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입학식(2)

11-2화 입학식(2)

대강당문을 열자 우리를 반긴것은 꽤 많은 교사진들이였다.
우리를 가르쳐주셨던 반 선생님, 리벨 선생님, 웨인 선생님, 에버튼 선생님과 다른 여러 선생님들이 계셨다.
그리고 중앙에는 교장 선생님이 인자한 미소로 우리를 지켜보고 계셨다.
대강당은 마치 콘서트홀처럼 넓어서, 대인원을 수용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우리가 물에 풀어놓은 물감처럼 차례차례 의자를 채워나가 전체를 매우자,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며 잠깐 설명하셨다.

"브로치에 불빛이 들어오면 마력을 흘려보내세요."

"네."

선생님들은 자리로 돌아가시고 나서, 브로치에 하나둘 불빛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나는 브로치에 마력을 흘려보냈다.
살짝 주위를 살펴보자 저 구석에서 선생님 몇 분이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 것이 보였다.
저렇게 볼 때마다 컴퓨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든다.

'...컴퓨터? 그게 뭐지...?'

아무래도 또 다른 기억인가보다. 내가 모르는 마도구인가...?
잠시 뒤 작업을 하던 선생님 중 한분이 리벨 선생님을 향해 사인을 보내자 리벨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 귓가에 속삭이셨다.
그리고 잠시 뒤, 성량을 크게하는 마법도구에 의해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아, 안녕하십니까. 유드그라실의 입학생여러분."

간단한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로 시작하여,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먼저 지금까지 유드그라실에 입학하시려고, 공부하고 실력을 기르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은 훌륭하게 유드그라실의 관문을 넘어주었습니다. 아쉽게도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이들의 몫까지 열심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정식으로 유드그라실의 학생입니다. 이곳에 입학할 때 여러가지 꿈들을 꾸셨겠지요.
크게 출세를 하겠다던가, 신임받는 기사가 되겠다던가, 대마법을 쓰는 마법사가 된다거나.
어느쪽이든 전부 소중하고도, 아름답게 빛나는 꿈들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달성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유드그라실이던, 변경의 작은 학교던, 저희는 여러분들을 지원해주는 것이지 꿈을 대신 이루어 주는게 아님을 기억해주시길.
미래의 각자의 국가, 혹은 가정, 세계를 이끌어 갈 이들이여,
부디 이 학교의 명예에 걸맞는 행동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도 우리쪽은 조용했다.
교장 선생님의 말씀은 그야말로 학교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연설이였다.
음...여기선 박수를 쳐야하는데...상관없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박수를 칠려고 하자, 내 옆에 옆에 있던 율리우스가 먼저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짝'

그러자 리더가 먼저 강을 건너면 따라오는 물소처럼 박수 갈채가 한동안 이어졌다.
박수갈채가 끝나자 리벨 선생님이 말하셨다.

"지금부터 간단하게 몇가지만 다시 학교의 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거라도 정식 학생이 지켜야되는 것이 있으니 잘 들으시길 바랍니다."

리벨 선생님이 말씀하신 학교의 룰은 간단했다.
유드그라실은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학년을 올라갈때는 시험을 치룹니다.
낙제시 그 유급하며 다시 그 학년을 다니게 됩니다.
6개월마다 한번씩 시험이 있으며 거기서 낙제한 학생도 역시 유급입니다.

의복은 교복과, 실습복, 전투복이 있으며 각각 수업에 따라 다른 옷을 입고 가시면 됩니다.
학교 내에서 이 의복을 입고 다니는 건 허용이지만 허락된 때를 제외한 사복을 입을시 벌점이 부여됩니다.

벌점은 총 3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5점시 경고, 10점시 면담과 교내봉사, 15점은 퇴학입니다.
벌점 리스트는 나중에 각 반으로 나갈테니 그때 보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전달할 것은 전부 전달했습니다."

리벨 선생님이 단상에서 내려가시자 교장 선생님이 잠시 앞으로 나오셨다.

"여러분, 한가지 빼먹은게 있습니다만."

교장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을 가리키셨다.

"여러분의 예비반 선생님들은 1학년을 가르치시게 됩니다."

응? 그게 무슨소리? 선생님들이 한 학년만 가르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예비반 선생님들까지...?

"예비반을 가르치신 분들을 1학년으로 1학년은 2학년으로 이렇게 돌게됩니다.
즉 여러분들은 졸업때까지 같은 선생님들과 지내게 되는거지요."

와, 이거 한번 찍히면 학교생활이 참 괴로워 지겠는걸...
아마 이유는 자기만의 제자를 키울려한다던가...다른 이유?
그런거겠지. 하지만 괜찮다.

'난 적어도 일탈같은건 저지르지 않으니, 선생님도 같은 분이 편하고...'

