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죽어버려

죽어

제발

죽어

왜 아직 살아있는 거야

왜 살아남은 거야

명(命)따위 바란 적 없었어

이미 막힌 지 오래인 숨이야

힘들어

역겨운 숨

나의 희생과

주변인의 희생으로

흐리게 이어나가고 있는

나와 내 소중한 이들을 짓밟은 숨

난 그게 너무 역겨워서 참을 수가 없어

우리의 희생으로 이곳에 서서

우리의 희생을 밟고

죽음을 탐하는 숨이

어찌 역겹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죽음을 탐하는 것은

그저 힘들어서

그 기저에 깔린 것이 나의 희생이라 하더라도

과거, 현재의 희생보다

지금의 고통이 더욱 시리게 다가와서

이런 멍청한 생각으로

숨을 쉬는 나는 숨이 앗아지기를 바란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짐승만도 못 하게

생(生)을 가진 자라면 누구도 하지 않을

죽음을 탐하는 짓을 한다

알고 있어?

'생'자를

쿼티 자판으로 치면

'tod'

독일어로 죽음이야

이러한 모순처럼

생을 쓰려고 해도 죽음이 써지는 모순처럼

나는 오늘도 죽음을 탐한다

그러니 이러너 아둔한 나에게

종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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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7-14 16:46 | 조회 : 504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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