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와서 미안

그러니까, 너무 걱정이 되어서 그래서 왔어

누구 얘기인지는 아마 알지 않을까

새피님, 당신을 걱정해서 왔어

일상을 보내는데 새피님이 문득 문득 떠오르더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까, 더 당신께 해줄 수 있는 말은 정말 없었나

생각하고 생각해봐도 답은 안 나오고

난 여전히 새피님을 걱정하고 있네

있잖아 나는 정말 많이 나아졌어

물론 아직도 우울한 나날이 있고

약을 안 먹은 날이면 감정기복도 심해지지

자해충동이 불쑥 이는 날도 있고

자해를 하지 못해 다른 대체방안을 찾느라 고생할 때도 있어

그럼에도 내 숨은 트여있어

나는 죽어가고 있지 않아

그래서 당신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 하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얘기를 들어주는 것뿐

그것 또한 당신이 찾아오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당신이 찾아와주길 바라고 있어

사소한 오지랖이야

인생을 아주 조금 더 오래 산

제 숨이 역겨워서 죽을 것 같았던

아는 언니의 오지랖 정도로 받아들여줘

새피님한테는 스스로가 그런 존재가 아니면 좋겠다

숨이 역겹고

하루하루에 환멸이 일어서

눈 앞에 보이는 창 밖으로 당장 몸을 던지지 못하는 자신의 한심함에

날서게 자신을 비웃는 나날이

새피님에게는 없었으면

이런 참견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정말 너무 걱정하고 있어

내가 새피님을 생각보다 많이 소중하게 여겼나봐

새피님의 오늘에, 내일에

그 어렵고도 힘들 하루하루에

행복과 평안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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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1-29 20:56 | 조회 : 894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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