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어둠 속에 숨어 사는 빛(3)

우리는 각자 넓은 흑룡, 아니 이제는 앰버라는 이름을 가진 흑룡의 레어에서 각자의 방을 가지게 되었다.

시엘론이 왼쪽방 흑룡 앰버가 오른쪽 방이 었는데 왜 내가 가운데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레어에서 생활한지 어언 일주일째. 오늘도 나와 앰버는 1대 2의 수업을 하고 있었다.

왜 1대2 냐면…

성녀 시엘론은 자신도 복습하는 거라면서 내 옆에서 같이 앰버의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지렁이 같은 글자가 글이라니.”

아무봐도 그냥 지렁이가 기어다는 듯한 모양이었지만 앰버와 시엘론은 아무렇지 않게 읽고 쓰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글자가 맞긴 맞는가 보다.

“이게 가장 기본적인 중앙 대륙 공용어야. 이거 다 배우면 동서남북으로 모든 대륙어를 알아야해.”

“으.”

절로 표정이 구겨진다. 옆에서 다 배운 시엘론이 힘내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나는 무시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내 습득력이 빠르다는 거다. 중앙 대륙 공용어는 이제 거이다 마스터했다.

아마 오늘만 배우면 다 할수 있을것 같았다.

“오라버니는 대단해요. 저는 3년 동안 교육받고 거이 다 익혔는데 일주일 만에 거이 다 하셨잖아요.”

일주일동안 바뀐것은 내 중앙 대륙 공용어의 실력만이 아니었다. 시엘론은 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는 그냥 오빠라고 부르라고 시엘론에게 간곡히 부탁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그걸 가지고 저 앰버 자식이 얼마나 놀려 대는지 속
이다 뒤집힐 지경이었다.

“일주일이나 걸린 거겠지. 난 1시간 만에 다익혔거든.”

“그건 앰버님이 용이니까 그런거 잖아요. ‘우리’는 인간이라고요.”

묘하게 인간을 강조하는 시엘론의 말에 앰버의 입고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두 사람의 눈이 스파크를 튀며 부딪치는 것 같았다.

“유현은 천재니까 너랑은 다르지. 넌 3년이나 걸렸다면서? 그런데 나와 유현은 년 단위가 아니잖아.”

중앙 대륙 공용어를 3년에 걸려 마스터한 시엘론은 천재소리를 듣고 살았으나 여기서는 평검한 인간에 불과했다.

시엘론의 둥그런 눈매가 날카롭게 흑룡 앰버를 노려봤지만 앰버는 여유롭게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시엘론을 도발했다.

나이가 몇인데… 맞다. 저 흑룡도 이제 20살이지.

애기야, 애기.

내가 가기 전까지 잘 돌봐야지.

“자, 싸우지들 말고. 앰버야 혹시 내 머리색이랑 눈색 색을 바꾸고 싶은데 가능할까?”

“어느 정도로?”

“권위자도 못 알아챌 정도로.”

내 말에 시엘론은 갈색눈을 빛냈고 앰버는 호승심 넘치는 미소로 웃었다.

“당연하지. 무슨 색으로 해줄까?”

“시엘론과 같은 색으로.”

앰버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눈치였고 시엘론은 무척이나 흡족한 눈치였다.

그냥 가장 흔한 색인것 같아서 그런 건데 왜들 저럴까.

“칫.”

혀를 차면서도 앰버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었다. 그러자 내 검은 머리카락이 시엘론과 같은 밝은 갈색으로 변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눈색도 바뀌었을 것이다.

“색을 바꿔도 미모는 어디 안가네.”

“그러니까요.”

둘은 참 이럴때면 쿵짝이 잘맞았다. 나를 놀릴때만.

사실 유현이 몰랐지만 두 사람은 진심으로 유현의 외모에 감탄하고 있었다. 밝은 갈색과 새하얀 창백한 피부와 분홍빛 도는 입술의 조합은 정말 아름답다 못해 성스럽게 보일지경이었다.

“나가자. 일주일 동안 안에만 있었더니 답답해.”

이제 나갈 때가 되었지.

“저는 좋아요. 신님도 만나야 되고요.”

시엘론은 고개를 끄덕였고 앰버는 미심적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다시 돌아올거지?”

대답의 대신으로 그냥 웃음으로 넘겼다. 누군가와 오래동안 함께할 생각은 없었다. 그 누구와 있어봤자 나는 공허했고 그저 쉬고 싶었다.

