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경고 아닌 경고 (1)

9-1화 - 경고 아닌 경고 (1)

수업이 끝나고, 지나와 함께 마법과를 나왔다.
나올 때 선생님에게 충격적인 말을 다시 들었지만...

''아, 너 적성검사 용지에 오라고 쓰여있는거 알지? 수업 다 끝나고 교장실로 와라.''

뭐 좀 마법을 쓴 것에 대해선 좀 혼나고 말면 되겠지만 그 근육을 보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다음 수업은 연금이다. 지니와는 이제 헤어지겠지만.
신기하게도 교과서는 어느 기계장치에 넣고 마력을 흘려넣으니 마법교과서가 사라지고, 다음 교시의 교과서가 나타나는 방식이였다.

"나 없다고 울면 안된다?"

"애도 아니고 그럴리가요."

"...재미없네."

역시 지니에게서 농담을 끌어내기에는 무리다.
나는 연금과로 향했다.
연금과는 마법과보다는 좀 작았다.
안으로 들어가자 구조 자체는 마법과하고 똑같았다.

"이런 건 선생님과 가까이 있는 자리가 제일 좋지."

나는 적당한 자리를 찾아 그 자리에 앉았다.
선생님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였다.
나 말고도 다른 학생들이 좀 들어와 있었는데, 슬슬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내 눈에 한 학생이 보였다.

"에리카...!"

나는 교과서를 자리에 내려놓고 종종 걸음으로 에리카에게 달려갔다.
에리카는 나를 보자 화사하게 웃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치유!''

에리카를 보고있으면 마치 아저씨 웃음이 저절로 나게한다.
에리카는 1과가 정령과라고 했다.

''그래서 못 봤구나...''

"일단 자리에 앉자."

"응."

"에리카, 정령과는 어때?"

정령과의 리벨 선생님은 보던대로 엄격하다고 했다.
하지만 상냥하시기도 하다고 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주시고,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셔."

한마디로 정말 참된 선생님이다.
수업 땡땡이 치려고 꼼수를 쓰는 누구와 다르게.
아, 왜 그 쌤만 엮이면 감정이 막 요동치지...??
일단 그 선생님도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을 외우는 점에 대해선 나도 인정한다.

"린은 마법 배우는 거 어때?"

아, 마법. 마법...생각해 보면 제대로 배운게 없잖아...!
마력의 흐름을 운용하는거도 이렇게 하면 느낄 수 있다~라는 식이지.
제대로 배운건 없다.

"응, 뭐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요령은 매우 좋은 내용이야."

뭐, 될놈될 안될안이지만.

"마법 선생님은 뭔가 만사가 귀찮은 타입이시고."

실제로 그렇다.

"마법 실력이 엄청 대단하셔."

이것도 사실.

"그러니까 엄청 열심히 하면 하는 사람만 힘빠지는 그런 거랄까."

"린 왠지 이야기 할 때 엄청 차가워 보여..."

내가 표정이 차가워 보인다고?
그럴리가. 포커 페이스야, 포커 페이스.
일단 주제를 돌리자.

"근데 연금은 왜 선택했어?"

"아, 내가 이런걸 좋아해서...안 이상해?"

"어? 아니, 그게 왜 이상해? 자기가 좋아하는걸 하는 거잖아."

내 말에 에리카의 표정이 다시 환해지더니 배시시 웃었다.
허윽, 심장에 안 좋다. 나를 늑대로 만들지 마...! 괴롭혀주고 싶어진다!

"아, 종 쳤다."

유드그라실 전부를 뒤덮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언제나 들어도 마음에 쏙 드는 소리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나의 맞은편에서 칼리 선생님이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셨다.
멀리 있는데도 말이 들리는걸 보니 아마 개인 마도구 같은게 있는것 같다.
강단에 도착하자 선생님은 우리쪽을 한번 둘러보시더니 뒤돌아서서 몸을 수그리셨다.
내쪽에서는 살짝 앞이 보였는데 기합을 다지고 계셨다.

