스에 올라 탔다.
뒤따라서 나머지 애들도 얼른 올라탔다.

자리에 앉자마자 앞자리에 앉아있던 성 준이 뒤를 돌아보며 얘기했다.


"설이 너, 백승호 안좋아한다며..이제.."
"...응?"
"안좋아한다고 했잖아.."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긴 니가 아까 저 자식 머리 쓰다듬어서 이 자식이 이러는거 아니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잘 못알아듣자, 윤지가 옆자리에서 킥킥대면서 얘기를 했다.

백승호와 성 준을 이 자식, 저 자식으로 칭하긴 했지만..

아무튼 윤지 덕분에 성 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내가 아까 백승호 머리를 쓰다듬어 준 것 때문에 아까 정적이 되었던 건가 싶었다.

하긴.. 이제 안 좋아한다고 그렇게 대놓고 얘기했었는데, 갑자기 그러면 뭔가 미련남은 사람 같아보이긴 하겠다.. 뭔가 자존심 상하네.. 내가 좋아하는 것 같잖아.


"설아?설아?응?응?"


생각에 빠져서 혼자서 짜증내고 있는데, 성 준이 나를 계속 불렀다.
나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앞을 바라봤다.

몰랐는데 건너편 옆자리에 같이 앉은 김태겸과 이도하도, 뒷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백승호의 시선도 이쪽에 있었다.
여기서 말 잘못하면 내가 아직 관심많아 보인다고 느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쪽으로 얼굴을 들이민채로, 계속 내 이름을 부르고 있는 성 준의 머리쪽으로 손을 들었다.

내가 손을 내밀자 나를 부르고 있던 것도 까먹은건지, 갑자기 당황한채로 가만히 보고 있었다.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려고 했던걸 알고있는지 기다리는 것 같았다.

강아지같네.. 덩치도 큰게 골든리트리버?

강아지 같다고 생각하면서 성 준의 튀어나온 머리부분을 정리해주었다.
탈색한 머리니까, 당연하게도 많이 상했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보들보들한 머릿결에 그냥 만지작거렸다.


"너 되게 부드럽다?"
"...뭐?"


내 감상에 지나치게 크게 반응해버리는 성 준에 조금 무안해질려고 했다.


"야.. 넌 그런말을 그렇게 쉽게 하냐.."
"어?"


성 준은 내밀었던 얼굴을 뒤로 치우더니 앞으로 돌아서 앉은후에 창문밖만 바라봤다.

쟤.. 왜 저러는거야?


"..선수맞네."


윤지는 옆에서 아까했던 말을 똑같이 얘기했다.

윤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백승호가 뒷자리에서 내려왔다.


"다 왔어. 이번에 내리자"
"...우리들 집 가깝지 않아? 어디서 내리는지 당연히 알지. 너 왜그렇게 긴장했어?"


백승호의 말에 이도하가 웃음끼있는 목소리로 답을했다.
이도하의 말에 백승호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따라가다가 뒤를 보는데 너무 뒤떨어져서 걷는 성 준이 보였다.
아까부터 너무 조용한 성 준에 살짝 걱정이되서 뒤로 다가가서 물었다.
내가 붙자마자 당황하는 성 준에 웃음이 나올 뻔 했다.
솔직히 말해서.. 얘가 왜 이러는지 알 것 같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귀엽다고 느꼈다.


"왜 그래? 어디 안좋아?"
"...아니..그게 아니라."
"괜찮아? 열나는거 아닌가.."


나는 열을 재는 것 처럼, 내 이마와 성 준의 이마에 손을 올린 후에 얘기를 했다.
당황해서 그 자리에 서있던 성 준을 보니, 이제 그만 놀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손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성 준의 이마에서 치워졌다.


"여기서 밤 새려고? 가자."
"어...그래"
"준이는 안데려가도 돼?"
"알아서 오겠지. 쟤 백승호 집 아니까."
"너무 안따라와서 데리러 온거야?"
"...백승호 집 다왔는데 너가 없어서."
"나만 없었나 뭐.."
"이도하랑 백승호가 서로 너 찾으러 갔다온다고 했는데, 내가 그냥 먼저 달려왔어."


....대화하느라고 애들이 가는지도 몰랐네..
근데 얘는 칭찬을 해달라는건가..?


"어.. 고마워.태겸아"
"...가자."

"야! 데려갈거면 나도 같이 데려가야지!"


김태겸이랑 얘기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뒤에서 엄청난 기세로 달려오는 성 준이 보였다.


"준이도 데려오자고 했지?"
"하.. 지랄할거 생각하면 끔찍하다. 뛰어."

"야! 김태겸 이새끼야"


김태겸은 내 손목을 잡은 그 상태로 뛰었다.

어차피.. 백승호 집에서 만날텐데.. 이렇게 뛰는게 의미가 있나..?

생각을 하면서 이끌려왔는데, 앞에 애들이 모여있었다.


"먼저 들어가있지.. 미안. 준이랑 잠시 얘기할게 있어서.."
"..들어가자."


백승호는 자기집인데도 왜 안들어가있었던건지..
순간 내 집인줄알았네..

나는 이제 들어가려고 했는데, 서있던 이도하의 얼굴이 너무 안 좋아보였다.

쟤는 또 왜저러는거야?


"자~ 얼른 들어가자 설아. 야 빨리 문열어."


