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14화(주의)

<강압적, 자극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레냐의 다리에 남은 각인은 바람이 조금만 스쳐도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깊었다. 차가운 지하실에서 한동안 방치되어 있던 레냐는 예고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의 손에 끌려나오게 되었다.


"...윽."

배려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무자비한 손길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그들은 그런 레냐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끌고 갔다.


윗층으로 올라와 레냐가 끌려온 곳은 어딘가 고급져보이는 방이었다. 무어라 묻기도 전에 레냐의 등을 거칠게 밀고 그들은 문을 닫아버렸다.


덕분에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레냐는 터져나올 것 같은 신음을 꾹꾹 참으며 바닥에 손을 짚었다.


"..여기가.. 어디지...?"


아무리 보아도 처음 보는 곳이었다. 조직의 아지트는 다 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면 방의 용도를 바꾸기라도 한걸까?


비틀거리며 레냐는 침대에 살짝 걸터앉았다. 시간이 꽤 지난것 같은데 휴대폰이 없어 누구에게도 연락을 취할 수 없으니 답답했다. 혹시, 혹시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이안에게 그들이 거짓된 말을 전달했을까봐.


불안한 생각을 휘휘 떨쳐내고 레냐는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저 문을 열고 나가면 그 앞을 지키는 조직원이 있을까?


한참을 그렇게 보고 있었는데 또 아무런 예고도 없이 벌컥 문이 열렸다. 깜짝 놀란 레냐는 몸을 움찔이며 커진 눈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를 쳐다보았다.


"나와."


그는 짧고 굵게 말했다. 레냐는 하는 수 없이 고분고분하게 그의 말을 따랐다.


양 옆에, 그리고 뒤에 두명까지 총 네명의 조직원이 레냐의 주위를 감쌌다. 그들을 따라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언젠가 한 번 정도 와본 적 있는 응접실에 도착해 옆에 있던 남자가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루브,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이 떨려왔지만 레냐는 입술을 꾹 깨물고 두 손에 힘을 주어 주먹을 꾹 쥐었다.


"데려왔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다. 아, 이 녀석이 방금 말했던..."


루브는 그의 앞에 앉은 남자에게 굽신거리며 말을 이었다. 레냐는 고개를 들지 않았기에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신기하게 생겼군. 난 알비노는 실물로 처음 봐."


"상품적인 가치가 있긴 하죠. 아까 제 제안, 승낙해 주신다면 약속대로 빌려드리겠습니다."


레냐는 루브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무엇을 빌려준단 말인가. 자신을?


".. 그러도록 하지."


그는 조금 고민하는 듯 싶더니 레냐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레냐의 눈에 보이는 그는 다름아닌 영향력 있는 방송국의 고위급 인사였다.


그런 높은 사람이 이런 곳엔 왜 온 것일까.


"시간 없으니 바로 해도 되겠나? 이곳에서 하는게 역시 편할 것 같군."


"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뭐 해? 어서 끌고가지 않고."


레냐의 옆에서 대기하던 조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레냐를 붙잡았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레냐는 벙 찐 표정으로 그들이 잡아 끄는대로 끌려갔다.


"자, 잠까...윽..."


응접실에서 얼마 안 가 커다란 방으로 들어왔다. 호텔의 스위트룸과 맞먹는 사치스러운 방은 가끔 귀한 손님이 올 때만 내어주는 '휴식처'였다.


그곳에 딸려있는 욕실에 레냐는 또다시 던져졌다. 레냐를 끌고 온 두 남자는 음흉한 웃음을 짓고는 레냐의 셔츠를 잡아 뜯었다.


"아윽..!"


다소 거친 손길이 레냐의 피부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뜯어지면서 이리 저리 내쳐진 단추들이 꼭 레냐 자신 같았다.


그들의 손이 레냐의 허리춤에 닿았다. 순간 소름이 돋아 레냐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잠깐만...제가..제가 할게요. 제가 할테니까..."


간절한 눈으로 그들을 올려보았다. 그러나 그 간절함이 닿지 않은듯 그들은 레냐의 바지를 벗겨내었다.


바지가 벗겨지면서 섬유가 허벅지 위의 화상을 입은 곳에 스쳤다. 입술을 꾹 깨물며 레냐는 필사적으로 그 고통을 참았다.


완전히 나체가 되어 또다시 레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질질 끌려가 욕조에 앉혀졌다. 바들바들 떨리는 하얗고 작은 몸에 예고없이 얼음장 같은 물이 떨어졌다.


"흡...읏..."


피부를 뚥고 들어오는 소름끼치는 냉기에 레냐는 몸을 움츠렸다. 오들오들 떨면서 등줄기에 닿는 그 찬물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야, 팔 좀 잡아봐. 제대로 못 씻기잖아."


"대충 해. 어차피 더러워질텐데."


그들은 레냐의 몸에 대충 찬물을 뿌리고 물기도 닦아주지 않은 체 대충 샤워 가운을 팔에 끼워넣었다. 축축한 상태로 가운을 입은 레냐는 다시 그들의 손에 이끌려 방으로 나왔다.


