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사예야."


사예가 고개를 돌렸다. 링거에서는 무엇인지 모를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손목에 있는 작은 상처로 시선을 돌렸다. 하얀 붕대가 감겨져있었다. 피같은 것도 언뜻언뜻 보였다. 불그스름했다.


"정신병원에...가는건..."




"싫어!!!"


콱, 갑자기 사예가 내 손을 부러질듯이 아프게 잡아왔다. 또 불안한지 내 한손을 두손으로 꼭 잡았다. 나는 진정하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런데 사예는 그런 내 손을 뿌리치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사예의 지금 마음상태가 불안정한것 하나는 확실하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 보내주려고 했을뿐인데...

"시,싫어...ㄴ... 나...나 버릴거야? 아,니지? 내가 시, 싫어?..."

사예는 불안하게 떨었다. 동공이 퀭했다. 지금 흥분해서 뭐가 눈에 안들어오는가보다, 하고 사예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저, 그런거 아니니까 흥분하지 말고. 사예야, 그럼 상담 같은거라도 받아볼까?"


!!!

"아니야!! 안돼!!"


사예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움찔해서 슬며시 손을 내려놓았다. 이러다 발작하면 어쩌지, 나는 불안하게 문을 힐끔거렸다. 그걸 눈치챈듯 사예는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

"나,는 ....흐...후으...난...이상한 사람 아니야...!! 미친 사람 아니라고!! ㄱ...그렇지, 세림아? 맞지?"

소리를 지르다가 갑자기 두려워하고 떨리는듯한 말투로 바꾸는것을 들으니 소름이 돋았다.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것이 훨씬 더 정신병자같이 보였다. 뭐라도, 차분해지는 말을 해야한다.


"...그럼...아니지. "

이렇게 흥분했을땐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사예는 진정한 것같이 씩씩거리는걸 멈췄지만...진정한게 아니라 인격이 변한것이다.


"...한번만 더 정신병원 가자고하면,...그땐 진짜 죽어버릴거야."



"...."


너무 무서웠다. 갑자기 진정된 말투와 모든걸 놓아버린듯한 눈빛.
몇분마다 계속 바뀌는 사예의 인격은 전부 제각각 다르지만 나에게 집착한다는 사실은 다름이 없다.




"...내일...보자."


나는 온몸으로 두려움을 외치면서 서둘러 가려고 했다. 빠른걸음으로 병실을 빠져나가고 한번 볼까해서 뒤를 돌아보니 .


웃고있었다.


고개가 내쪽으로 돌려진채로 미동도 없이 웃는데 붉은빛 석양과 어우러져 마치 악마같이 보였다. 또 인격이 변했다. 미친듯이 웃는다. 나는 그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다.


눈빛이 바뀌었다.

사예는 정신이 든듯 눈가에 초점을 맞추고 그 자리에서 들썩거렸다. 순식간에 웃음이 가셨다. 내가 버벅거리고 있는 사이 사예는 침대에서 일어나 나를 붙잡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 바지 밑단을 붙잡고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윽ㄱ...아...미안해...가지마....자,잘못했어요....가지마...후ㅎ윽..."


씨발. 머리가 아팠다. 얘는 대체 뭐지. 정말 두려워졌다. 나는 더 있다가는 정말 끔찍한 광경이 벌어질것 같아서 도망쳤다. 뿌리치고 도망쳤다.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바위라도 되는양 꿋꿋이 앞을 보았다.



내가 저런얘를 데리고 살아도 되는가 싶다가도 내 애인이니까 당연히 같이 지내는게 맞다고 마음이 하루에도 마음이 수십번 바뀌었다. 어쩐지 시골에서의 삶도 평화로울것 같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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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23 01:17 | 조회 : 319 목록
작가의 말
이름뭐로하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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