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소나타 살인사건

안개 때문에 배 바깥에서도 바깥 풍경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어째서 이곳은 이렇게 안개로 둘러싸였을까, 정말 신기하네. 도쿄에 있을 때만 해도 엄청 맑았는데... 여긴 금방 비라도 올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리 코코로 -편하게 아저씨라고 부르겠다- 가 한숨을 쉬듯이 중얼거렸다.


"나원 참... 사람들은 다 벚꽃놀이 하러 간다는데, 어째서 이 명탐정 모리 코고로가 그런 섬으로 나가야 하느냔 말야~ 일주일 전에 도착한 그런 편지 때문에 말야-! 나참, 자기 멋대로인 의뢰인이라니까~"


나는 그런 말을 하며 투덜대는 아저씨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란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잖아요! 어느 작은 섬에서 한가하게 보낼 수 있으니까요. 그치, 코난 군~?"


한가하게는 무슨... 살인 사건에 휘말리기나 하겠지.


"응!"


나는 속마음을 숨기고 란을 바라보며 마주 웃어준 뒤에 해맑게 대답했다. 아저씨는 그런 우리들을 보고 뭐라 할 말은 없는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앞을 바라보실 뿐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섬에 도착하게 되고, 우리는 배에서 내려 의뢰인인 아소 케이지를 찾기 위해 마을 사무소로 향했다. 마을 사무소는 선박장 근처 언덕 위에 있어서 찾기 쉬웠다. 그보다, 섬에 도착하기 전만 해도 비올 것 같이 우중충 했었는데, 섬에 도착할 때 쯤에는 안개도 거두어지고 밝아졌다. 참 신기한 일이지...

어쨌든 마을 사무소 안으로 들어온 우리는 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찾아가 아소 케이지라는 이름을 찾은 사람에 대해 물었다.


"아소 케이지 라고 하셨나요?"
"네."
"금방 찾아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무소 직원분은 마을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적힌 주민 명부를 꺼내들더니, 아소 케이지라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뭐, 당연한 결과지만, 없을 것이다. 12년 전에 죽은 사람의 이름이니까. 명부에 적혀있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아소... 케이... 지...... 없는데요~ 마을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좀 더 잘 찾아보세요. 지난 주에 이렇게 그 사람한테서 편지가..."
"하지만, 주민 명부에도 올라와 있지 않고... 저도 이 섬에 이제 막 와서 자세한 건..."


그렇게 말하며 사무소 직원분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주임 같으신 분이 그 직원들과 우리가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이내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면서 물었다.


"왜 그러나?"
"주임님. 이분이 섬 주민에게 의뢰를 받고 오셨다는 모양이라..."
"의뢰?"
"네. 아소 케이지 씨란 분에게..."


직원분이 그렇게 말하자, 주임이란 분이 놀란 표정을 지으시며 외쳤다.


"아, 아소 케이지라고!?!?"


마을 사무소 안에 있던 마을 주민들과 직원분들이 우리 쪽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며 뭐라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진 않았지만, 란과 아저씨는 그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놀랐는지 주춤 거리고 있었다.


"그그, 그럴 수는 없어!"


주임이란 분이 그렇게 외치며 공포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왜, 왜, 왜냐하면 그 사람은 10년도 더 전에... 죽어버렸으니까!"
""?!""


란과 아저씨가 놀란 표정으로 주임이란 분을 바라보았다. 주임이란 분은 주변을 몇 번 둘러보시더니, 이내 우리에게만 들리도록 조용하게 말했다.


"...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죠."


우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임이란 분을 따라 응접실로 향했다.





"그 사람은 이 섬 출신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였죠. 12년 전, 만월의 밤이였습니다. 오랜만에 왔던 그 사람은 마을의 구민 회관에서 연주회를 가졌거든요. 그런데, 그 후에 갑자기 가족과 집에 틀어박혀서는 불을 질렀습니다. 그 사람은 아내와 딸을 칼로 살해하고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뭐에 홀린 듯이 피아노를 계속 연주했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 을..."


아저씨는 그 말을 듣고 당황한 듯이 식은땀을 흘리시고 계셨고, 란은 무서운지 아저씨의 팔을 꽈악 붙잡고 있었다. 다들 무서운 듯해 보였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다른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인간의 몸은 수분이 70%로 이루어져 있어, 타지 않고 녹아내린다고 들었다. 그런데, 불에 타죽었다니... 정말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죽었을 것이다. 제일 고통스러운 죽음에는 소사(烧死)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 갑자기 냉수라도 맞은 듯이 머리 속이 차게 식었다.왜 무덤덤한 거야? 내가 쿠도 신이치, 즉, 에도가와 코난의 몸에 빙의 당해서 그런 거야?


"... 코난 군?"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란에게 살며시 미소를 지어준 다음에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추리 만화에 추리랑은 담을 쌓고 살아온, 살인 사건은 한 평생 미디어에서 밖에 들어보지 못한 평범한 일반인을 주인공에게 빙의를 시켜서 본래의 영혼이 돌아오기 전까지... 계속 이 몸에서 열일 해달라는 뜻으로 내가 죽음을 무덤덤하게 받아드리게 한 건가...?

아니면... 내가 아직 이곳을 현실로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 허상으로 받아드리는 거 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들어도 그저 그렇다고 넘겨버리는 거 일 수도 있어. 끔찍한 일인데, 끔찍한 일인데 말이지...... 아니면, 내가 이 만화의 내용을 알고 있어서 일지도...?


하하, 이상했다. 정말로 이상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이상한 거 투성이잖아!


"코난 군!"
"으응... 란 누나!"
"방금 전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 정신 차리고 나가자. 응?"
"어... 으응! 알겠어, 란 누나."


난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숨기고 란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응접실에서 나갔다. 건물 안에 들어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추운 느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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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7-11 11:59 | 조회 : 178 목록
작가의 말
토우루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와, 질러버렸어요. 와-! 이제 주인공은 점점 코난이랑 동기화가 될 겁니다. 미리 애도를... 흙흑, 불쌍한 주인공. (주인공 : 죽... 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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