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사프란 (약수위)

사프란/후회스런 청춘


똑똑- 현관문을 두드린지 10분이 지난 뒤에야 문이 열렸다.

“뭐하고 있길래 문도 안열어주냐.”

“비밀이야 비밀.”

“비밀은 무슨 머리부터 말리지 그래.”

“그나저나 뭐 들고 왔어?”

내 손에 쥐고 있던 봉지를 가져가 열어보며 말을 하는 도현의 행동에 발로 정강이를 걷어찼다. 살살 찼지만 아프다는 듯 엄살을 부리는 도현이 더 짜증났다.

“너 쳐먹으라고 들고 온 약이다 등신아.”

“아,, 참! 너 밥은 먹었어? 안먹었으면”

“됐어. 시간이 몇신데 밥도 안먹고 여기 왔겠냐.”

“하긴.. 그러면 뭐하지 영화라도 볼래?”

“도현아.”

“응? 아 영화는 별로야? 그럼 나가서 좀 걸을까?”

“차도현.”

“걷는 것도 별로야? 음.. 혹시 바로 가야 되는 거야? 많이 바빠?”

“하아.. 차도현. 대답해.”

“..응”

“너는 생각이 없,,, 아니다. 미안”

나도 모르게 큰소리가 났다. 계속 얼버무리고 회피하며 대화를 바꾸려는 도현의 마음은 이해했지만 대화하는 입장에선 어지간히 힘든게 아니었다.

“아니야.. 네가 왜 미안해. 내가 미안.”

“도현아. 우리 영화보러 갈까?”

“어?”

“영화관 안간지 오래 됐잖아. 걷기도 좋고.”

“진짜? 나야 좋지!! 그럼 나 얼른 준비하고 올게!”

“그래그래. 천천히 준비하고 나와.”

도현이 옷을 입으러 간 사이 어지럽혀진 방안을 치우기 시작했다. 어지럽다고 해도 널부러진 생수병과 약 봉지 그리고 살짝 노란 휴지가 전부였다.

쓰레기통 안에서 미쳐 다 삼키지 못한 알약 수십개가 쏟아져 나왔다. 이걸 어떻게 해야될지 한숨을 쉬었다. 화를 내야할까 못본척을 해야할까.

그렇게 정리한 것들을 쓰레기 봉투에 담고 묶은뒤 현관 옆에 두었다. 그러고 나니 방문을 열고 예쁘게 차려입은 도현이 나와서 안겼다.

“나 어때? 이뻐?”

“응. 우리 도현이 너무 예쁘다.”

“히 다행이다..”

“바로 나가면 돼?”

“응!!”

“차타고 갈래 아니면 걸어서 갈래”

“음.. 걸어서 가자. 그게 더 오래 걸리잖아”

“으휴.. 그래그래. 신발 편한 거 신어.”

“응 알겠어.”

챙겨 신는 신발 꼬라지를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발이 아플 거 같았다. 그래도 뭐 그냥 내버려뒀다. 어차피 내가 뭐라고 한들 서로 목소리만 커질 뿐 신발은 바뀌지 않을 걸 알았다.




“앗.. 잠깐만”

“발 아파?”

“아니 괜찮아! 가자 얼른.”

“진짜 이럴 줄 알았다니까. 여기 잠깐 앉아봐.”

벤치에 앉혀두고 신발을 벗기니 뒤꿈치랑 발가락 이 살짝 까져서 피가 조금 나고 있었다. 말없이 가방에서 연고와 밴드를 꺼내 발라주고 발을 조금 주물러 주었다. 그러자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도현이 말을 했다.

“미안해..”

“이 신발 신고 싶었던 거 아냐?”

“응..”

“신고 싶으면 신어야지.”

“고마워..”

“그래도 상처 났으니까 걷기 힘들텐데 택시라도 탈까?”

말없이 절레절레 고개만 흔드는 도현이었다.

“그러면 신발 뒤에 접어서 조심히 걸을래? 아니면 업어줄까? 응?”

이번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도현이의 행동에 집에 가고 싶냐고 물어봤다.

“..응”

“업혀.”

“어..?”

“싫어? 그럼 안아줄까?”

“아니 업힐래..”

신발을 손에 들고 도현을 업은뒤 집으로 다시 천천히 걸어갔다. 먹은 거라고는 물이랑 약 밖에 없는 건지 전보다 더 가벼워진 거 같아 마음이 안좋았다.

“미안해..”

“미안하면 집가서 잘해주던가.”

“응.. 내가 잘해줄게.”