"그만 나가보게."


언제 들어온 것인지 응접실에서 보았던 그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앞에 서 있는 레냐를 위아래로 흘겨보며 그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


"너, 섹스 해본 적은 있겠지?"


"..."


그의 필터링 없는 말을 듣고 레냐는 샤워 가운을 두 손에 꾹 움켜쥐었다. 아무 말도 하고싶지 않아 고개를 푹 숙였는데, 어느세 눈앞에 다가온 그가 레냐의 가운 깃을 잡고 끌고 가 침대에 던졌다.


"..! 윽."


몸을 둥글게 말며 레냐는 발 뒤꿈치로 시트를 밀어내며 뒤로 주춤 주춤 도망쳤다. 이러한 모습에 되려 흥분한 것인지 그는 레냐의 발목을 잡아 끌었다.


"흑, 제발, 이러지 마세요.."


눈물로 호소하며 레냐가 두 손이 닳도록 빌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레냐의 가운 앞을 풀어 헤쳤다. 순식간에 레냐를 덮쳐 누르고 목덜미에 입을 가져다 대자 반사적으로 레냐는 발로 힘껏 그의 허벅지를 찼다.


"큭, 가만히 좀 있어!"


그는 알파였는지 강압적인 페로몬을 뿜어내며 레냐의 숨통을 졸랐다. 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레냐는 두 손을 목에서 허우적거렸다.


"학, 크흡... 끅..."


레냐의 손이 파르르 떨려올 때 즈음 그는 향을 거두었다. 폐부를 급습하는 공기 때문에 레냐는 연신 기침을 해대었다.


"처음인가? 왜 이렇게 비협조적이지? 가만히 있으면 금방 끝날텐데 말야."


남자는 어쩐지 화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레냐의 새하얀 살결을 손으로 스치듯 훑으며 그는 입맛을 다셨다.


"이게 얼마만의 오메가인지. 나쁘지 않군."


"..ㅅ...살려...ㅈ..."


레냐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날라온 그의 큰 손바닥에 레냐는 힘없이 축 늘어졌다.


"반항도 정도것 해야지. 내가 그랬잖아, 가만히 있으면 빨리 끝난다고."


레냐의 다리를 위로 확 들어 붙잡고 그는 손가락 두어개를 젤도 없이 에널에 집어넣었다. 뻑뻑하게 들어가서 레냐는 눈물로 고통을 호소했다.


"ㅇ..아...흐...으아.."

손가락을 움찔이며 레냐는 숨을 삼켰다. 묵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것이 배가 너무 아팠다.


남자가 거칠게 제멋대로 추삽질 하면서도 계속 페로몬을 뿌렸다. 그럴때마다 레냐는 이상하게고 아랫배가 묵직하게 뭉쳐서 너무 아팠다.


한참의 움직임 끝에 그는 제 페니스를 빼내고 레냐의 몸과 얼굴에 흩뿌렸다.


"히윽..."


역겨움과 구토감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순간 레냐의 귓가에 셔터 소리가 들려왔다.


"...!"


눈을 떠보니 남자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그것도 바로 사진이 나오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불쌍한 것."


그는 레냐를 측은하게 내려보았다. 방금까지만해도 욕정에 물들어있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었다. 레냐가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 흔들리는 눈으로 그를 보았지만 알수 없었다.


"나야 뭐 거래 조건에 네 사진을 찍는게 있어서 이쯤 끝내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참 안타까워."


옷을 정리하고 제 물건을 챙겨 그가 방을 나가고 나서야 레냐는 멈췄던 눈물을 터트렸다.


요즘들어, 아니.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말. 레냐는 오메가라서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것과 안타깝다, 불쌍하다.


"....."


두 손 가득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 심장이 꼭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레냐는 힘겹게 제 스스로 몸을 씻어내고 다시 조직원들에게 질질 끌려 아까의 침대가 있는 방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곳이 이제 레냐의 방이라고 암묵적으로 말하는 듯 했다.


"레냐."


너덜너덜해진 가운을 두 손으로 꾹 움켜쥐고 있던 레냐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있어서는 안될, 분명 저택에 있어야 할 율리안이 눈앞에 있었다.


"..아..ㅇ..율리안이.. 왜..."


레냐는 뒷걸음질 쳤다. 두 눈에서 고장난 것 처럼 눈물이 흘렀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레냐를 율리안은 성큼성큼 다가가 품에 끌어안았다.


"네가 한 짓이 아니잖니. 내가 아는 넌 네 아비를 죽일 그런 사람이 아니다."


"흑..흐윽..유, 율리안.. 나.. 무서워요.. 무섭고.. 너무 아파.."


레냐는 율리안의 품을 거절하지 않았다. 제 몸이 더럽다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레냐는 따스한 그의 품에서 설움을 터트렸다.


한참을 울고 나서 레냐는 또다시 느껴지는 아랫배의 시큰한 통증에 몸을 가늘게 떨었다.


"..? 왜 그러냐."


"..배가... 아파요.. 이상하게 뭔가 뭉치는 것 같기도 하고.."


"..."


