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댜 님의 신청을 기반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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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가 작은 한 남자가 그보다 훨씬 커 보이는 남자의 뒤를 쫓고 있었다. 그 큰 남자는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을 눈치챈 듯 한숨을 쉬고는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선배."
"어, 응? 왜, 현우야?"
"저 좀 그만 쫓아다녀요. 난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사람 싫어한다니까? 구질구질하게······."
"그······, 미안해. 노력은 해보는데, 그게 잘 안되네······."
"노력 말고, 실천을 해보라니까요? 본인 싫다는 사람 쫓아다녀서 좋을 게 뭐가 있어요? 내가 선배 게이라고 소문 안 낸 것도 감지덕지해야죠. 왜, 게이라는 거랑 더불어 스토커라는 소문까지 났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 아니면-"
"그, 미안해! 이제 진짜, 정말로 안 따라다닐게······! 그러니까 소문은······, 제발······."
"아, 정말 귀엽다니까. 소문낸다는 그 한 마디에 바로 겁이나 먹고······. 푸흐흐······.
자신의 뒤를 쫓아다닌 남자가 겁을 먹은 것을 본 현우라는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이 남자를 어떻게 잡아먹을까 고민하는 눈빛을 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자 남자는 어리둥절해 하며 멍청한 표정으로,
"응······? 현우야, 뭐라고, 했어?"
라며 현우의 가학심을 더욱 불태웠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선배, 그것보다······ 나 좋아한다며. 무작정 따라다니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날 꼬실 수는 없는 거예요? 뭐, 가령 유혹이라든가······."
그러자 남자는 얼굴뿐 아니라 목까지 빨개지며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유혹?! 그, 런 걸 내가 어떻게 해······! 난 네가 좋아하는 것도 잘 모르는데······."
"선배, 날 좋아한다더니 별로 관심은 없는 것 같은데요? 진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면, 형은 아마 도망갈걸?"
"어······? 아, 아니야! 난 네가 뭘 좋아하든······, 좋아하는 사람, 같은 것만 아니면 다 괜찮은데······."
"풉, 정말요? 그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응! 알려······ 줄 거야?"
"뭐, 선배가 알고 싶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죠. 그럼 따라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