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측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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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무슨...이런 미친자가...만난지 30분도 안 되었는데요 선생님?...또 내 이름은 언제 알았고...아직 확실하게 대답조차 안 했ㄴ-"

녀석은 내 말에 대꾸 없이 내 엄지손가락을 갑자기 잡더니 도장에 찍고 다짜고짜 종이에 찍었다...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왔다.

"자자! 형씨, 여기 제 얼굴 좀 보시고요~이제 그대는 이대로 자면 됩니다! 알겠죠?"

주황머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또다시 시야가 깜깜해졌고, 졸림이 확 쏟아졌다. 참을 수 없던 나는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거 같고 그렇게 한 참이 지난 뒤에 눈을 떠보니 나는 건물 밖에 서있었다. 그 주황머리는 어디에도 안 보였고, 뭔가 딱히 바뀐 기분도 안 들었다. 이런 게 사기인가?

"나 참...나이가 몇인데 그딴 소리에 휘둘리고 말이야...한심하다 한심해."

한 참을 미련스럽게 중얼 거리면서 자리를 떠나지 못 하고 하염없이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났음을 바라고 있었다. 수 없이 기다려도 어떤 일이 생기지 않자, 나는 집으로 가기로 다짐했다.

"배영후 이 미련곰탱이놈...하 집에 가자 집에."

발이 콘크리트에서 떨어지기 무섭게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누군지는 몰랐지만 일단 기뻤다. 이유없이 안심이 되었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그 놈이다. 주황머리. 엄청 헐떡 거리면서 내 손목을 잡고 있었다.

"뭐냐?"

"아이 참! 형씨 내가 미안해! 이 시스템을 하도 안 쓴지 오래라 오류가 조금 생긴 모양이라서 고치고 오는 길이었어. 많이 기다렸지? 난 설마 여태까지 기다릴 줄은 몰랐네. 많이 간절한가 봐? 쿡..."

"뭐가 이 X끼야...비웃고 난리야."

"자자 어쨌든! 이제 입금만 하면 돼. 모든 거는 다 준비 됐어."

"뭐가 준비 됐는데?"

"그냥 세팅 같은 거! (씨익) 믿고 입금만 제대로 넣어주면 바로 실행 된다고~"

"장르 하나당 오천이라매. 장르 하나 고르면 오천 날아가고 거기서 장르 하나 더 골라서 짬뽕 하면 1억 날아가냐? 판타지만 하기엔 좀 심심한데...?"

"뭐 맞는 말이긴 한데, 우리 배영후씨는 아까 시스템 오류 때문에 기다리게 해서 신세 진 것도 있고, ''그'' 사건 이후로 오랜만에 나타난 첫 손님이기 때문에! 오천만 주면 원하는 요구 다 들어줄게. 어때? 참, 물론 당신이 오천 마련 할 수 있는 거 다 알고 하는 말이니까 오천 이하는 안돼요^^. 그리고 어차피 입금하는 순간 아예 또 다른 세상으로 갈 거여서 원래 살던 세상은 더 이상 필요없어. 그러니까! 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뜻이지. 정말 좋은 거래 라고. 잘 생각해."

장난으로 던진 말이었다. 이 녀석이 지금 이 현실 속에서 날 벗어나게 해준다면, 판타지든 그냥 아무나 상관없었는데...오천만 주면 모든지 다 들어준댄다...허...속는 셈으로 듣고 있었는데...갑자기 무언가 알 수 없는 믿음이 간다. 왜지? 이 녀석이라면...진짜 가능 할 것 같다. 다른 세상이니 뭐니...정말 터무니 없는 소리지만 아까 전에 갑자기 순간이동...? 하는 것도 그렇고, 나름 신빙성이 있다.

이 세상에 정말 초능력이란 게 있다면, 정말 신 이란게 있다면, 이 녀석도 그런 쪽에 관련이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이제 시간 끌 것 없었다. 답은 하나.

"...입금 완료."

"...나이스 ^^ 구체적인 요구는 다른 세계로 이동 후 들어줄게요. 앞으로도 저를 쭉 볼 텐데 이제 통성명 좀 할게요? 저를 R이라고 불러주세요 배영후 고객님^^ 그럼 이동합니다~"

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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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2-19 13:44 | 조회 : 1,170 목록
작가의 말
힐링투데이

오랜만이네요. 사실 전 화들 읽어보다가 손가락 발가락 전부 실종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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