“뭐 해달라고 할 줄 알고.”

“네가 원하는 거 하나 밖에 없잖아.”

“사람을 그냥 발정난 개로 보는 거 같은데.”

“맞는데. 나만보면 네 아래 주체를 못하잖아.”

“놀리는 거냐.”

“재밌잖아.”

“너도 내 좆보고 흥분하는 주제에 피차일반이지.”

“하 아니거든.”

“아니긴 뭐가 아니야. 뒤에 선게 이렇게 느껴지는데. 빨리 갈까?”

“아씨.. 그딴 거 묻지말고 그냥 가.”

“네에 알겠습니다”



***

집에와선 도현을 바로 침대에 눕혔다. 자기 체격보다 큰 셔츠가 흐트러져 쇄골이 보였고, 단추를 하나 풀자 그 밑으로 선분홍색의 유두가 보였다.

“도현아 오늘 나갔다 오길 잘했다.”

“어..?”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은 차도현 따먹는 거 진짜 오랜만이라서 더 흥분되는데?”

“야..!”

“영화 안봤으니까 평소보다 두시간은 더 할 수 있겠다. 그치?”

“야야..! 우리 영화보러 갈까?”

“이제와서? 늦었어. 천천히 할테니까 아프면 말해.”

“흐으.. 그만 물어 네가 짐승새끼도 아니고.”

목덜미에 붉게 물든 자국은 흰 피부에 대비되어 더 붉어보였다.

“나 짐승새끼 맞아. 그러게 왜 꼬셨어.”

“내가 언제 꼬셨다고”

“아까 업힌 상태로 발정난게 누군데. 가만히 있어.”

손을 대는 곳 마다 바들바들 떨며 움찔 거린다. 앙다문 입술에 혀를 가져다 대니 살포시 입이 열리며 자신의 입안을 내주었다.

“셔츠 물고 있어봐. 떨어뜨리지 말고”

숨을 몰아 쉬기 위해 입을 벌린 사이 셔츠 끄트머리를 물려주었다. 흰 셔츠가 올라가 가슴이 드러났고 손으로 살짝 튕기다 입을 가져다 대곤 빨았다.

“흐읏..! ㅇㅏ..아파아..”

“많이 아프진 않지? 조금만 참아.”

바지를 벗기고 엎드리게 한 뒤 허리와 엉덩이에 젤을 뿌렸다. 번들해진 엉덩이 사이로 구멍이 움찔거리는게 꽤 귀여웠다.

“여기에 내 좆 넣고 싶어? 응 도현아?”

“흐으.. 차가워어..”

“많이 풀어야 네가 좋아하는 거 넣어주지.”

손가락에 젤을 짜 본격적으로 구멍에 넣었다. 한 손으론 구멍을 벌리고 남은 손으로는 도현이의 성기를 잡고 움직였다.

“흐아앙..! 만지지마아..”

“여기 안만지면 뒤에 풀때 아프잖아.”

“갈 거 같단 말이야..흐읏!”

“가면 가는 거지.”

손가락 두개를 벌리며 구멍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쿨쩍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도현은 머리를 베게에 푹하고 박았다. 귀가 빨갛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정도면 다 풀렸지? 넣을게.”

“흐.. 콘돔 껴 이새끼야..”

“알겠어알겠어. 콘돔 많이 사놨어?”

“몰라..”

콘돔 포장을 뜯고 성기에 맞춘뒤 말려진 걸 펴 올렸다. 처음은 얼굴을 보고 하고 싶어 엎드려진 도현을 다시 돌리고 빳빳하게 선 성기를 쳐다봤다.

“흐윽.. 보지마..”

“보지 말라면서 밑에는 안가리고 얼굴만 가려?”

“쳐 박기나 해.”

“푸핫 자꾸 안넣어주고 말 시키니까 짜증났어?”

구멍에 맞춰 성기를 어느정도 밀어 넣자 도현이 허리를 흔들며 신음을 내뿜었다.

“흐아..으아앙!!”

“숨 쉬어. 아직 많이 남았어.”

“우으..하읏..! 기다려.. 잠깐마안..”

“미안해.”

한 번에 남은 성기를 모두 쳐 박으니 신음소리보다 고통에 가까운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도현의 성기에서 정액이 나와 자신의 배와 셔츠에 진득히 묻었다.

“흐아.. 하아”

“쉬이 괜찮아.”

“움직이면 죽여버릴거야.”

“알겠어. 진정되면 이야기해.”

