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예비반

4화-예비반

"미친...."

곧바로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어버리는 율리우스를 보며 난 침음을 흘렸다.
아니, 그걸 곧바로 실행해버리네? 인생 2회차세요? 왜 그리 자신감이 넘쳐?
그야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평범하지 않겠지만...저런 행동파는 사양인데 말이지...

"저 사람은 누구지...?"

"멍청아! 딱 보면 귀족이잖아!"

"저 분은....율리우스가의 자제로군요."

"귀족이 품위없게 저런 행동이라니...무슨 생각일까요?"

"단순하게 그냥 들어가고 싶었던것 아닌지?"

아니, 그러기에는 너무 폼잡고 열었잖아!
여기서는 그 행동이 그냥 보통인가? 하....
난 잠시 율리우스가 쳐다본 나머지 2명을 찾기 시작했다.

"찾았다."

둘다 귀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확실히 다른 귀족과 품행이 달랐다.
다른 귀족들이 율리우스를 평가하고 있었다면 그 둘의 눈빛은 진지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 단순한 문을 여는 동작으로 추론하기는 어려워.
그렇다면 제3자의 시선에서 봤을 땐 아마 문을 여는 그 자체.
율리우스가 눈여겨봤다면 그 둘도 비슷한 성향일거야. 그렇다면 이 상황에 불만을 품고 있겠고.
그렇다면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이 상황에서 율리우스가 나감으로서 둘에게 호감을 산건가.
게다가 그 둘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지닌 다른 귀족들도.
율리우스, 이 무서운 자식!'

내가 추리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이 외에는 다른 의도를 찾지 못했다. 무슨 마법사도 아니고, 사람의 의도를 어떻게 정확히 알겠는가?
문이 열리자 슬슬 귀족들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일단 들어가자...'

힐을 신고 있었더니 발목이 아프다...어서 아무데나 앉고 싶었다.
솔직히 그냥 지금 아무데나 앉고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무슨 강당이 이렇게 고급스러워?'

초,중,고 때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 모였던 강당은 명함도 못 내밀정도로 고급진 인테리어였다.
게다가 이 나무 자체가 세계수이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학교니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겠지.
정말 미친 학교다.
중앙에는 의자들이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 전부 쿠션이 달려있는 의자였다.
팔걸이까진 없어도 쿠션이면 충분한 사치였다.

"우와...이것봐봐...! 완전 부드럽잖아!"

"그러게, 이런거 처음이야..."

"이런 의자라니...유드그라실도 별거 없네요."

"적어도 샤르넬 정도는 되야 의자라고 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평민층과 귀족층의 반응이 확실히 다르다.
정말 저 귀족들의 나라가 걱정된다. 저런 머리를 갖고도 나라가 잘 굴러가나?
잠깐 앉아 있는 의자로는 저걸로도 충분한데 말이지.
진심으로 율리우스의 말에 동감하기 시작했다.

"읏챠..."

귀족의 파벌이 완전 모여있는 곳을 피해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잠깐 멍을 때리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를 건드렸다.

"누구....아."

"린...!"

뒤를 돌아보니 지니와 핀, 알데하이트가 서 있었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고 몇분 뒤, 한 여자가 나와서 혹시 시종인데 입학하시는 분 나오십시오-
해서 나왔더니 원래는 다같이 들어가는건데 직위 때문에 놓치는 일이 발생해서 재확인하는거라고 했다.

"그럼 입학 못할 뻔 한거야...?"

"일주일은...?"

주위를 돌아보니 정말 시종인것 같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하긴, 그렇게 신분제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는데...이건 우리들이 어쩔수 없었네...
나도 인식하지 못하고 시종반은 따로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 일단 어서 앉아."

"응."

어느덧 학생들이 전부 앉고 나서 몇 분정도 뒤에, 누군가 단상으로 걸어올라왔다.
수군거리던 사람들이 단숨에 조용해졌다.

"어머, 미남이네요."

"잘생겼군....."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잘생긴 미남.
그는 낙엽같은 색깔의 로브와 검정 정장을 입고 단상위에 섰다.
그의 귀에는 인간의 귀가 아닌 뾰족한 귀가 달려있었다.

'유드그라실에서 단상에 설 정도의 사람중 인간이 아닌자....그런 사람은 게임을 통틀어 단 한명이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고운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예비반 입학생 여러분. 저는 유드그라실의 교장인 칸델레스 머언 치이긴입니다."

순간, 강당에 정적이 찾아왔다.
칸델레스 머언 치이긴, 엘프이면서 현재 대륙에서 가장 강한 남자.
그의 마법은 땅을 가르고 하늘을 찢는다 하였다.
그래, 물리적으로.

