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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기관 스푼의 서장 비서 귀능.
그는 오늘도 한 여인의 스카우트를 위해 바쁘게 일하고 있다.

*

그가 좋아하는 것은 대나무, 그리고 귀여운 것.
그렇기에 뀽 또는 뀨를 자주 쓰고는 한다.

*

그러나 이 여성에게는 역효과인 듯 하다...라고 생각했다.

*

보통 스카우트 시도를 했을 때, 적어도 일주일쯤 지나면 빡쳐서라도 스푼을 찾아오곤 했다.

그러나 클로버는 달랐다.

그가 따라다닌 지 어느덧 한 달째인데도 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왜 싫은 거냐고.

답은 의외였다.

*

귀능은 그 이야기를 서장 다나에게 말했다.
다나의 반응은 딱 한 마디였다.

" 데려와."

" 뀨?!"

" 이야기를 좀 들어봐야겠어.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 미친개의 감?!'

" 뭐 임뫄?"

" 헉?!"

분명히 생각만 했는데도 말한 듯이 그녀가 화를 내자 귀능은 움찔했다.

야생의 감은 얕보면 안 되는 법이다.

*

" 클로버 씨! 한 번이라도 되니까요~. 같이 가요."

" 안 가요."

" 그러지 말고!"

" 안 간다니까요ㅡ꺄악. 변태다. 납치다."

그녀가 국어책 읽기 톤으로 말하자 귀능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도로 놓았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은 없었지만 그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철렁했다.

" 아~. 한 번만요. 한 번만 같이 가 주시면 다신 안 올게요."

" 저번에도 안 온다면서 다음 날 또 왔잖아요."

" 그건 이유가 논리적이지 않았잖아요!"

" ...알겠어요. 대신 이번엔 진짜로 다신 오면 안 돼요."

" 넹~!"

*

귀능은 그녀를 설득했다는 사실이 기뻤다.
그리고 잠시 후.

".........."

".........."

".........."

' 어, 어색해애애ㅡ!!'

그는 공기 중 어색함 농도에 질식당한다.

*

" 여기가 바로~스푼 건물입니다!"

" 생각보다 가까이 있네요."

그녀가 짧게 소감을 남겼다.
귀능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하얀 머리에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여성분이 보입니다."

"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납니다."

" 머리카락과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납니다."

""" 어서오세요. 스푼에."""

세 쌍둥이의 형식적인 인사를 들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넓은 내부가 보였다.

*

귀능은 그녀를 한쪽 엘레베이터로 안내해, 꼭대기에 있는 서장실로 이동했다.

" 여기가 바로! 스푼의 서장실입니다~"

그가 호기롭게 문을 연 순간,

슈칵~!! 콰직!!

펜이 그의 뺨을 스쳐 지나가 벽에 꽂혔다.
그는 태연하게(뻔뻔하게가 더 맞겠지만) 돌아보았다.

" 자~ 들어가세요. 들어가세요."

" 아니 잠깐, 저건 뭐..."

" 뭐요? 뭐가요? 아무것도 없는데요?"

" 아니,..."

그녀는 무언거 말하려고 했지만 귀능의 뻔뻔스러움에 밀려 하는 수 없이 더 묻지 못하고 들어갔다.

*

".........."

".........."

".........."

일단 들어오긴 했지만, 그런 것을 보인 후라 서장, 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분위기에 휩쓸린 귀능도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침묵을 깬 것은 클로버였다.

" 왜 저를 스카우트 하시려는 거죠."

" ...그건 당신이 저희에게 도움이 될 인재이기 때문입니다."

" 그런가요."

그녀는 대답을 듣고는 흥미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마치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잖아ㅡ라고 말하는 듯이.

다나는 망설이다가 말했다.

" 당신의 그 힘. 그것을 보았습니다."

클로버의 무심한 표정이 순식간에 깨졌다.
그녀의 표정은 당혹, 혼란, 슬픔, 초조, 절망이 섞인 듯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에 두 사람도 적잖이 놀랐지만 우선 말을 이었다.

" 저희 측에 있는 불행 특기자의 힘을, 조금 억누를 수 있으셨기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습니다."

" ...도움이요?"

그녀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다나는 안심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 예. 저희 특 불행 특기자는 그 힘을 다룰 수 없어 고생하고 았습니다. 당신의 힘으로 그분을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다나의 말이 끝났을 때, 클로버는.
구원받은 듯한, 약간은 편안해진 표정이었다ㅡ.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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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01 01:58 | 조회 : 1,145 목록
작가의 말
소시민 A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폰으로 써서 많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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