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2


바닷속 손길조차 닿지않는 깊은 어둠속에는 어둠만이 있는게 아니다. 그곳엔 왜 가라앉아야하는지도 모르고 가라앉아야만했던 사람들만의 세상이 있다.

나는 거기 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내 자라온 여러 해를 회고하여보았다. 몽롱한 기억 속에서는 이렇다는 아무 제목도 불거져 나오지 않았다.

나는 또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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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위로 올라타 상의를 벗겼다. 차갑게 식어있던 몸이 상대적으로 따듯한 차 안의 온도와 맞닿게 되자 소름이 돋았다. 그와 동시에 한쪽 무릎으로 내 중심을 압박해왔다. 격한 움직임에 사슬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내 정신을 휘어잡기 시작했다.

"아읏"
"시선 똑바로 안하지."

가해져오는 압박에 인상을 찡그리며 그를 올려다봤다. 관계를 가질때마다 그는 항상 시선 맞추는걸 중요시했고 한쪽눈이 보이지않는 나는 그런 그의 지시를 따르기 힘들어했다.

직업상 짧은 시간안에 누군가를 찾아내어 특정 신체부위를 맞추기엔 최적화 되어있었지만 오랜시간 동안 한곳을 응시하기란 꽤나 힘든 일이었다.

그가 수줍게 드러난 유두를 가볍게 빨다가 혀로 빙글빙글 돌리며 애무해왔다.

예민한 유두는 금새 붉어지더니 봉긋 솟아올라와 꽤나 야한 형태를 띄었다. 타액으로 흠뻑 젖어 빛나고있는 유두를 그가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스치며 애태웠다. 밑으로 피가 몰려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가 어느정도 딱딱해진 유두를 강하게 튕기자 찌르릇 울리는 쾌감과 함께 공중에서 허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전체적으로 몸이 달아올라 숨이 가빠왔다. 그가 가슴을 강하게 쥐어왔다. 갑자기 느껴지는 강한 압력에 손이 움찔하며 들리자 그가 움직임을 멈춘뒤 손목을 강하게 잡아왔다.

"죽고싶어서 환장했지?"
"하아, 하.."

그와 시선을 맞추고있는 한쪽눈이 미세하게 떨렸다.

"힘들어.."

예민한 유두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애무 탓에 몽롱해진 정신은 뿌옇게 가라앉아 혼란한 상태였고, 임무를 막 끝내고 난 후라 그런지 정신적인 부분은 물론, 눈에 오는 피로도가 상당했다.

"그래 그럼 그만하자."

그가 손목을 놓아주며 쉽게 물러났다. 생각치도 못한 그의 모습에 놀라 몸을 일으켰다. 평온한 그의 얼굴과는 달리 내 심장은 전쟁이라도 난듯 두근거렸다. 그는 그렇게 쉽게 그만둘 사람이 아니었다.


"잘못 말한거야."
"힘들다는데 뭘 더 어떻게 하겠어. 그치?"
"안힘들다니까."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나의 눈물을 그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손으로 닦아주었다.

"지금은 좀 쉬어. 이따 회사가서 보지 뭐."
"똑바로 할게."
"도착하면 바로 지하로 내려가있어."
"싫어.."
"나는 잠깐 볼일이있어서 위에 올라갔다가 가지."

그의 발밑에 꿇어앉았다.
"잘못했어."
무릎 위에 올려져있는 손이 떨리고있었다. 그가 아무런 감정없이 가만히 날 내려다보다가 구두로 내 중심을 강하게 밟아왔다.


몰려오는 고통에 상체를 앞으로 숙이자 중심을 짓누르던 구두로 내 가슴을 힘주어 뒤로 밀었다. 그러자 숨이 먹혀들어가며 상체가 들렸고 그가 다시 나의 중심을 뭉게다시피 밟아왔다.

"아파.."
"하운아"


이름이 불리우자, 둥둥 울리던 심장의 두근거림이 온몸에 번져 몽롱히 가라앉아있던 정신을 깨우고 있었다. 여전히 뺨을 타고 흐르고 있는 눈물을 그가 손을뻗어 닦아준뒤 불편한 왼쪽눈 위로 손을 갖다대었다. 그탓에 오른쪽 눈만으로 그를 바라보는 상태가 되었고 불편한 왼쪽눈은 이미 시력이 다해버린 탓에 손을 갖다대어도 눈을 깜빡거린다거나 하는 반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왼쪽눈 이렇게 된지 얼마나 됐지?"
"5년정도.."