"자, 그럼 이제부터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난 교장에게서 눈을 땔 수 없었다.
그는 보기 흉할 만큼 우락부락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면서부터 퍼트린 강자의 오라가 모두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래, 그는 대마법(물리)사였다.

"먼저 앞으로 여러분이 주의해야할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예비반의 교칙은 본반과 같습니다.
규칙내용은 각자 따로 배부 될 터이니 숙지해 주시길.
그리고 이곳에서는 각자 이 배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교장이 배지를 꺼내들었다.
조그마하고 녹색의 보석이 박혀있는게 그냥 평범한 보석처럼 보였다.

"이 배지는 여러분의 신상을 기록하여 저장하고 있는 마도구입니다.
여러분의 마력과 공명하여 마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부숴질시 학생에 안전에 위험이 왔다는 신호가 발산됩니다.
또 이 배지는 출입증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거 완전 휴대용 발신기 잖아?
이런거 비싸겠지...?

"자, 일단은 여러분은 이번 학기 말에 본반으로 가는 시험을 보시게 될겁니다.
늦게 들어왔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적용합니다.
총 3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는 과제를 수행하는 평가.
이 평가는 어쩔 수 없는 격차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다음으로는 예비반에서 본반으로 올라가는 시험.
이 시험은 처음 들어오는 사람이더라도 통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놨습니다.
마지막으로 입학시험.
이 두개 전부 통과를 못 했을 시에는 마지막으로 이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이 시험은 다른 시험과 달리 재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다른 시험보다 더 쉽기도 하며, 어렵기도 하죠."

음....확실히 널널한 기준이네.
수행평가야 어쩔 수 없으니, 다른걸로 기회를 주고, 거기서 또 불만이 안나오게 평가를 하나 더 하는건가.

"하지만 여러분, 평가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교사들이 상의해서 알맞게 난이도를 조절하시겠지만 기본적으로도 어렵습니다.
상황에 따른 상황판단력, 마법 컨트롤, 지식, 등등 여러가지를 시험할테니까요."

칸델레스는 말을 멈추고 잠시 좌석을 둘러보더니 빙긋 웃으며 말을 마무리 했다.

"그럼 여러분, 앞으로 본반 시험까지 2달 남았습니다.
모두, 힘내주시길.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교장이 단 아래로 내려가자 그제야 연설 내내 나를 짓누르고 있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후우....저게 인간이야? 아니, 엘프지....보통 엘프는 마법쪽이라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게임에선 교장이 나오긴 했었는데 이런 쪽은 아니였다고!
이 망할 운영진들....깜짝 놀랐잖아....

"아아, 그럼 지금부터 반을 나누어주길 바랍니다."

머리를 뒤로 한데 묶어놓은 중년의 남자가 강당 위로 올라와 반을 나누기 시작했다.
왼쪽은 검술학부, 오른쪽은 마법학부였는데 난 당연히 오른쪽으로 갔다.
몸을 움직이는 거에는 자신이 없고, 그나마 가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마차에서 연습하고 왔다!'

마차에서 연습한것 같고는 얼마되지는 않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때보단 낫다.
전부 나뉜것 같자 중년의 남성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더니 다른 남자에게 눈짓을 했다.

"그럼 지금부터 각각 따로 이송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그쪽 사람에게 들으시길 바랍니다."

이송? 우리를?
내가 의문을 품을새도 없이 내 시야가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너무 순식간이라 신기해할 틈도 없다...'

역시 유드그라실답게 매우 발달된 마법이였다.(짝짝짝)
생각으로만 마법에 대해 칭찬하며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까보다는 작지만...그래도 여전히 큰 홀.

"안녕하십니까, 전 여러분들의 안내를 맡게된 라이나 리벨이라고 합니다."

웅성거리는 우리를 침묵시킨 것은 한 마디의 말이였다.
흰색 로브에 파란 장식이 어우러져 있고, 머리를 한데 묶은 황금발이 어울리는 지적인 여성이였다.
리벨의 말에는 뭔가 무시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우리를 침묵시키게 했다.

'여기 사람들 전부 무서워...'

유드그라실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죄다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저마다 꼭 특이한 점이 있거나 어디 나사가 하나 빠진 자들밖에 없다.
유드그라실이니까 그런 사람정도는 있다고 생각해도 이런 사람들은 상대하기 힘들다.
그래도 다행히 리벨은 그런 부류는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이미지로 봐서는 기숙사 사감선생님?

