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


23살, 네임이 생겼다.
하필이면 지독하게 사랑했던,
아마 그래서 더 슬펐던
내 첫사랑의 이름.

첫만남은 그리 나쁘지 않았어.
20살, 우리는 보통 사람들처럼 친구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점점 연인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던것 같아
나는 널 많이 사랑했고, 너도 날 아껴주었어.
단지 ''아껴주기만'' 했다는게 문제였던가, 너는 나를 연인 상대로 보지 않았어.
그렇지만 나는 네가 너무 좋은 탓에 고백을 했고 마음이 여린 너는 받아주었지 아마?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너도 날 좋아하게 될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넌 날 아껴주기만 했지.
그런탓에 나는 네 사랑이 너무 고파서,
내가 좋아하는 너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서
술에 취한 너를 상대로 허리를 돌렸지,
너는 아마 기억하지 못할거야.
술에 취하면 항상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기억을 잘 못하는 너잖아.
항상 사랑을 원했지만 너는 점점 지쳐갈 뿐이었어.
내가 사랑을 원할때 너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내가 관심을 원할때 너는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했잖아.
사실 다 알고 있었어,
너는 나를 친구 그 이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걸

너는 내가 가여워서 받아줬다는걸.

그렇지만 난 버텼어
내가 계속 하다보면 너도 익숙해지겠지
그리고 서로의 일상에 스며들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사랑받지 못하는 하루하루를 버텼어.
그래도 마지막까지 신은 내편이 아니더라.
아니, 신이라는 존재가 있기는 할까
없을거야.
네가 나에게 그 한마디를 말할때 너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해.
이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있는 눈동자, 그 사람에게 입맞추고 사랑을 속삭였던 너의 얼굴을 보고있는 내가.
그럼에도 널 사랑하고 있던 내가 한심해지는 순간이더라.
네가 이별을 고하고, 난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났어.
우리는 만난지 2달도 채 되지 않아 서로를 지워야 했어.
''미련없다'' 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아니, 사실은 며칠동안 네 생각을 했어.
첫째날은 허무함.
둘째날은 네가 다시 나에게 와줄거라는 희망.
그렇지만 셋째 , 넷째 날이 되어도.
일주일, 한달이 지나도 넌 나에게 연락 한통 없었어.
그제서야 난 널 포기했지.
네가 나에게 이별을 고하고 딱 3달 되는 순간이었어.

그때부터 나는 더 행복하게 지냈어.
행복한 척이었지만, 내곁에서 함께 웃어주는 친구들에 만족했어.
그런데 어딜 가도 네 생각만 나더라.
밥을 먹으러 갔을 때에는 아침을 자주 챙겨먹지 않던 네가 생각났고, 약속이라도 잡고 놀러 나가면 너와 스타일이 닮은 사람만 보였어.
그래도 난 널 잊을려고 덤덤하게, 아니 행복한 척 하면 살았어.
그런데 하필 내가 널 잊어갈때쯤 내 손목에 네임이 생겼어.
너야. 내 네임의 주인. 내가 그토록 사랑하던, 너야
네임을 없애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어쩌면 내가 널 만날수 있는 핑계가 생겼다는 생각도 들었어.
아, 그런데 갑자기 허무해지더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데, 네가 너에게 새겨져 있는 내 이름을 지울까봐.
무서웠어.
''어쩌면 너도 날 잊지 못했을까?'' 라는 기대감도 들었지만, 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걸.
운명을 믿지 않는데, 이 상황을 운명이라 어찌 표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박지민'
어쩌면 피치 못할,
내 운명.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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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21 21:36 | 조회 : 1,246 목록
작가의 말
MYSELF

안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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