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내 동생, 벨리타

벨리타. 하나뿐인 어여쁜 내 동생.

황금빛 태양을 담은 어머님의 찬란한 머리카락과 푸른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아버님의 눈동자를 쏙 빼닮은 내 동생. 후작가의 곱게 자란 아가씨라는 걸 증명해보이듯 손짓 하나하나가 곱고 발걸음은 마치 요정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또 목소리는 얼마나 고운지. 그녀의 음악선생이 하는 말을 빌려본다면, 그 목소리는 마치 천사의 음색같다고 한다.

만일 제국 제일의 미인을 뽑는 대회가 열린다면,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벨리타가 쉽게 우승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어딜가든 반짝반짝 빛이 나며 주변의 사랑을 끌어모으는 벨리타와 달리, 나는 같은 집안의 아가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음침했다.

조금이라도 관리를 게을리 하면 끝이 갈라지는 누런 머리카락은 벨리타와 전혀 다른 내 얼굴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가리기 위해 기를 뿐이었다. 가끔 분칠을 하기도 하지만 타고난 운이 나빠, 단점을 더 부각시키만 했다.

분명 말은 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모두 벨리타와 나를 비교했을 것이다. 부모님조차도 벨리타를 더 아꼈으니까. 처음에는 간식을 하나 더 주는 등,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서로 자라며 그 차별은 더 심해졌다. 이러한 차별은 점점 일상에 스며들게 되었고, 나도 당연한듯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벨리타가 부럽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하게도 내 대답은 그렇다고 할 것이다. 그녀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은 나는 누리지 못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원망하거나 그 자리를 뺏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나는 지쳤고, 벨리타의 잘못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냥, 운이 나쁜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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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14 12:51 | 조회 : 883 목록
작가의 말
Lily09

후하후하 웹소설 연재는 처음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자유연재) 트위터 - @_lily_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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