"그리고 이 기숙사를 맡고 있는 사감이기도 합니다."

어머머, 나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앞으로 여러분은 이곳에서 지내시게 될겁니다.
이곳에서는 몇가지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리벨은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첫째, 이 기숙사에는 무조건 10시 전까지 들어올 것.
둘째, 기숙사안에서 소란은 금지합니다. 이 경우는 따로 설명하죠.
셋째, 기숙사 안 물품들이 파손될시 당사자 책임.
넷째, 기숙사 안에서는 제 말이 곧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교칙에도 적혀있는 것이지만 중요하니 한번더 설명하겠습니다.
유드그라실에서는 신분의 귀천이 없습니다.

"이상입니다."

참고로 우리 말고도 예비반이 따로 또 온다고 했다.
즉, 이곳에 모였던게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다.
진짜 엄청나게 거대하구나...

"그럼 오늘 안에 교과서와 교복을 모두 소지하시고, 학교 안의 구조를 대충은 이해해두시길.
교복과 교과서는 개인실에 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리벨 선생님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리벨 선생님의 마지막 말은 아까와 똑같은 뭔가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말들은 꽤 심각한 의미를 품고 있다.

"아, 이게 내 방 번호인가...."

리벨 선생님이 어디론가 가시고 다른 사람들이 나눠준 열쇠에는 번호가 적혀있었다.

'404라....'

마치 어떤 시스템 코드가 떠오르는 번호였다.
마침 홀에는 기숙사의 구조가 그려져 있는 그림판이 있어 거기서 찾을 수 있었다.

'으엑, 4층....'

공교롭게도 내 방은 4층이였다.
크으....원래 세계에서도 교실이 4층이여서 4층까지 올라갔었는데....!

".....후우...도착!"

다행히 기숙사는 계단이 아닌 우리가 지하 주차장에서 보는 것 처럼 빙글빙글 올라가는 구조여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좀 많이 걸었지만! 많이 걸었지만! 중요하니 두번!

"좋아...."

404호실 앞에 도착해 심호흡을 하고 방문을 열으니 내 입에서는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평범해...!"

침대 두개와 방 양쪽으로 각각 책상이 하나씩, 그리고 금고로 보이는 것? 두개와 거울, 그리고 무려 화장실이 딸려있었다.

'무려 대한민국 원룸...은 아니지만 초호화 원룸!'

책상도 좋은 목재를 썼는지 반들반들했고, 침대도 적당히 푹신한게 감촉이 좋았다.
이래서 리벨 선생님이 물품파손은 개인이 배상하라고 규칙을 정했구나...
아무리 유드그라실이라고 해도 이런 가구들이 부숴질 때마다 변상할 수는 없다.
하물며 아직 입학도 안한 예비반이다. 유드그라실 측도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한거겠지....

"교복은....예뻐!"

짐을 정리하고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교복을 확인해보니 단출한 베이지색이 바탕으로 되어있는 교복이였다.
교복을 입어보니 좀 헐렁했는데 갑자기 옷이 내 몸에 맞게 줄어들었다.
마법 대단해!

"저어...여기가 404호 맞나요....?"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서 가져온 액세서리 몇개를 비교해 보는데 열중한 나머지 누군가 들어온것도 잊고 있었다.
난 깜짝 놀랐지만 서둘러 옷매무새를 단정히하고 우아하게 돌아보았다.

"누구신지요?"

"아, 아, 저는 그...여기 머물게 된....에리카라고 합니다...."

뭐냐, 이 귀여운 생물체는....!
푹신푹신해보이는 분홍머리, 찹살떡 같이 말랑말랑한 볼.
이건....인간이 아니다!

"으....아...."

".....엇!"

난 황급히 에리카의 볼을 잡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어느새 손이 가있다니....무서운 생물체로군...!

"흠흠..미안해요. 전 린 아그네스 리그렛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자...잘 부탁드려요..."

치마를 잡고 살짝 인사하자 에리카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저것도 귀엽다! 게임에서 너에 대한 묘사는 없었는데 말이지!
그러고보면 게임 속 중요한 인물로는 나오지 않았지...
이렇게 귀여운 애가 나오지 않다니, 불공평해!

"저어....그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앗, 그래. 여기선 호칭 정리를 해야겠지.
그럼 당연히....

"린이라고 부르렴."

"네? 그래도 되나요...? 전...평민인데...귀족분에게..."

"여기서는 들은 것처럼 신분의 격차가 없는 평등한 곳이야.
그런 이곳에서 존대를 쓰면 않되겠지?"

