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Prolog

세상이 어둠에 깔렸던 그날, 나는 너와 다시 마주했고 우린 이번에도 다시 만났다.

인연으로, 악연으로.

나를 바쳐 마지막 순간에 악마를 바랄정도로 간절했고 그 선택마저 잊혀질정도로 강렬했던 당신의 행동은 달콤하게 나를 꾀어 점차 잘못된 방향으로 나를 옥죄어왔다.

너를 증오한다.


배신감에 묻혀 죽어가는 내가 느꼈던 것은 오로지 증오와 분노였다.


다시는. 다시는 누군가를 믿지않겠다고. 사랑하지 않겠다고.
두 볼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마지막으로 어느 겨울밤, 눈과 함께 나는 눈을 감았다.


***


그런 너와 내가 또다른 방법으로, 또다른 모습으로 만날지 누가 알았을까.

실제 천사의 모습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천사의 이미지와는 놀랄정도로 다르다.

그렇게 겉모습만 화려히 치장한 그런 천사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하였는지 똑똑히 기억하고있으니. 어쩌면, 그 이유가 이번엔 악마를 소환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참 모순적이지, 그토록 힘들었으면서 나는 또다시 같은 선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리하르티 베르샤. 8살. "


" 그럼 너도 내 힘을 원하는거야, 꼬마아가씨? "


" 아아- 곤란한데. 나는 마음씨좋은 악마라서 너같이 꼬마에게 내 힘을 주기엔 양심에 찔린단 말이지- 아. "


그는 작은 달모양목걸이에 내 손에 쥐어주었다.


" 6년. "


" 정확히 6년의 유예기간을 줄테니 내 힘을 받아들일 수 있을정도로 강해져. 그래야 계약을 하는 짜릿함도 있으니말이지- "


" 그 때도 무르지않겠다면, 이 귀여운 얼굴이 우는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


" 원래 나는 이렇게 자비로운 악마는 아니지만. 너를보면 생각날 것 같은 사람이 있어서말이야. "


" 6년뒤에 만나러올게. 순진한 꼬마아가씨. "


잊지않을거야.
절대로. 내 목적을 절대 잊지않아.




#0. < 130일간의 계약 >

2
이번 화 신고 2020-10-30 05:30 | 조회 : 871 목록
작가의 말
윰둥

몇년만인지.. 잘부탁드립니다! 소소하게 연재하다가 다른곳 동시연재도 도전해볼생각입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