“나는 못가. 숲을 원상복귀 시켜야 하니까. 그러니 혹시 모를 일이 생기면 이 돌을 부숴야해. 알았지?”

앰버는 노란 구슬을 품에서 꺼내 나와 시엘론에게 각각 주었다. 그렇게 시엘론과 틱틱 거리더니 결국 일주일간 정이 들어버린 모양이다.

두 사람의 모습에 유현은 흐믓하게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지만 정작 두 사람의 분위기는 유현이 보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유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가만 안둔다.’

‘오라버니는 내가 챙길꺼니 신경끄지 그래요?’

두 사람은 눈빛으로 말을 나누며 싸우고 있었다.

“그럼 근처의 마을로 공간 이동 시켜줄게. 잘 다녀와.”

앰버가 손을 튕기고 시엘론은 내 옷을 슬쩍 잡았다. 공간이 일그러지고 중력이 사라지는 느낌이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도착했나?

주위를 둘러보니 인기척이 잘 느껴지지 않는 성벽의 구석이었다.

“성벽밖으로 공간 이동된 것 같은데 어쩌죠?”

“괜찮아.”

일주일동안 내가 배운 것은 중앙 대륙 공용어 만이 아니었다. 자기전에 틈틈이 초능력인 염동력의 연습을 했고 침대를 가볍게 들었다 내렸다 할수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그럼 여기서 시엘론은 침대보다 무거울까?

정답은 아니다. 시엘론 정도는 내가 가볍게 들 수 있었다.

[초능력 ‘염동력’이 발동합니다.]

보라색 빛이 나와 시엘론을 감싸며 몸을 띄웠다.

“우앗! 오라버니!”

“쉿. 괜찮아 내가 한거야.”

신가하다는 듯이 시엘론은 보라색의 빛을 이리저리 바라보았다.

“자, 어디부터 가볼까?”

가볍게 성벽을 넘은 다음 시엘론에게 손을 내밀었다. 시엘론은 처음과는 다르게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고보니 얼굴 드러내고 다녀도 괜찮아?”

성녀라면 얼굴이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게 시엘론을 보자 시엘론이 고개를 저었다.

“저의 얼굴을 아니는 건 극히 일부의 높은 사람들 뿐이에요. 줄곧 갇혀 살았으니까요.”

씁쓸하게 웃는 시엘론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마주잡은 손을 꼭 잡은채로 상가로 시엘론을 이끌었다.

누구나 성녀라고 부르며 이름을 불린적은 적은 없었다. 그 누구도 이렇게 손을 잡으며 이끌어주지 않았었다. 시엘론은 잡고 있는 손의 손의 온기와 앞서 걸어가는 작은 등이 이상하게도 넓게 보였다.

그 넓은 등을 보며 성녀는 처음으로 사심이 담긴 기도를 하였다.

‘신이시여, 부디 주어진 시간동안 이 행복이 계속 되도록 해주세요.’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의 기도를 듣습니다.]

그 간접 창을 보면서 시엘론은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웃었다. 울 것 같이 슬프면서도 웃음이 나올정도 기뻐서 행복했다.

“이봐! 예쁜 아가씨들 과일사탕 먹지 않을래? 싸게 해줄게.”

과일사탕을 팔던 중년의 남성이 우리를 향해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가씨들이라는 말에 무시하고 갈려고 했지만 과일사탕에 눈을 빛내는 시엘론을 보니 과일사탕을 사줄 수 밖에 없었다.

“두개 주세요.”

일벤토리에서 2골드를 꺼내 중년의 아저씨에게 건내주었다. 예쁘게 비닐로 포장되어 있는 사탕을 건내받아 시엘론에게 건내주었다.

“오라버니! 제가 낼수있어요.”

오라버니? 순간 중년 남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저 미소녀가 사실은 미소년이었단 말인가? 저 얼굴로?

그는 믿을수가 없어서 길고 곱슬진 갈색머리의 소녀를 쳐다봤다. 그런 중년 남성의 시선에 눈치챈 유현은 남자를 노려봤다.

“뭘 봐? 우리 여동생이 예쁜건 알지만 그만 봐.”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의 발언을 좋아합니
다.]

나온지 얼마나 됬었다고 벌써 권위자가 붙었다.

“시엘론.”

“아, 네!”

“또 먹고싶은건 없어?”

