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그거 질투야

이상하게 너의 일이면 몸이 먼저 움직였다. 걱정이 되고 니가 죽을 것 같은 표정을 하면 내 심장이 덜컥 가라앉아서 하지도 않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죽음이 가까움을 깨달았을 때도 니가 걱정됐다. 처음에는 가비와 비슷한 느낌에 대한 호기심, 그 후에는 동료로써의 우애, 그럼 지금은? 너에게 다시 돌아온 지금, 나는 무슨 감정으로 너를 대하고 있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거 자체가

너를 사랑해서겠지, 홍령.


-

"정말로 내가...너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온 이후부터 이상했던 자신의 행동이 이제야 이해됐다.

"뭐하냐니까?"

강휘가 혼자 중얼거리며 대답하지 않자 홍령이 다시 말했다.

"어? 아,어, 그러니까..."

'아 진짜 망했네. 이걸 뭐라고 핑계대. 왕 기만죄라고 잡혀가지 않으면 다행이지.'

"어,음...너, 너 입술되게 부, 부드러워 보인다! 하하!"

"...뭔"

홍령이 어이없다는 듯이 강휘를 쳐다봤다.

"아, 아니. 뭐, 그렇다고! 그,그것보다 왜 여기있는거야! 내가 일어나자마자 얼마나 당황했는지 아냐?"

'아씨 왜 이렇게 말을 더듬냐. 바보같이. 그래도 자연스럽게 주제 돌렸지? 안이상해 하겠지?'

홍령이 강휘를 바라보다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후...아마 잠결에 온것같은데. 미안. 불편했어?"

"아,아니 뭐. 그냥 좀 놀란거고...괜찮아."

"다행이네."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강휘는 빨게진 채로 입을 다물고 눈을 굴리며 천장을 바라봤고 홍령은 딱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흘렀을까. 홍령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어렸을땐 이렇게 형님이랑 같이 누워있다 잠들었었는데. 이젠 다 추억이네. 너랑 같이 이러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

"그 자식이랑 같이 잤어?"

"뭐?"

날카로운 목소리에 홍령이 당황했다.

"그 자식이랑 같이 잤냐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강휘는 홍령을 덮쳤다. 갑작스레 친구의 양팔에 갇치게된 홍령은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됐다.

"무슨...무슨 소리야 갑자기. 그럴수도 있지. 아 혹시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거야, 강휘? 형님은 날 위해서 궁에 남아 계신거였..."

"그딴 소리를 하는게 아니잖아!!"

"..."

"..."

'아, 실수했다.'

"왜 갑자기 소리치는건데?! 내가 뭐 잘못했어? 왜 화난거야 갑자기!"

"...아, 미안. 내가...잠깐 정신이 나가서...정말, 정말 미안해, 홍령."

"...돌아온지 얼마 안되서 상태가 이상한 것 같네. 머리 좀 식혀."

"어..."

홍령은 자신 위에 올라탄 강휘를 살짝 밀치고 방을 나갔다. 강휘만이 방에 혼자 남겨졌다.

"...내가 지금 뭐한거지? 미친건가? 갑자기 머리속이 하얘져서..."

강휘는 홍령이 나간 문을 멍하니 보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머리를 붙잡았다.

"하, 나 지금...질투하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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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6-30 22:16 | 조회 : 1,247 목록
작가의 말
슈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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