"그럼 학생여러분, 앞으로의 나날에 축복이 깃들길 바라며, 입학식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말이 끝나고, 오늘부터 다음주까지는 휴식기간이라는 반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 모두가 흩어졌다.
정확히는 각자 자기가 갈 길을 가는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학교 교문을 나서자, 팡! 하는 소리가 울리며 형형색색의 종이조각들이 흩날렸다.
교문 앞 상가 쪽에서는 상인들이 각자 표지판을 들고 서있었다.
표지판에는 '입학 축하, 진급 축하합니다!'라는 글이 써져 있었다.
유드그라실 안의 상가에서는 매년 이 기간에 학생들을 위해 축제를 여는 모양이였다.

"모두, 놀다 가지 않을래? 축제기간이기도 하고, 바로 헤어지는건 아쉽잖아."

그 말에 핀과 알데, 에리카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핀과 알데는 그렇다쳐도, 에리카는 왜?!
그리고 내가 반대할까봐 쳐다보는거야?!
이 셋의 열정적인 눈빛에 나는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어차피 중요한 문턱을 넘은데다, 스트레스도 풀고 싶었으니 좀 즐길 마음도 있었고.

"그럼 이제 입학식 뒷풀이다!"

우리는 상가로 달려가 축제를 구경했다.
거리유랑단부터 시작해서, 퍼레이드, 춤추기 등 여러 가지를 즐겼다.
맛있는 길거리 음식에 화려한 음악까지, 이런게 일주일이나 지속되다니...
정신은 어른이라 축제에 그렇게 빠져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인간의 마음이란 다 똑같다.
어른이든 아이든 즐거울때는 즐거운 것이다.
이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말이다.

"아아, 재밌었다...."

늦은 저녁, 우리는 광장의 의자에 모여앉아 축제의 열기를 식히고 있었다.
서늘한 밤바람이 내 몸을 스쳐 지나가며 시원하게 해주었다.

"다들 남은 기간동안 어디로 갈거지?"

율리우스의 물음에 나는 잠시 생각했다.

'딱히 어디로 가던 상관없지만, 기숙사에 남아도 되고...집에 갈까...?'

마침 물건 정리도 좀하고, 필요한 것도 좀 챙겨야하니 집에 들르는게 안성맞춤이였다.
알데와 지니, 핀에게도 물었더니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집이구나, 나와 데하카는 잠시 다른 지방으로 갈거야."

"멀지 않아?"

"꽤 가까워, 그리고 잠시 있는거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 에리카를 바라봤다.
에리카는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듯 땅바닥을 보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무슨 표정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에리카, 너도 집에 갈거야?"

내 말에 에리카는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어?! 으, 응! 집에 가야지! 엄마도 보고 싶고!"

에리카의 말에 난 문뜩 에리카의 부모님이 궁금해졌다.
이렇게 귀여운 에리카의 부모님은 어떤 분이실까.
아버지는 똑똑하시고, 어머니는 에리카처럼 귀여우시겠지.
아님 의외로 아버지 쪽이 귀여울 수도...?

"에리카네 부모님 한번 뵙고 싶다."

"뭐?!"

에리카가 생각보다 많이 놀라서 나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

"이렇게 똑똑한 에리카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궁금해서.
에리카와 똑같이 현명하시고, 멋있으신 분들일거 아냐?"

"어, 그렇지...!'

에리카는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돌렸다.
무슨 생각을 했길래 얼굴이 빨개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밤은 자고 갈거지?"

"그래야지."

어차피 시간은 많이 남았다.
시간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빠르게 가는 것도 아니니.

"오늘은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자."

"그래, 다음주에 보자."

"그래, 율리우스. 데하카도 잘 지내고."

"또 보자."

"알데, 핀. 내일 8시 30분까지는 이곳으로 나와야돼. 알겠지?"

"응!" "어."

알데와 핀, 율리우스와 데하카와 헤어지고 지니와 에리카와 함께 난 기숙사로 돌아왔다.
지니는 남자 기숙사 쪽으로 올라가고, 나는 에리카와 방으로 돌아갔다.

"아아, 피곤하다...."

짐을 정리하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에리카가 주춤주춤하고 다가왔다.

"에리카?"

"어, 린...."

"응."

에리카는 잠시 고민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빙빙 젓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뭐, 고백이라도 하려 한건가? 나야 성별에 차별은 안두지만.

"역시 에리카는 귀엽다니까~"

잠시 후, 에리카가 나오자 나는 욕실로 들어갔다.
에리카가 먼저 써서 그런지 욕실에는 따뜻한 공기가 가득했다.

"후아아..."

욕실 물을 받고, 몸을 담그니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였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건 역시 치유된단 말이지~.
샴푸로 머리도 감고, 비누로 몸도 씻고~.
개운한 몸으로 욕실에서 나오니 에리카는 자고 있는듯 보였다.
살짝 계단을 올라가 에리카를 바라봤다.
새액새액 거리는게 햄스터를 보는것 같았다.

"잘자, 에리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나는 물기를 마저 닦았다.
그리고 로션을 바르고, 피부 관리 확실히!
그리고 침대에 기어들어갔다.
따뜻한 기온이 침대에 돌아서 기분이 좋아 금세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리고 방에는 한명의 숨소리만이 작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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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2-12 20:06 | 조회 : 1,24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필력이 좀 딸렸습니다. 그나저나 얼른 주인공을 굴리고싶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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