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화 학교생활(2)

8-2화 학교생활!(2)

순간, 반 선생님의 주위로 바람이 불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마법을 쓸 때는 마력을 쓴다."

그리고 선생님은 주문을 외우셨다.

"In fulgur, et ledo."

그러자 선생님 앞으로 굉음이 울리며 섬광이 일었다.
반 선생님에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강단에는 그을음이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마법을 쓸 때는 마력의 흐름이 달라진다."

선생님이 가볍게 지팡이를 휘젓자 이번에는 공기의 색깔이 달라졌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보던 풍경.'

집중을 하면 보이던 마력들.
그런 마력의 흐름들을 선생님은 모두가 볼 수 있게 했다.

"자, 다시 한번. In fulgur, et ledo."

그러자 이번에는 흐름이 달라지더니 마력이 매섭게 선생님의 몸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이건 너네들 보여주려고 일부러 느리게 하는거다. 잘봐라."

그리고 선생님이 지팡이를 위로 들었다가 아래로 내리자, 그을음이 있던 자리에서 마력이 솟구쳤다.
그리고 섬광과 함께 굉음이 일었다.

"봤나."

반 선생님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시고 다시 말하셨다.

"원래 우리가 마법을 쓸 때 주문을 외우는 것은 흐름을 만들기 위함이다."

옛날, 주문이란게 없던 시절. 위대한 마법사들은 마법사들이 쉽게 마법을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해 내었다. 그들의 마력으로 공기중의 마력의 흐름을 만들 수 있게 했다.
그것이 바로 주문.

"보통 우리가 주문을 외우는 건, 주문 없이는 흐름을 움직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마법을 쓴다는 것은 정체되어 있는 연못에 길을 파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과 같다.
바람이 불때 바람의 흐름을 바꾸는 것과 같다.

"그래서 주문을 쓸 수 없게 되거나, 입을 막히면 대부분의 마법사는 무력화 된다. 이게 공식이지."

방금 선생님은 대부분의 마법사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나오는 것은.

"본디 마법이란."

일순간, 선생님의 주위가 고요해졌다.
아니, 이곳 전체가 고요해졌다.
모두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주위에 모여든 마력의 흐름을.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 같이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마력의 흐름을 움직이는 것."

마치 토네이도처럼 선생님의 주위를 돌기 시작한 마력의 흐름은, 매우 두껍고, 거대했다.

"그렇다면, 주문없이도 마법을 쓰는 것이 진정한 마법사다."

선생님이 손을 천천히 들었다.
모두가 선생님을 주목하고 있었다.
손짓 하나하나에 모두가 홀린 듯.
그리고 선생님이 주먹을 쥐자, 선생님을 감싸고 있던 마력이 전부 위로 솟구치더니, '텅'하는 소리를 내며 주위로 방출되었다.

"그리고 너네가 배울건, 이걸 좀더 쉽게 하는거다."

그리고 눈이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쳤지만, 선생님은 분명 기후를 조작했다.

"정말 미쳤네..."

옆에서는 제레미가 침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후를 조작하는 마법은 분명, 상위 마법 중에서 가장 높은 마법 중 하나니까.

"뭐냐, 평소에는 떠들석 했잖냐, 말 좀 해봐라."

하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 거대한 마력에 압도되어서.
그리고 한 명, 누구보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그 마법은 뭔가요."

"....이제 좀 마법사 다운 녀석이 왔군."

지니는 평소와 똑같이 무표정하게, 손을 들고 있었다.
선생님은 좀 찡그린, 귀찮은 표정으로 말하셨다.

"야, 이놈들아. 얼마 안된 신입도 이렇게 질문하는데, 너희는 뭐냐."

선생님은 한숨을 쉬시더니 말하셨다.

"잘 들어라. 우리가 흔히....는 아니고, 가끔쓰는 신체형 보호막 말이다."

신체형 보호막은 일반 보호막과 달리 몸에 장착되는 마법이다.
일반 보호막 마법은 시전자를 중심으로 원 모양으로 퍼지는 보호막이라면, 장착형은 시전자의 몸에 맞게 보호막이 형성된다.
예를 들자면 비올 때 입는 비옷처럼 몸을 가려주는 것이다.
보통 그런 마법은 실용성은 더 좋지만, 마력이 더 심하게 들어 잘 쓰지 않는다.

"우리는 바보 같이 흐름만 움직이면 되는 걸, 흐름을 움직이는 주문을 말하며 낭비하고 있다."

만약 10정도의 마력이 A에게 있다고 치자.
A가 파이어볼이라는 마법을 쓸 때, 마력의 흐름만 직접 움직이면 3의 마력이 든다.
하지만 주문을 외우면 5의 마력이 든다.

"내가 알려줄건 이거다."

선생님이 손을 살짝 휘젓자 선생님의 윤곽에 파란 장막 같은게 씌워졌다.
아까 선생님이 말하셨던 신체형 보호막.

"신체형 보호막을 이루는 마력의 흐름은 너희의 몸에 달라붙어 있다.
이정도면 뭔 뜻인지 알겠지?"

'마력의 흐름에 익숙해질수 있다....!'

