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마음에 걸려서 그냥 둘 수 없었던 꼬마 생쥐.]

차디찬 겨울.
하늘에서 구멍이 뚤렸는지 비가 거세게 내리쳤다.

그 네코마타는 비를 싫어했다. 그 네코마타도 어쩔 수 없는 고양이인지라 물에 닿는것이 싫은 것이다.

그 네코마타는 비가오는 동안은 집안에만 같혀있어야 하는 신세이다.

그 네코마타는 조금의 욕과 함께 불만을 토하고는 열려있는 창문으로
비를 바라보며 커튼을 이불삼아 몸에 둘렀다. 눅눅한 냄새가 그 네코마타의 코를 찔러댔다.

그 네코마타는 눈을 살포시 감았다.
그 이후로도, 2000년을 살아간 그 네코마타는
인생이라는 모두가 가진 피로감에 찌들대로 찌들어있었다.

그 네코마타는 그대로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살아보았자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살아가는 것이란,
그저 이 네코마타에겐 365일 같은 배경을 보는 것이다.

그저 이 네코마타에겐 365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저 이 네코마타에겐 365일 같은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저 이 네코마타에겐 365일 같은 냄새를 맡는 것이다.

그저 이 네코마타에겐 365일 같은 흙을 만지는 것이다.


'지쳤어.이제 그만 깊게 쉬고 싶어.'


그 네코마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네코마타는 인생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깊은 안식을 취하고 싶었다. 아주 간절하게.


아악!


지루하게 울려퍼지는 빗소리를 깨고 무언가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 네코마타는 놀라서 조용히 감았던 눈을 뜨고는 주위를 살폈다.

비명소리. 분명한 비명소리였다.

이 근처에서 비명소리는 듣기 어려운 소리중 하나였다.

무슨 일인거야. 그 네코마타는 귀찮음을 이겨내고 깊은 곳에 박혀있었던 파란 우산을 꺼냈다.

그 네코마타는 갈색 장화를 신고 소리가 난 곳을 향했다.

소리가 난 그곳은 꽤나 충격적인 현장이였다.

조금의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생쥐 수인.
체구로 보아서 9살 꼬마인거 같았다.

그 네코마타는 휘말리고 싶지 않아 이 자리를 회피하고 싶었지만,
쓰러진 아이를 보고 지나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이 생쥐 수인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이 차가운 겨울에 얼어죽는것은 거의 확정된 것이다.

게다가 이 생쥐수인의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며 이 아이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생각까지 해버린 네코마타는 더 이상 이 아이를 외면할 자신이 없다는 걸 알아챘다.

그 네코마타는 각오의 깊은 한숨을 쉬며 푸른 우산을 접었다.

차가운 비가 그 네코마타의 몸을 뒤덮었다.
그 네코마타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심정으로 아이를 두 손으로 안아올렸다.

분명 집에 데리고 오고 나서는 후회 할것이다.
하지만 괜잖다.

이 아이를 방관해서 죽이는 것보다 백번 천번 후회하는 것이 훨신 나으니까.


그 네코마타는 추위와 물로 인해 벌벌 떨리는 손발로 집에 도착했다.

집에 따스한 온기 때문에 손이 풀려 아이를 떨어트릴 뻔 했다.

그 네코마타는 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아이를 위한 이부자릴 마련했다.
부들거리는 이불 재질. 그 네코마타가 제일 좋아하는 이불이였다.

그 네코마타는 이불을 꺼내기 위해서 한손으로 아이를 안아들었다.

아이를 들은 손이 너무나도 아파왔다. 다른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이불을 꺼내기엔
그 네코마타의 힘과 체력이 너무터니 없이 부족했다.

비를 뒤집어쓴 아이의 팔다리를 닦았다.
얼굴을 닦으려 아이의 얼굴을 보자 여자아이란걸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무사히 여자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곤 그 네코마타는 그대로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그 네코마타는 그저 쉬고 싶은 노인에게 신은 왜 이런 막노동을 주는지에 의문점과 불만을 제시했다.

그 네코마타는 피가나는 그 아이의 팔 부분에 약을 발랐다.

그 네코마타가 다칠 때마다 쓰는 만병통치약. 이걸 자신말고 다른 사람에게 쓰는 날이 오다니,
네코마타는 신기함을 느꼈다. 그리고 몰려오는 피로감과 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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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10 00:54 | 조회 : 1,045 목록
작가의 말
뭉에상

와! 그냥 쓰고 싶었어!봐주신분 감사합니다!오타가 괭장히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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