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마음

"오늘은 열 마리정도 해지웠네? 역시 대단해! 이렇게 단시간에 내  
힘에 익숙해 지다니,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니까~"
"글쎄"
"자부심을 가져, 투나. 너만한 계약자는 처음 봤어."
"......."
"여전히 무표정이지만 그것도 귀엽네~나도 감사하고 있다구? 모
두 너의 덕분이니까."
"집에 가자"
"오케이!"

  자연스럽게 하늘을 날아 소녀는 한 아파트의 창문에 도착했다. 대부분의 집에 불이 꺼져 있는 한밤중인지라 그들을 목격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녀는 창문을 열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꽤 늦게까지 했지? 내일 학교 가는데 괜찮겠어?"
"괜찮아."
"투나가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럼 잘자. 아침에 찾아올께."
"안녕."

그 형식적인 인사를 끝으로 말이 많은 생명체는 창문을 통과하여 다시 밤하늘로 사라져갔다. 학교에 갈때까지 고작 5시간 남았지만 소녀는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만화에 나올것만 같은 죽은 눈을 한, 아름다운 소녀였다.


*

"나 왔어~4시간 동안 잘 잤어?"
"늦었어, 페투스. 잘 잤어."
"우리 날아서 가자! 그러는 편이 훠~얼씬 빠를껄?"
"싫어."
"뭐 어때~누가 본다고 무슨 일이 생기지도 않고. 네가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것도 아니잖아?"
"귀찮은 일이 생겨. 이 마을에 계약자는 나뿐이라고 말했었잖아."
"그렇게 몰래몰래 좋은일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구? 영웅이라고 대접받고 싶지 않아?"
"난 영웅이 아니야."
"영웅이야, 넌. 사람을 구하는게 영웅이 아니고 뭐야?"
"........."

교복을 차려 입은 소녀는 대답없이 나갈 준비를 했다. 부끄러워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자주있는 일이라 그런지 페투스는 무안해하지 않았다.

*

"수업에 방해되니 하지 말아줄래?"
"뭐 어때~이미 아는 내용이잖아?"
"수업을 듣는 것과 자습은 달라. 그리고 애들이 널 보지 못한다고 해서 그렇게 날아다니지 마."
"싫~어. 투나가 놀아주지 않아서 삐졌는걸."
"......"

투나는 대답하는 것을 그만두고 수업에 집중했다. 그녀는 전교에서 매번 한 자릿수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우등생이였다. 밤마다 다른 곳을 돌아다니는데도 그런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히 놀지 않기 때문일까. 그녀는 분명 귀여운 외모를 지녔지만 친구를 사귈만한 성격은 아니였다. 그리고 스스로도 인연을 원하지 않으니까.

"!!!"
"왜 그래?"
"강한 분노를 느꼈어. 아래층 교실이야."
"정령의 짓이야?"
"그런 것 같아. 다녀올게."
"큰 난리는 피우지마."
"오케~"

  페투스는 순식간에 바닥을 뚫고 내려갔다. 투나는 방해꾼이 사라져 찡그리고 있던 표정을 풀었다. 그래도 무표정이였지만.
2학년 5반 교실로 내려간 페투스는 선생님의 어깨에 붙어있는 작은 정령을 발견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고, 그들은 평소완 다른 선생님의 모습에 놀라 움츠러든 듯 보였다.

"어이, 거기서 내려오지?"
"싫은걸....."
"저 아이들이 슬퍼하고 있잖아."
"착한 사람은 싫은걸......내면엔 분노를 숨겨 놓고서....겉으로만 선한 위선자는....싫은걸.....난....저 아이들을...도와준거야...."
"....꽤 강한 원한인가."
"이 사람도.....똑같은......위선자....내가...."
"에휴, 어짜피 말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어."
"...!..."

페투스가 빠른 속도로 날아 어깨에 붙은 정령에게 공격을 날렸다. 선생은 이제야 제정신을 되찾은 모양이였다.

"너라면 이해할 수 있잖아.....너라면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잖아......."

정령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렸다. 너무 분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너무 감정적인건 어리석다고 우리 계약자가 그랬거든. 넌 하나구나?"
"난 잘못한거 없어!!!"

정령이 힘을 폭발시켰다. 분노는 순식간에 퍼져서 반 학생들에게 스며들었다. 수업도중이라 짜증을 참고있던 중2들은 내면의 분노를 그대로 선생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진정할 새도 없이, 달라진 학생들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아.....할수없네. 이리와"
".....어....어째서....."

도망칠 시간도 없었다. 그 짧은 순간에 페투스는 입을 벌려 교실의 모든 분노와 그 원흉을 삼켰다. 아마, 이 분노의 주인은 배신당한적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선하다고 믿었던 악한 사람에게. 정령까지 만들어냈을 정도면......웬만한 원한이 아니였겠지.
이 분노의 주인은 한동안 멍하게 살겠지만 이 이상의 희생을 만드는 것보단 잘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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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1-24 20:29 | 조회 : 14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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