마력의 흐름에 익숙해지고 마력의 흐름을 움직이는 법을 연습하는 것.
확실히 알기 쉬운 방법이지만.

"선생님, 그거는 어지간한 천재가 아니고서야 못합니다!"

어느 남자애가 일어나서 항의를 했다.
그러자 주변도 동조하여 불만을 표출해냈다.
하지만, 선생님의 표정은 시큰둥했다.

"당연히 해야되지. 여긴 유드그라실이다.
실력이 안되면 되게해라. 안된다고 징징거리다간 뒤쳐진다."

선생님의 팩폭에 순식간에 다시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깨뜨린것은.

"이런 식입니까, 선생님."

역시 지니였다. 유드그라실에서 나온 천재 대마법사답게 벌써 감을 잡고 있다.
이런 개사기캐 같으니!

"뭐, 그렇게 연습해라."

집중해서 지니를 보자 지니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의 마력의 흐름이 느려졌다가 빨라지고 있었다.
아, 왜 저것이 어렵냐하면 일단 마력의 흐름을 눈치채는게 어렵다.
나중에 지니말에 의하면 너무 주문을 쓰는거에 익숙해져서 흐름을 느끼는 법을 까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저 흐름을 느끼게 됬다고 해도 움직이는게 어렵고, 또 함부로 움직이면,

'몸에 심각한 부담이 오지..'

그렇기 때문에 벌써 저걸 해내는 지니가 천재인거다.

'그러고보니 나도 했었었지..'

워낙 의식없이 해서 깜빡했지만 나도 마차에서 마력의 흐름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에리카와 함께 교실에 올때도.
이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 완전 기만자잖아...?

"자, 모두 연습해봐라."

그렇게 말하고 반 선생님은 의자에 몸을 묻으셨다.
그리고 잠시 뒤, 한 남자애가 벌떡 일어섰다.

"잠깐만요, 또 그러고 땡땡이 치실려고!"

"아앗, 너무 자연스럽게 넘어가다보니 그렇잖아!"

다른 아이들의 반응으로 봐서는 반 선생님은 이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닌것 같다.
그럼에도 그가 짤리지 않은건 반 선생님의 실력 때문이겠지.

"왜, 뭐, 내 맘이야. 솔직히 이것만으로도 오늘 수업은 충분하다."

반 선생님의 말에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이 내용은 충분히 이 1시간을 보내기에는 매우 좋았다.

"혹시 이거 모두가 아는 내용인가요?"

"알 사람은."

순간 교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모두 가운데 넓은 공간으로 가 주문을 영창했다.
내 옆에 앉아있던 제레미도 주문을 영창하고 있었다.

"다들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생각해 봐. 반 쌤이 '알 사람은.' 이라고 하셨지."

"응."

"그렇다면 그 외에는 알지 못한다는 거지?"

"그렇지."

"그럼 여기서 알만 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

내가 깨달은 표정을 짓자 제레미는 피식 웃고는 주문을 마저 영창했다.
내가 선생님을 만난지 얼마 안됬지만 선생님은 귀찮은 걸 매우 극도로 싫어하신다.
보통 이런 발견은 공식 발표를 하는데 선생님은 아마 귀찮아서 안 한다고 하겠지.
그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아예 안할 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선생님의 변명거리라던가 수업 땡땡이용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거 알려줄테니까 연습해라, 식으로.
이걸 들은 사람들은 필시 아무에게 알려주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이 내용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으니까.

"흐으음..."

의자에서 일어나자 몇몇이 날 쳐다보긴 했지만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천천히 반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홀로그램이 있는 이유는 교실이 너무 넓기 때문이지 선생님에게 다가가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반 선생님."

나지막히 선생님을 부르자 선생님은 눈을 조금 뜨시고 날 바라보셨다.

"질문이 있습니다."

"뭐냐, 간략하게 말해봐."

"이걸 한다고 해서 실제로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됩니까."

나의 질문에 선생님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으셨다.

"잘 짚었다. 그래봤자 1%니까."

이 많은 인원에 단 1%.
순간, 머리가 아파왔다.
우리 학교도 그랬다. 전교생 중 단 1%만이 앨리트 교육을 받았다.
특별대우를 했다. 아무도 뭐라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곳 전체에 1%다."

"...안되는 걸 알면서 이걸 가르쳐 주셨나요."

"사람에게는 희망이 필요해. 그리고 말이다."

알고 있긴 하다.

"아무리 불합리해도 거기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거다.
그리고 이건 재능의 문제다."

"그럼 언질이라도-"

"그럼 넌 다른 사람에게 이건 1%만 할 수 있어서 당신은 거의 안되겠지만 해보세요라고 말하나?"

"...아뇨."

나는 고개를 숙이고선 자리에 돌아왔다.
선생님과 대화했을 때 괜히 감정이 동요했다.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다.
전생의 기억과 연관되면 잘 되는 일이 없다.

"나도 연습해야겠다.."

집중을 하자 다시금 청량감이 날 감싸며, 푸른 기류가 보였다.
남은 시간 동안, 나는 그 청량감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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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09 16:48 | 조회 : 1,040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모의고사 보신 모든 분들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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