나의 대답에 그가 무언가 생각하는듯 잠깐동안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다른 한쪽손으로 오른쪽눈마저 감겨와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오른쪽눈도 똑같이 만들어줄까."
"뭐..?"
"그냥, 자꾸 힘들다고 하니까."
"그러지마."
"장님되면 이런 암살의뢰같은거 안받고 하루종일 내 옆에만 붙어있으면 되는데. 어때?"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왜. 너 임무하고 오는 날에는 항상 이런식이잖아."


가라앉은 음성 속 날카로운 칼날이 스치웠다. 날카롭고도 차가운 칼날이었다. 날카로운 칼날의 아픔보다 한기 가득 서려있는 차가움이 나를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나의 흔들리는 시선에 그가 또다시 픽 웃으며 장난스럽게 볼을 두들겼다.

"장난이야. 뭘 또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래."
"미친놈."
"그래 나 미친놈이잖아. 그러니까 힘들어도 힘든티 내지 말라고 하운아."
"안힘들어."
"그럼 회사 도착할때까지 잘 좀 해봐. 너 하는거에 따라서 회사에서의 네 일정이 정해질 것 같으니까."

그의 마지막 말은 꽤나 진지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뒤 아직 진정되지 못한채 떨리고 있는 손으로 천천히 그의 바지 버클을 내렸다. 그의 것이 뜨거운 열기를 가득 담은채 부풀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뿌리에서부터 혀로 핥으며 그를 힐끔 쳐다보자 그가 나에게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는 고개를 돌려 창밖만을 응시했다.

그건, 정말 지금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에서의 일정이 달라질 것이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일말의 동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바꿀 생각따위 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의 것이 나의 뜨거운 입김에 흠뻑 적셔져 붉게 달아올랐다. 그런 그의 봉오리를 살짝 입에 문채 천천히 혀를 굴리니 깊은 숨을 내뱉는게 느껴졌다. 어느정도 발기가 되어진 그의 것을 최대한으로 깊숙히 입에 담고 강하게 빨자 목젓을 밀고 들어와 목구멍에까지 압박이 가해져왔다. 그의 엉덩이 근육이 수축되어 들썩였다.

눈에 눈물이 차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뒤로뺏다가 입안에 그의 것을 가득담길 몇 차례. 그가 나의 고개를 손으로 밀며 저지시켰다.

"천천히해."

그를 올려다보니 그가 다시한번 입을 열었다.

"너무 급하다고."

그러더니 머리카락을 잡아채 고개를 뒤로 젖히게한뒤, 나의 입에서 자신의 것을 빼게했다.

"여기서부터 다시 천천히 핥아봐."

자신의 음낭에 내 얼굴을 갖다대었다. 눈뜨고 하기에는 내가 그렇게까지 능숙하지도, 뻔뻔하지도 못했다. 눈을 감으니 투둑 눈물이 떨어졌다. 혀를 내밀어 주름 하나하나 천천히 핥았다.

이제 막 해가 지기 시작한듯, 노을이 나를 붉게 비추었다. 따듯했다. 그의 음낭을 입술로 부드럽게 빨아당겼다. 그러다 밑 기둥에서부터 혀로 핥아 올라가니 창밖만을 응시하던 그가 다시 나에게 시선을 두며 물었다.

"안될거 알면서 고집은 왜그렇게 부리는거야?"

감았던 눈을 뜨니 아니나 다를까 붉은 노을이 내 눈에 걸쳐져있었다. 한쪽 눈이 찡그려졌다.

"일년에 한번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거잖아."
"일년에 한번이라서 안들어주는거야."
"진짜 나쁜새끼야 너는."

그가 나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런 말 하지마. 나도 사람인지라 상처 받는다고."
"상처는 무슨."
"다른 부탁해봐. 들어줄게."
"필요없어."
"필요없어?"
"필요없어."

"이런. 나 상처받는다니까."

전혀 상처받지 않은 얼굴로 꽤나 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절로 인상이 구겨졌다.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 보던 그가 머리채를 놓아주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어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는데 꽤나 뜨겁게 달아올라있는 자신의 것을 스스로 달래기 시작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뭐하는거냐고 묻자, 아무말 없이 절정에 다다른 그가 내 얼굴에 정액을 흩뿌렸다. 순간 비릿한 냄새가 차 안을 뒤덮었다.

"예쁘네."
붉은 노을에 의해 정액과 함께 빛나고 있을 얼굴이었다. 그가 내 얼굴에 흐르고 있는 것을 손으로 문지르더니, 입술 위로 얹어주었다. 언제나처럼 혀를 내밀어 받아먹으니 그가 만족한듯 웃어보였다. 속이 울렁거렸다. 절대 익숙해질 수 없는 맛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내 선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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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20 19:09 | 조회 : 1,003 목록
작가의 말
그린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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