숨을 쉬기도 버거운지 가쁨 숨결과 붉어진 얼굴, 조이는 구멍, 정액이 달라붙은 셔츠와 대비되는 몸. 모든게 선정적이었다.

“하으... 안에서 왜.. 흐읏.. 왜 커지는데.”

“이건 어쩔 수 없잖아..”

“움직여줘..”

“응?”

“알아들었으면서 다시 묻지마 새끼야.”

“아프거나 힘들면 꼭 말해.”

도현의 허리를 잡고 성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일듯 말듯한 가슴에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고, 다 풀고나니 울긋불긋한 가슴이 부어있었다.

“흐앙! 으읏.. 하앗..!”

“귀엽네 도현아.”

“으응? 흐응!!”

“엎드려 볼래?”

뒤에 성기가 꼽힌채 빠지지 않도록 몸을 돌리는 도현이 썩 귀여웠다.

퍼억- 예고 없이 다시 박자 도현이 놀라 허리를 부들거렸다. 몸을 겹쳐 도현의 어깨를 물며 허리를 움직였고, 한 손으로는 도현의 성기를 잡고 같이 흔들었다.

“도현아. 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돼?”

귀 가까이에서 살짝이 속삭였다.

“흐으.. 뭔데..”

“들어줄거야?”

“들어줄테니까.. 허리 흔들어.”

“쉬니까 허전했어?”

“허리 흔들라 흐앙!!”

“예전엔 아파했으면서 이젠 좋다고 잘 받아 먹네.”

“먼데.. 흐으!”

“우리 도현이 내가 좋아하는 거 알지”

“으응!! 하읏..!”

“그래서 하는 말이니까 화내지 마.”

“잔말말고 흐아..! 말해”

“약 좀 제대로 먹어.”

짜증을 낼게 뻔해 타이밍 맞춰 깊고 강하게 박아넣었다. 그 전과는 다른 신음 소리가 울려퍼지고 숨을 거칠게 쉬더니 낮게 욕을 한다.

“시발.. 봤나보네..”

“보려고 본 건 아니야. 그래도 약은 제때 먹어야”

“하.. 그냥 나가.”

“도현아.”

“나가라고.”

“차도현. 너 약 자꾸 안먹으면 진짜”

“나가라고 말 했다.”

“언제까지 억지 부릴 건데.”

“세번 말했어. 그대로 내 집에서 나가.”

“누가 나 좋자고 약 먹으래? 약 먹어야 네가 좋아하는 좆도 먹고 살지.”

“야. 닥치고 나가.”

“하아.. 마음대로 해. 약 쳐먹기 싫으면 쳐 먹지 말고 그냥 뒤지던가. 나 지금 여기서 나가면 너 다시는 안 볼거야.”

“필요없으니까 나가라고 시발.”

“..진심이야?”

“몇번을 말해야 쳐 알아 들을래. 귀 먹었어?”

“..알겠어. 헤어지자. 그렇게 먹기 싫어하던 약 그냥 앞으로 먹지마. 뒤지던 말던 내 알바 아니니까 이제.”

“다신 찾아오지마.”

화가 나 말이 막 나갔다. 후회해봤자 말이 나간 이상 이미 늦었겠지만 도현의 집 앞에서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좋게 풀 수 있었을텐데. 차라리 끝나고 말을 할 걸.

“시발....”

부풀러 있는 바지춤이 헛웃음을 불러 일으켰다. 손에서 내는 시큼한 냄새와 혀 끝에 맴도는 맛. 문 넘어 차도현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정확히 말하면 소리를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차도현의 목소리였지만. 내가 아는 차도현은 분명 눈물을 흘려 주체를 못해 고함을 지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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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 다시 볼 면목도 없는 그 사람이 나를 바꿔놓았다. 참 다정했고 나에게만 한 없이 친절했던 사람. 나를 차도현으로 살 수 있게 해준 그 사람이 꿈에 나왔다. 눈을 떠 꿈에서 깨어났을땐 꿈속 마지막 장면과 같이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고 숨이 가빠져있었다.

다만 다른 것 하나는 그동안 꿈꿨던 날들과 달리 그 사람이 내게 해준 마지막 말이 달랐다. 많이 작은 목소리라 듣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주 정확하게 잘 들였다. “후회는 해도 내가 할 거야. 그러니까 너는 아무것도 하지마. 많이 사랑했어.”

아직 내 청춘은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그러니 후회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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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9-21 22:57 | 조회 : 6,624 목록
작가의 말
sky way

탄생화 진짜 오랜만이네요.. 탄생화도 아주 가끔씩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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