과일사탕을 사준것 만으로 행복했었는데 여동생이라고 불러줘서 더 행복했다. 이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았다.

너무 행복해서 무서울 정도였다.

그래서 시엘론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알았어.”

무엇을 알았다고 말하는 건지 시엘론은 곧 알게 되었다. 유현은 상가를 돌아다니며 예쁘고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를 모두 싸그리 긁어서 시엘론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래도 천골드 조차 쓰지 못했다. 시엘론은 안절부절 못하며 손에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너는 그런 것들을 누려도 아무도 뭐라하지 못해. 만약 누군가 그런다면 내가 그 자식 죽일게.”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죽이진 말고 정의의 철퇴
를 내리자고 합니다.]

“그것도 괜찮네.”

장난스럽게 웃으며 농담을 주고 받는 두명의 모습에 시엘론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어났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그 순간 만큼은 진짜 남매가 된것처럼 행복했다.

해가 져가고 하늘이 적금빛으로 물들었다. 우리는 그 노을을 바라보면서 서로 웃었다. 이 시간이 행복했다.

처음으로 죽음이외의 행복의 가능성을, 절망을 덮어가는 희망을 만난 느낌이 들었다. 만약 죽지않고 앰버와 시엘론 셋이서 살아가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어느덧 해가 지고 주위의 사
람들이 적어졌다. 그때였다.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당신에게 위험하다고 외칩니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에게 피하라고 외칩니다!]

갑자기 울리는 권위자들의 경고 메세지의 나는 서둘러 시엘론부터 감싸려고 했지만 어느순간 다가온 사람이 하얀 천으로 내 입을 막았다.

시엘론도 마찬가지였다.

하얀천이 숨이 막혔다. 남자의 힘이 너무 강했다. 순식간에 팔에 무언가가 차였다.

[경고! 당신의 능력치가 약화됩니다!]

[스킬 ‘무통증’이 발동 중입니다.]

숨막히는 고통은 없었지만 산소가 점점 부족해졌다. 눈앞이 빙글 빙글 돌며 어지러웠다. 양손을 구속당한 상태여서 앰버도 부를 수 없었고 해가 져서 그런가 주위의 사람도 없었다.

염동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집중할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어서 시엘론을 구해야 되는데 호흡이 한계였다.

흐릿한 마지막 시야에 축쳐진 시엘론이 북면의 남자에 어깨에 걸려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는 모습이 보였다.




※※※




지하의 하수로에는 비밀의 공간이 있었다.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로 지어진 지하에 감옥에는 노예 상인에게 잡혀온 아이들과 이종족들이 팔과 다리에 구속구를 찬채로 철장에 감금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꽤 고가의 상품들이 많군.”

남자는 노예들의 얼굴들을 하나 하나 확인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노예 상인으로 황제에게 상납할 노예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최소 500만 골드는 넘게 받을 수 있겠는
걸.”

벌써부터 돈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진 상인은 빠른 걸음으로 철장들을 훑어 보며 기분좋은 경쾌한 걸음으로 걸었다.

“윽, 이녀석 붙잡아! 가만히 못있어!”

얼마나 걸었을까 검은 옷의 아이를 벽에 붙여 억누르고 있는 상인은 자신의 부하를 발견했다.

“무슨 일이냐?”

상인의 물음에 부하는 명목없다는 듯이 한 손으로 아이를 구속한채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워낙 반항이 심해서 구속구를 채우기가 어려워서.”

반항이 심한 노예는 예전부터 있었고 그런 노예들은 모두 힘으로 굴복시키면 될 일이었다. 그걸 모를 부하가 아니었는데 의문이 담긴 눈으로 상인이 부하를 보자 부하가 설명을 시작했다.

“그게 이 녀석 워낙 상품가치가 좋아서.”

남자는 소년의 팔에 구속구를 채우며 입에는 재갈까지 물렸다. 상인은 그런 부하의 행동을 보다가 거칠게 반항하는 갈색머리카락의 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아이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이리 끌고 와서 얼굴을 보여봐라.”

“예, 형님!”

발에 달린 쇠사슬이 끌리는 소리가 나며 양팔을 허리뒤로 한채로 구속당한 아이가 철창에서 끌려나왔다.

상인은 하얀 장갑을 끼며 소년의 턱을 잡고 들어올렸다. 상인이 몇십년을 노예상인을 하며 수많은 미인을 봤지만 이런 타입의 미인은 처음이었다.

