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거야?"
내 목소리에 그녀는 얼굴을 살짝 돌아보았다.
저녁 5시, 따뜻한 바람이 부는 하굣길. 그 날 창문 너머 붉은 노을빛에 비친 그녀의 새파란 눈은 첫눈이 가득 담긴 바다같았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
그렇게 새파란 눈은 처음이었다.
"소문의 무서움을 몰라서 그래요."
바다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치는 순간은 따뜻하고도 포근한 눈 속에 파묻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만 같았다.
쓸쓸하면서도 고요한 목소리는 파도가 치는 것만 같은 눈동자에 파묻혀버렸다.
바닷속의 고래들이 날 에워싸며 헤엄치는 것 같았다.
꽃이 만발한 것만 같은 장관.
눈을 뗄 수 없었다.
"........."
그 날 그 바다를 난 영원히 기억한다.
구름 한 점 없는 투명한 가을 하늘, 간간히 떠오르던 붉은 색 석양. 아마도 나만 보았던 푸른 눈 속의 첫눈.
절대로 잊을 수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