''귀여우셔라-.''

다시 앞을 보신 칼리 선생님은 기운차게 외치셨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계속 봐왔던 모두들 안녕~난 칼리 에버튼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해요~."

몇몇은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숙였다.
앞선 마법시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자자, 새로 온 사람도 있으니 오리엔테이션을 할까요~."

선생님이 책상위를 만지작 거리자 홀로그램이 비추어졌다.
선생님은 분필을 잡고 칠판에 뭔가를 쓰시기 시작했다.

"자, 일단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복습의 의미로, 새로 온 사람들은 연금의 의미를 알아봅시다~."

음, 연금의 의미인가...
보통 연금이라고 하면 사물 등을 같은 질량의 무언가로 바꾸는것이 연금이다.
예를 들자면 돌에 철이 섞여있는 것을 분리할 수도 있고, 10g정도의 철조각을 10g의 철 한 덩이로 만들 수도 있다.
연금은 각각 세계관에 따라 달랐는데, 과연 이곳의 연금은 무엇일까?

"일단 연금의 기본적인 정의를 알려드릴께요~."

연금이란, 마법적 변화를 가하지 않고 순수 인간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연금의 기본 목적은 실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하는것.
연금을 할 때는 인간의 윤리의 어긋나는 짓 또한 불가한다.

"보통 연금하면 막 말도 안되는 재료를 넣어서 금을 만든다! 이런 이미지인데,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고요?"

오늘의 수업은 포션 만들기였다.
선생님은 나중에 입학 시험이 포션 만들기라고 하셨는데, 포션 만들기가 일단 숙련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또, 창의성도 보신다고 하였다.

"자신의 생각을 첨가해서 새로운 포션이나, 기존의 포션을 개량하는 겁니다.
이건 보너스 점수에 가까우니, 해야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이번 시간에 만드는 것은 회복 포션이였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마력 포션이였지만.
선생님 왈, 아무리 포션이 숙련도를 쌓기 쉽다고 해도 막 순식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그러니 처음 수업을 받는 사람들은 가장 만들기 쉬운 마력포션부터 만든다고 하셨다.

"자자, 얼른 만드세요,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고요? 오늘은 신입생을 지도해야하니 질문은 나중에 받도록 하죠."

마력 포션을 만드는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먼저 마력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마력초를 물에 푹 끓인다.
그리고 작은 병에 마력초의 뿌리를 잘라 넣고, 마력이 사람몸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약을 3방울 넣는다.
그리고 물을 입구에서 좀 남겨놓고 채운다음 잘 흔든다.
그리고 순간 열을 내어주는 화염의 씨앗을 아주 작게 잘라 떨어뜨린다.
완성!

''나열하기만 하면 쉬워보이는데...''

마력초를 끓일 때에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줘야 한다.
그리고 작은 병에 물을 담을 때는 꼭 적당한 비율로 맞추어야한다.
마력이 물에 잘 스며들기 위함인데, 농도를 조절 못하면 마력이 진해지기 때문이다.

"자자, 얼른 해보세요.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구요?"

일단 선생님의 말대로 마력초를 둥그런 병에 담고 물을 부어 끓였다.
온도는 약 36도. 이유는 우리의 몸에 들어갈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우리몸과 비슷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끓이는 시간은 5분정도. 끓이고 난 다음 남은 물은 작은 병에 채워 넣고, 마력초의 뿌리를 잘라서 넣는다.
다음에는 끓인 물을 넣는데, 마력초 뿌리의 양에 따라 조절해서 넣는다.
내가 넣은 뿌리는 3뿌리. 넣는 물은 5분의 4정도.
약을 3방울 떨어뜨린다음...

"그리고..."