갑자기 윤지가 내 손목을 잡고 있던 김태겸의 손을 떨어트리면서 내 손을 잡아끌고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얼굴이 풀리는 이도하에 왜 얼굴이 썩어들어갔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얘네 유치원생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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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집에 들어갔는데 너무 조용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보였다.


"너 가정부 아주머니는 어디가셨어?"
"이번주 휴가셔."
"아줌마랑 아저씨랑 너네 형은?"
"엄마랑 아빠는 일하러. 그 인간은 몰라."
"다행이다. 오늘은 아줌마랑 아저씨 안계시는구나."


애들은 백승호의 부모님이 없다는 걸 알고나서는 바로 거실쇼파에 앉았다.
이미 자기 자리가 다 있는건지, 너무나 익숙하게 누워있는 모습에 나랑 윤지는 가만히 서있었다.


"여기 앉아. 설아."
"야. 난 사람도 아니냐?"
"아~ 거기 있었나?"
"저새끼가.."


백승호가 잠깐 방에 올라간 사이에, 이도하가 날 보며 자신의 옆에 앉으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윤지와 싸우긴했지만, 얘네도 진심으로 싸우는게 아닌게 눈에 보였기에 그냥 나도 구경했다.

윤지는 내 옆에 앉으면서 달라붙어있었다.


"일단, 뭐 시켜."
"헐~ 오늘은 승호가 쏘는거야?"
"아 씨.. 닌 언제 들어왔어?"
"승호가 준이 들어오라고 문 열어놓은거 아니었어?"


성 준이 평소의 모습으로 바닥에 앉아있었다.

진짜로 언제 들어온거지.. 쟤는?


"하..빨리 시켜. 먹고 싶은거 적당히 시키고 내카드 써. 나 잠깐 찾아야할게 있어서, 너네 얘기하고 있어."
"..정말 너가 다 내려고? 우리랑 같이 내자."


백승호가 산다고하자, 애들은 각자 휴대폰을 켜서 배달음식을 찾아보는 중이었다.
윤지도 엄청 집중해서 음식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데 얘네 보니까 각자 음식 종류 별로 한 개씩 시킬 것 같은데.. 너무 돈이 많이 나갈 것 같았다.

그래서 같이 내자고 했지만, 백승호는 괜찮다며 내게 카드를 쥐어주고는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찾는 물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 얘기할 때 필요한 물건이겠거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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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백승호. 배달왔다. 니 안내려오냐?"
"금방 간다. 먹고 있어."


배달음식을 시키고 도착할 때까지 백승호는 내려오지 않았다.
우리가 배달음식을 다 세팅을 끝내니, 백승호는 손에 상자하나를 들고 내려왔다.


"늦게와도 되는데.. 우리가 다 먹어줄텐데.."
"성 준, 니 집가라."
"농담이지. 정말, 승호는 너무 무서워, 농담을 못하겠어.."
"지랄하네. 여기 음식중에 절반은 니가 시킨거지?"
"...."


진짜로 책상에 쌓여있는 음식중에 절반은 성 준이 시킨게 맞았기에, 백승호의 팩폭에 성 준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저정도로 먹어야지 성 준같은 몸을 유지할 수 있는건가...
근데 왜 살로 안가는거지..? 주인공 중 한 명이라서 그런가.


"설아. 먹어"
"아.. 고마워,"


조금씩은 먹고 있었는데, 애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보다.
이도하가 건내준 닭다리를 받아들고는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보다 백승호가 안 먹고 있는데?


"너 안먹어?"
"...안 들어가네."
"니가 사놓고, 안먹으면 아깝잖아."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생각중이야. 그래서 그런지 입에 뭐가 안들어가진다."
"그 정도로 심각한거야?"
"...."


그래도 자기가 시킨건데 조금이라도 먹지 싶어서, 나는 떡볶이 한개를 집어서 입에 갖다대었다.


"...."
"이거, 먹어. 입에 넣어주는데도 못 먹는건 아니지?"
"..."


백승호는 별말없이 잘 받아먹었다.
다른 애들의 표정은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쟤네도 백승호가 음식을 다 샀다는 걸 알고는 있는지, 별말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최윤지 쟤는 왜 자꾸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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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음식을 다 먹어치웠는데도, 40분도 안지났었다.


"아~ 배부르다."
"치우는건 제일 많이 쳐먹은 성 준 너가 해."
"...아~ 왜?"
"니가 제일 많이 시킨데다가, 제일 많이 쳐먹었잖아."
"...힝...승호 오늘 너무 차가워.. 왜그러지 나한테만.."
"시끄러. 얼른 치워,"


그래도 성 준은 별말없이 그냥 치우기 시작했다.

음식을 다 치우고는 다들 거실로 다시 모였다.
백승호는 아까 들고 내려왔던 상자를 들고 왔다.


"이거 뭐야?"
"일단 과거로 돌아가서 얘기를 하자."
"응?"
"우리들이 처음만났던 때를 얘기해줄게. 넌 기억 못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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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7-15 15:25 | 조회 : 1,541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안녕하세요. 히히힣 배고파요, 치킨먹고 싶어요, 무슨 치킨먹을까요? 근데 저 다이어트 중이에요.. 오늘부터 진짜로 하려고 어제 떡볶이 먹었는데.... 치킨은 고기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아닌가.. ㅎㅎㅎㅎㅎㅎㅎㅎ배가 고파서 자꾸 이상한 소리나 하네요,, 다들 굿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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