내 말에 에리카의 얼굴이 밝아지더니 환하게 웃었다.
으윽....빛난다!

"그...그럼 우리 친구인 거죠-아니, 친구인거지...?"

"응? 그러네. 친구네."

친구라는 대답을 하자 에리카는 야호!하며 첫 친구라며 기뻐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여기서는 에리카가 첫 친구네.
율리우스는....친구라 하기엔 애매하고...

"나도 네가 첫 친구야, 앞으로 잘 지내자."

"....응!"

내가 손을 내밀자 에리카는 내 손을 잡고 방방 뛰었다.
이 아이...정말 천연이다! 정말 순수해! 속세에 찌든 나와 정반대의 인물이다.

"그러고보니....뭔갈 잊고 있었던 것 같기도...."

뭐였지...? 에리카를 보고 있자니 다른 걸 잊어 버렸어....으음...

"음....린은 일단 귀족인거지...?"

"아, 맞아."

"그럼....매일 하인들한테 시중받겠다! 귀족가에서 시중 받아보는게 꿈인데~"

하인...? 하인....하인!
맞아, 그 셋! 워낙 순식간에 이동해서 까먹고 있었다!
지도가...지도가아...아, 여기있다.
지도는 작게 수첩처럼 접혀있었다.

"음, 에리카, 난 잠시 나갔다와야 할것 같아."

"그래...?"

"응, 이따봐~"

에리카에게 나간다는 말을 하고 난 지도를 챙겨서 방에서 나왔다.
어차피 오늘은 자유니까 찾아다니면서 외워야겠다...
목표도 정해졌겠다, 출발!

"그런데 진짜 넓네..."

유드그라실은 크게 5개의 구역으로 나눌 수 있었다.
4학년들의 교실이면서 교수들의 숙소, 강연을 하는 본관,
우리같은 예비생들이 머무르고 수업을 듣는 북동쪽 구역,
1학년이 머무르고 수업을 듣는 남동쪽 구역,
2학년이 머무르고 수업을 듣는 남서쪽 구역,
3학년이 머무르고 수업을 듣는 북서쪽 구역,
그리고 구역 안에는 운동장이라던지 여러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른바 자급자족이란 것이다.

"하긴 그냥 국가 수준인데 그런 건 해결해야지...."

북동쪽 구역도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일단 검술반과 마법반 이 두가지가 대표적으로 동쪽과 서쪽에 있고,
나머지 시설들은 북쪽과 남쪽에 분포해 있다.

"동쪽...."

유드그라실 안에는 이동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각각 특정한 위치에 텔레포트 마법진을 설치해 두었다.
그래서 가려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마법진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아름다워..."

카운터를 지나 기숙사에서 나오니 다시금 유드그라실의 경치가 펼쳐졌다.
마법사들이 날아다니고, 신기한 동물들과 동물들의 귀나 꼬리를 달고있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면 여기가 정말 판타지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한다.
응? 잠만, 어엇?! 수인이라고?
분명 오면서는 보지 못했는데...그나저나 수인이라니...!

'정석적인 판타지 요소...!'

보통 수인이나 아인이라면 보통 인간에게 배척 받는다.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인간도 있지만 인간보다 신체능력이 뛰어나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것이다.
뭐가 되었던 자신들과 다르면 경계하는 것이 보통이니까.

"여기서도 똑같은 걸까...."

예비반에도 수인이 있으려나...있으면 친하게 지내고 싶다.

"동쪽 기숙사 텔레포트 마법진이...."

텔레포트 마법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지도에 있는대로 건물안에 들어가니 의외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나왔다.

"아무것도 없어...."

단지 중앙에 마법진이 하나 놓여있고, 옆에는 팻말이 세워져 있을 뿐이였다.
'배지를 잡고 원하는 곳을 말하시며 마력을 불어넣으시면 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뭔가 불친절하면서도 친절하달까...그보다 이거 마력 못쓰는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거지...

'예비반 동쪽 기숙사'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하며 마력을 불어넣었더니 마법진이 환해지며 주위가 밝아졌다.
그리고 눈이 부실정도로 빛이 나오더니 이내 픽하고 꺼져버렸다.

"....? 다 된건가...?"

클라이맥스에 다가가다가 갑자기 종료되어 버린 영화처럼 생애 첫 텔레포트는 나에게 여운만 남겼다.
뭐 텔레포트가 그냥 이동하는거니까 별 기대는 안했지만...

"확실히 동쪽으로 이동한거 맞구나."

텔레포트용 건물에서 나오니 서쪽하고 다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있었다.