율리안은 품에서 레냐를 떼어내고 곧장 침대에 눕혔다. 가져온 가방에서 주섬주섬 정체모를 약을 꺼내 물과 함께 레냐에게 건냈다.


"먹거라. 어쩐지.. 이런 걸 챙겨오라 할 때부터 눈치 챘어야 했는데."


"..이게.. 뭔데요..?"


"아일 지우는 약이다. 이제 병원에 갈 수 없을테니.. 몸이 상하더라고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구나."


율리안은 대충 무언가 전달받은게 있는듯 꽤나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레냐는 눈앞의 하얀 알약이 너무나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율리안도.. 약점 잡힌 거예요? 나 때문에..?"


"그게 아니다. 너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거라."


"..."


레냐의 표정은 이미 온갖 후회로 가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후회스러웠다.


한참을 망설이다 레냐는 낚아채듯 알약을 입에 넣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만 율리안이 제 가방을 챙겨 방을 나가고 한참 뒤 극심한 복통이 찾아왔다.


"아...끄흑... 아파... 아.. 아악..!"


뱃속에 있는 장기들이 찢어질듯 아팠다. 레냐는 침대 위의 이불을 한가득 움켜쥐고 몸을 뒤틀었다.


숨을 헐떡이고 식은 땀을 흘리며 레냐는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그후로 레냐는 매일 '휴식처'에 가야 했다. 매번 '손님'을 받으며 가혹한 자신의 운명에 점점 체념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힘있는 고위 인사들이, 어떤 날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중소조직의 간부나 보스들을 받기도 했다.


일이 끝나고 나면 아지트 한구석에 마련된 제 방에서 레냐는 쉴 수 있었다. 하지만 레냐에게 평온한 휴식은 없었다.


몸에 피부가 다 벗겨질 정도로 씻어내고 침대라는 곳이 너무나 소름끼치도록 무서워서 이불을 둘둘 말고 벽 귀퉁이에 웅크려 자곤 했다. 게다가 먹는 것도 부실해져서 레냐는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가끔씩, 거의 주기적으로 율리안이 찾아와 약을 주곤 했다. 복통이 오지 않으면 수정이 안 됀 것이고 복통이 오면 아이가 들어선 것이라고. 그리고 그 아이는 사산되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날이 풀려가던 때의 얇았던 율리안의 옷이 점점 두꺼워졌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 레냐는 점차 시들어갔다.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은 찾아왔다. 이제는 모든걸 체념하고 순응하면 빨리 끝날 것을 알기에 레냐는 서둘러 준비했다.


여태것 다양한 유형의 손님들을 맞았었는데 이번엔 두명이었다. 레냐는 몸에 걸치고 있던 가운의 허리끈을 풀고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꽤 유명한 사업가였다. 신문 1면에 날 정도로 유명한 카밀과 카지미르, 둘은 쌍둥이 형제였다.


넓은 소파에 앉아 와인잔을 기울이던 둘은 서서히 다가오는 레냐를 보곤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다들 입모아 칭찬하던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넌 어때? 카밀?"

"여태것 봐온 남창하곤 다르네. 괜찮은 것 같아."


레냐의 몸을 이리 저리 훑어보던 은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가운을 툭, 떨어뜨렸다. 멍 한 표정을 짓고 넋이 나간 것처럼 헤실헤실 웃으며 카밀의 품에 안겼다.


"설마 약 한건가? 이렇게 고분고분하다고 하진 않았는데."


카지미르는 레냐의 머리채를 잡아 제 쪽으로 당겼다. 힘없이 끌려가서 그의 품에 안긴 레냐는 그를 올려보았다.


"약 한 건 아니네. 그냥 이녀석, 포기한 것 같은데?"


상처와 멍 투성이인 레냐의 창백한 몸을 손으로 느릿하게 쓸며 그들은 낮은 목소리로 조소를 흘렸다.


카밀이 진득하게 입을 맞춰오며 레냐의 엉덩이를 두 손 한가득 움켜쥐었다. 흠칫 놀라는듯 했지만 이내 카밀에게 다시 기대오며 행위를 응했다.


그들이 각자 앞섶을 풀려고 하자 레냐는 여태것 해온 것 처럼 무릎을 꿁고 앉았다. 직접 제 손으로 바지 버클을 풀고 반쯤 발기한 그들의 것을 양 손에 부드럽게 쥐었다.


"예상 밖인걸. 이렇게 잘 할 줄은.. 약 괜히 가져왔잖아."


카지미르가 꺼낸 무색의 액체가 든 병은 오메가 전용 흥분제였다. 그것을 카밀에게 건내고 카밀은 그것을 옆에 있는 탁자에 올려두었다.


"실력 좀 볼까?"


카밀이 입맛을 다시며 제 페니스를 쥔 레냐의 손을 떼내었다. 그것을 레냐의 볼에 찌르며 옅게 조소했다.

9
"MEM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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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18 23:10 | 조회 : 376 목록
작가의 말
밍구는 밍구밍구해

앞으로 수위편은 맨 위의 경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겠꾼요...! 에라 모르겟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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