흔들어 줍시다! 쉐킷쉐킷.
흥나게 흔들고 싶지만 여기는 학교.
하는 순간 인싸가 될게 뻔하기에 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화염의 씨앗을 작게 잘라 떨어뜨린다.
씨앗이 물에 닿자 씨앗은 순식간에 녹더니 사라져버렸다.
완성된 포션은 흔히 우리가 보는 파란색이 아닌, 약간 불투명한 물이였다.
완성한건가...?

"선생님, 다 완성했습니다."

"슬슬 완성했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어디..."

선생님은 포션을 살짝 보더니 뚜껑을 열고 새끼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맛보셨다.
그리고 표정이 좀 변하시더니, 나에게 건네셨다.

"먹어보렴."

"네?"

"자기가 만든거야, 그리고 마셔도 괜찮으니까 마시렴."

선생님이 그말을 하신 순간, 난 다음이 예상됬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마신 순간, 나는 의아해했다.

"....?"

"아무맛도 안나지?"

"네..."

"가끔 엄청나게 쓰거나 이상한 맛이 난다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거든."

"아..."

딱 나잖아.

"그 포션 자체는 완성된 거지만, 완성도는 그렇게 높지 않아."

음, 나누자면 최하급 마나 포션이란건가?
하긴, 마셨을 때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었다.

"이런건 계속 만들어봐야 하는 거란다. 너만의 조합식을 찾아보렴."

선생님은 내 책상을 가리키셨다.
아직 마력초는 7뿌리정도가 남아있었다.

"남은 시간은 약 30분정도...충분하겠네."

"네."

선생님이 멀어지시고 나는 다시 준비를 했다.
준비하는 동안 선생님을 보았는데, 우리들이 질문을 하면 성실히 답해주시고 계셨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며 우리들을 봐주고 계셨는데, 역시 선생님은 저래야한다.

"그래도 이게 조합하고 연구하는 맛이구나."

이런 포션을 만들면서 처음에 연구하는 맛을 들이려고 한것 같다.
온도는 어느정도로 맞추어야하는가, 불의 씨앗은 어느정도 크기로 잘라야하는가 등등.
스스로의 탐구심과 호기심을 이끌어 내어 연금의 재미를 보여주는 방식은 확실히 효과적이다.

"린, 나 다 만들었어!"

마침 옆에서 에리카가 포션을 완성한 참이였다.

"그래? 어디..."

''어차피 에리카도 완성도가 낮겠지'' 라고 생각하며 한모금 마시는 순간, 난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어때? 린?"

내가 만든 포션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 내 몸에 흘러들어왔다.
조금 쓴맛이 느껴지지만, 좀 작은 청량감이 내 몸을 감쌌기 때문이다.
좀 미지근한 사이다를 마시는 느낌?

"잘 만들어진 것 같아."

"....!"

"이번에는 좀 바꾸어서 해봐, 더 잘만들어질지도 몰라."

"응!"

에리카가 다시 포션만들기에 들어가고 난 생각을 조금 정리했다.
에리카는 분명 세계관설명에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해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관 설명은 과거의 줄거리를 요약한 것, 그렇다면 크게 활약하지 않는 이상 나올리가 없다.
나와봤자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라던가 이 나라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정도.
그렇다면 지니나 알데, 핀만 나온다는게 이해된다.

"역시 에리카는 연금쪽으로 크게 될 사람인가..."

사심이 안 들어가진 않았고, 한 70%정도 조오오금 사심이 들어갔지만.
아직은 모른다. 어차피 연금에 재능이 있던 없던 에리카는 사랑스러운 아이다.
많이 귀여워해주는게 좋은거다.

"좋아, 나도 다시 만들어볼까...."

남은 뿌리로 마나포션을 4개정도 더 만들었지만, 좀더 마나가 아주 조금 느껴지는 것 빼고는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에리카는 그 뒤로 마나포션을 더 만들었는데, 만들때마다 발전되서 놀랐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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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26 19:04 | 조회 : 1,08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시험기간이 다가와 많이 늦어졌습니다. 뭐, 어차피 시험결과는 예상은 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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