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힘들어.

오늘 하루종일 남의 짜증을 들어주며 살았어.

성적을 위해 바쁘게 머리를 굴리고,

친구관계를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었어.

개중에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난 오늘 그 애를 위해 내 시간, 체력, 심력을 소모했어.

그 애는 셋 중 무엇하나 나에게 소모해주지 않는데.

있잖아, 난 너에게 대체 뭐야?

너의 시간에 맞춰 움직이고,

너의 짜증을 받아주며,

너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개?

너만 힘든거 아니라고.

너무 힘들어서 그분한테 전화를 걸었어.

근데 그분의 지친 목소리에,

깊은 한숨에,

난 그 분의 한탄을 들어주고,

달래주고 있었어.

정작 누구도 나는 달래주지 않는데.

아니, 내가 힘들다는 것도 모르겠지.

내가 그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위해,

필사적으로 힘든 걸 숨기고,

숨기고,

숨기니까.

거짓된 진실만을 보이니까.

근데 그거,

너무 힘들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

''''차에 치여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아무렇지 않게 들 정도로.

힘들어 죽겠는데 힘들다는 사람을 달래고,

괜찮지 않은데 괜찮아를 외치고,

가까스로 입꼬리를 당겨 웃는게,

웃는 거야?

그렇게 우는 듯, 웃는 듯,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있으면

얼마나 비참한데.

왜 아무도 내 웃음 밑에 깔린 울음을 알아봐주지 않아?

당신은 항상 얘기하셨죠.

내가 거짓말을 하면 다 티가 나니 하지말라고.

그렇다면 제발, 이 거짓말을 알아채줘.

내가 쓴,

이 금이 가 깨지고 있는,

만신창이가 되었음에도 꿋꿋히 자리를 유지하는 가면을 벗겨줘.

제발 한명이라도 내가 쓰고있는 가면을 눈치채 줘.

쉬어도 된다고, 가면을 벗어도 된다고 말해줘.

제발 누가 나좀 이 숨막히는 가면 밑에서,

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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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02 22:54 | 조회 : 1,150 목록
작가의 말
SSIqkf

너무 힘들어요. 매분매초 죽고싶다고 생각을 하고 자해가 하고싶어져요. 제발, 누가, 저좀,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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