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염원

"하아.....후.."



상기된 볼, 불규칙적인 숨소리와 차갑게 언 손은 보통 감기로는 보이지않는 모습을 자아낸다. 털이 촘촘하게 붙어있는 긴 망토와 한눈에 보기에도 따뜻해보이는 모자와 부츠. 완벽하게 추위를 견대낼 옷차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몸은 부르르 떨려온다.



"얘, 어디 아프니..?"



초면에도 걱정되는 그의 모습에 앞좌석의 중년 여성이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의 딸처럼 보이는 여자아이또한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다.



"우...아니요, 조금 추워서"



조금 아이러니하지만 지금 상태를 보아선 춥다는 말이 맞는것같기도하다. 그야그렇게도 그의 고향은 겨울이란 개념이 없는 따뜻하고도 아름다운곳이였으니. 휴전중인 겨울의 나라에 대한 평가가 낮은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러니?.. 타국에서 온모양이구나. 하지만 어서 익숙해지는게 좋을거란다. 앞으로 더욱더 추워질거야"



안타까움이 섞인 목소리로 여성은 말했다. 실제로도 초겨울이였고, 더욱 추워질 가능성또한 적지않다. 여성의 말을 들은 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


그가 타고있는 열차는 수도로 가는 마지막 열차로, 그길은 어떤곳보다 춥고 위험한것들이 득실거리는 길이였다. 그 나라의 사람들은 아랑곳않고 열차를 이용하지만, 그런모습이야말로 그에겐 충격이되었다. 원래부터 타국인, 특히 그의 고향사람들을 심하게 배척하는 행동이 깊게 배인것에 비해. 아까의 여성은 지극히 착한 사람인것도 그는 몰랐다.


_


"후아... 추워어"


열차에서 내린 그는 그렇게하지않아도 꽁꽁여맨 옷을 꼬옥쥐어, 돌돌 말린듯한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춥고 삭막한 분위기에 비해선, 수도는 굉장한 번화가였다. 그, 그러니깐 설하의 고향에선 볼 수 없었던 신문물에 다시금 놀라기도했다.

이곳은 현재 대륙에서 가장많은 국가를 지배하고있는 제국이고, 동시에 가장 삭막한 나라이기도했다. 뭐랄까, 전쟁의 여운이 남아있는데다가. 제국의 국민들은 무엇보다 개인주의였다. 그들 스스로가 위상높은 제국의 국민이란것을 과시하기 일쑤였으니.



"후.. '세실 여관'... 이였나?"


설하가 향하는곳은 오래전에 고향을 떠난 친구의 가게였다. 친구의 변화또한 궁금했지만. 지금 그는 흔히 말하는 수인족인 자신의 살아남을 방법이 급선무였다. 물론 그의 고향에서는 수인족이라던가, 무언가 기분나쁜 어감의 말을 쓰지않지만 이곳사람들은 그 종족을 심히 깔본다. 그가 귀와 꼬리를 가린 이유기도하다.


"여기다"


설하는 여관안의 번잡함을 확인하곤 더욱 모자를 눌러쓰곤 작은 손으로 여관문을 밀었다. 그 행동과 동시에 문 옆의 벨이 울리면서 어울리지않게 즐거운 소리가 들려왔다.

2
이번 화 신고 2021-01-11 12:30 | 조회 : 985 목록
작가의 말
쉼표님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