날카로운 눈이 상인을 놀려봤지만 상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아이를 비웃는 듯이 비릿하게 웃었다.

“최소 300백만 이상이다. 최상급 상품이야.”

“그렇죠? 이 녀석의 여동생도 있는데 그년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여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는 몸은 비틀며 반항했다. 그 모습에 상인은 소년의 배에 죽지 않을 정도로 주먹을 날렸다.

“…큽!”

입에 재갈 때문에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은 안타가웠지만 신음소리 또한 일품이었다.

“여동생을 데려와.”

노예 상인의 명령에 상인은 거칠게 아이를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풀었다. 붙잡고 있는 힘이 없어지자 소년는 바닥에 널부러졌다.

“예!”

강하게 때렸지만 소년의 눈은 아직도 살벌했다. 이런 종류의 인간은 주위의 인간을 건드리는 것이 가장 빠르게 굴복시킬수 있다는 것을 상인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너의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도 좋겠지만 난 저항하다 결국 포기하고 절망하는 얼굴도 좋아하거든.”

노예 상인은 상당히 비틀린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노예 상인을 보며 유현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고아원의 원장을 떠올랐다.

손끝이 차가워지고 차가운 식은 땀이 턱을 타고 한방울 떨어졌다.

“형님 여기 데려왔습니다!”

부하의 손과 발목에 구소구를 찬채로 끌려오고 있는 시엘론의 모습이 유현의 분노를 끌어오르게 했다.

“오라버니!”

바닥에 힘없이 쓰러진채 재갈때문에 제대로 숨도 못쉬며 힘겹게 호흡하고 있는 자신의 오라버니의 모습에 시엘론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갔다.

“하지마! 우리 오라버니에게 손대지마!”

시엘론은 항상 존댓말을 사용했다.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까. 하지만 자신의 오라버니를 상처 입힌 자들을 존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만히 있지 못해?”

부하가 시엘론의 머리카락을 잡아 올렸다.

“윽! 이거놔!”

유현 오라버니에게 다가갈수만 있다면 치유 스킬을 사용해서 치료해 줄 수 있었다. 가까이만 간다면!

하지만 시엘론은 무력했다. 쓰러진 자신의 구원자를, 가족을 구해줄수가 없었다. 그 사실이 뼈가 사무칠 정도로 분하고 괴로웠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을 돕고싶고 합니다.]

권위자가 도와주고 싶어하는것이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느껴졌다.

하지만….

[권위자의 힘이 차단됩니다!]

격을 가지고 있는 있는 자가 없는 상태에서는 권위자는 보는것 밖에 할수없었다. 지상에 간섭할 명분이 없었으니까.

시엘론은 결국 초조한 얼굴로 바라보는것 밖에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면 노예 상인은 즐겁게 부하에게 명령했다.

“그 년을 때려.”

“예.”

부하는 곧바로 천장에 고리에 시엘론의 손의 구속하고 있는 구속구의 쇠사슬을 걸었다.

시엘론의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린채로 움직일수가 없었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초조하게 당신을 바라봅니다.]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초조하게 당신을 바라봅니다.]

[억제력이 권위자의 간섭을 강력하게 금합니다!]

권위자들의 걱정과 초조함, 분노가 담긴 시선들이 느껴졌다.

아픈척 연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도 항상 맞고만 살았으니까. 문제는 여길 어떻게 시엘론을 탈출해야 하는 것에 있다. 소지품은 전부 빼앗겼고 앰버를 부를수도 없었다.

“자, 잘봐. 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네 소중한 여동생이 어떻게 되는지.”

“…큭!”

노예상인에게 머리채를 잡힌채로 강제로 고개가 시엘론을 향했다. 시엘론은 일촉측발의 상황인데도 나의 몸 상태부터 살피고 있었다.

“시작해.”

명령이 떨어지고 큰 덩치의 부하의 큰 주먹이 시엘론의 작은 얼굴을 가격했다.

“읍! …으읍! 읍!”

그 모습이 나를 감싸며 대신 맞다가 죽은 현이형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과거의 족쇄가 서서히 목을 조르며 나에게 속삭였다.

너 때문에 저렇게 된거야.

“야! 얼굴은 때리면 안되지!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잖아!”

크게 호통치는 소리에 잠시 주먹이 멈추었다.

6
이번 화 신고 2019-06-24 22:26 | 조회 : 1,070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유현아 미안해...((근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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