"여기도 기숙사는 디자인이 똑같구나..."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있는 기숙사와 똑같은 구조가 눈에 보였다.
그러고보니 어디있는지 모르는데....주위를 둘러보다 마침 카운터가 보여 그쪽으로 다가갔다.
내가 다가가자 카운터에 있던 남성이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너 올라가기 전에 잠깐, 너 마법쪽 애인것 같은데."

"네, 맞습니다."

부스스한 곱슬머리에 다크서클이 베어있는 남자는 몸을 굽혀 부스럭 거리더니 무언가를 꺼내놓았다.
아, 출입기록인가보구나.

"여기다가 이름하고 기숙사 이름 적고, 목적을 적으면 돼."

요구사항을 다 적자 남자는 잠시 살펴보더니 그대로 물었다.

"누구 만나러 가는데?"

"핀, 지니, 알데하이트 이 셋입니다."

"아, 걔네구나. 걔네는 각각 201, 196, 407이다."

"....?!"

"왜?"

난 잠시 경악했다. 아무리 적어도 그 많던 인원 중 그 3명의 숙소번호를 기억한다고?
이 아저씨 대단한데...?

"그럼 다른 사람 것도 다 기억해요?"

"당연한걸 묻냐."

이사람...굉장한걸 당연한 듯이 말하고 있다...!
이 아저씨는 나중에 엄청 중요한 인물이 될 것같은 기분...!

"부르려고?"

"네."

남자는 둥그런 구체에 잠시 마력을 흘려보내더니 곧 올거라고 했다.
뭘 했냐고 물어보니 배지로 호출했다는 것이였다.
교칙에도 이렇게 쓰여있었다.
배지가 작게 진동하면 기숙사 사감의 호출신호, 좀 많이 진동하면, 학교 교수의 호출, 매우 크게 진동하면 교장의 호출이다.
거기서 진동 시 색깔이다 소리에 따라 또 달라진다고 했다.

"감사합니다."

"그래."

저 아저씨는 인맥을 쌓아두면 100% 도움이 될 아저씨다.
그러니 여기서 조금이라도 쌓아둬야겠다.

"저....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왜?"

"어....유드그라실의 선생님이시니까요?"

내 대답에 남자는 날 빤히 바라보더니 대답안하면 귀찮게 굴 것을 아는 듯 대답했다.

"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반 선생님."

"그래. 이제 볼일 봐라."

내가 적당한 자리에 앉자 반 선생님은 다시 하품을 늘어지게 하더니 이내 엎드렸다.
잠시 뒤, 지니와 핀, 알데하이트가 내려왔다.

"아, 왔구나."

손을 흔들자 세 명은 날 알아보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세 명 모두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확실히 옷걸이가 좋아도 아직 어려서 귀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제 미래에는 저 꼬꼬마들이 우월한 신장을 갖게 되겠지...'

아직은 도달하지 못한 먼 미래의 이야기.
지금은 현재에 집중할 시간이다.

"너희 짐은 다 풀었어?"

"네, 대충은."

"응, 다 풀었어."

"나도."

좋아, 그럼 결정됬네.
너희들에게 거부권은 없단다. 호호호호호.

"이제 유드그라실 둘러보러가자. 어차피 너희도 이곳 구조를 익혀야 할테고."

"네."

"알았어!"

"...갈게."

세 명 다 별 거부 없이 동의를 해주었으니...이제 본격 탐방 시작이다.
나는 세 명에게 밖에서는 나에게 존대를 하라고 주의를 준 후 기숙사 밖으로 나왔다.
탐방계획은 오른쪽인 남쪽구역으로 가서 시설들을 보고, 가운데를 통해 북쪽으로 갈 것이다.

"얼른 가자, 생각보다 넓어서 늦을 수도 있어."

"하하! 이제 친구인거다?!"

막 기숙사를 나섰을 무렵, 누군가의 거창한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이 익숙하고도, 뭔가 쓸데없이 미성인 목소리는....

"오?! 마침 다른 한명도 나타났네!"

"으엑."

나는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
분명, 저놈의 심리로 봤을 때는 내 싫은 표정 따윈 1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왜 그렇게 썩은 표정 하고 있어? 아, 여기는 내 새로운 친구, 데하카라고 해."

나와 똑같은 표정을 한채, 율리우스의 팔에 잡혀있는 적발의 소년은-
미래 제국의 황실 기사단의 단장, 프리드리히 데하카였다.

6
이번 화 신고 2019-06-18 22:39 | 조회 : 1,192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죄송합니다. 제가 코수술을 해서 한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거기다 시험기간이라....다시금 죄송하단 말씀올립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