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상처입은 늑대

-잠깐 여기로 오지마..!!-






나까지 말려들어 버리는 순간
그는 높이 도약했다. 총알은 어디도 뚫지 않은채 그를 따라 거의 90도로 꺾으며 그를 추격했다. 아무리 원격으로 조종하는거라 해도 저건.. 너무...
총알,그 자체에 의지가 있는것 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그만 쫓아와!"


그는 크게 소리치며 공중에서 두바퀴를 돌더니 나무위로 착지했다. 나무는 그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땅쪽으로 기울더니 쩌적소리를 내며 부서지려했다. 하지만 다행히 거기서 멈췄다. 나무는 부서지지않고 기운 그 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피잉-」


"뭐하는건가요? 그럼에도 총알은 당신을 끝까지 추격한다고요!"


"알고있어"


그렇게 말하는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채 크게 기운 나무에서 내려갔다. 나무는 다시 제자리를 찾으려는듯 오뚜기의 원리처럼 우뚝이 섰다. 총알은 그런 나무를 피하지못하고 박혔다.나무안에서 피잉피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이건 그가 노린건가?


"하..하하 맞아요, 그런 방법도 있었네요. 역시 당신이예요."


"이제 그거 다 아니까 아무 소용없어, 슬슬 지겨운데 넘어서 짜증이 나거든?"


그는 총알이 박힌 나무를 쓰다듬었다. 어루달래기라도 하듯이 천천히


"이녀석의 원수도 갚아야겠지?"






지금까지의 상황을 두눈으로 직접 확인한 료하는
이게 현실인지 꿈속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마치, 텔레비전속 영화를 보는것만 같은 기분...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했다.


''저녀석.. 인간이 아닌거야?''


그는 팔꿈치까지 기른 머리를 휘날리며 그 연약한 몸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괴력을 보였다.
한손으로 성인 남성을 집어던진다거나, 총알을 피한다거나,...


''그래..다 말이 안되잖아?''


료하는 자신이 꿈을 꾸고있는거라 생각해 두볼을 꼬집었지만 벌겋게 부어오를뿐, 꿈에서 깨진 않았다. 이건 틀림없는 현실이며, 자신이 보고있는건 전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란걸...




"듣던대로 별난구석이 있군요, 당신"


여유롭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하얀가운을 입은 남자가 그를 노려봤다.


"늑대가 기른 인간아이가 제 모습과 다르더라도 늑대를 자신의 부모로 인식했다는 이야기처럼, 당신도 자연에서 자란 이유로 자연을 부모로 생각하는 거로군요."


"뭐야 그거, 어려운말은 난 잘 몰라"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파며 건들한 자세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그.
하지만, 가벼운 언행과는 다르게 눈빛은 매섭기짝이없다.


"원수갚는다고 했잖아, 너 이제 죽는거라고"


"글쎄요 그럴까요"


둘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료하는 그 이상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그 장소에서 빠져나가듯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이런건 나와 상관없는것들이야''
어서 어른의 도움을 받으러 마을로 돌아가야 했다.
헛발을 내딛어, 위태롭게 넘어질락 말락, 산길을 내려오던 그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아, 그거 내가 어디서 들어봤던건데.. 그런걸 근거없는 자신감? 이라고 했던가..."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말로만 죽인다 하지 말고 어서 덤벼보시죠. 설마 겁먹은 건가요?"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둘사이에 잠시 침묵의 기류가 흘렀다.
그도 당장 저 남자를 향해 뛰어가서 단번에 머리를 땅에 내려박고 싶은 심정이였지만...


"그 요란한 장난감. 또 있을수도 있잖아"


그는 이럴땐 신중하게 야생의 감을 믿어야 했다.
섣불리 거리를 좁혔다가 변칙적인 궤도를 가진 총알에 몸이 꿰뚫리기라도 하면, 어쨌든 좋지 않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당신은 섣불리 절 공격하지 못하고, 전 얌전히 타임오버를 기다리면 되지요."


여유를 점점 되찾아가는 남자와 비교해, 그는 왠지모를 오한과 불안의 감정을 느꼈다.
고개를 틀어 수풀을 바라본다.
ㅡ지금쯤 학교에 있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말이지...
이미 처음부터 알았었지만, 료하가 이 광경을 목격하고 있었고, 자신을 보는 눈이 마치 괴물을 보고 있듯이 겁먹은 눈이라, 그의 옛기억을 자극했다.


''무사히 도망쳤나..''


그런 도중에 료하의 기척이 사라져서 그가 드디어 자리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가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제 더 신경쓸 일은 없었다.
그의 두눈이 푸른 안광을 발했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불안의 감정에 그의 두눈이 잠시 흔들렸다.
잡념을 떨쳐내고자 정면에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남자는....
ㅡ웃고있었다.


"타임오버입니다"


그러자, 남자뒤, 수풀사이에서 무수한 그림자가 나왔다.
"응.. 그래, 더 있을줄 알았지. 근데..."


그는 주위에 널부러져있는 시체들을 흘깃 보며 말했다.


"사람 몇명이 더 는다고 달라지는건 없어"


그는 푸른 안광의 궤적을 그린채 달려갔다.


수풀사이에 있던 그림자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마냥 동시에 같은 행위를 했다.
팔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을 당기고ㅡ
방아쇠를 당겨 총을 발포했다.


「피잉」


왠지 귀에 거슬리는 특수한 소리.
불과 몇분전에 들어봤었지...
설마..
저것들이 들고 있는 장난감 전부가, 아까 계속 날 따라왔던 그거랑 같은 종류인건가?!


생각을 깨우치자마자 무수한 탄환이 그에게로 날아왔다.
그는 높이 제자리 뛰기를 하며 지상에서 멀어졌다.
총알은...
역시나 그를 쫓아, 90도로 꺾으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런 총알이 어림짐잡아 50개는 넘어보였다.


그가 짧게 혀를 찼다.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요"


하얀가운을 걸쳐입은 남자는 이젠 질릴정도로 경악에 경악을 반복했다.
그의 심복, 그림자들은 그에게 전멸 당했고, 언덕위에는 무수한 상흔이 남았다.
그 위에서 겨우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온몸이 피철갑이였다. 간간히 빨간피와 섞여있는 파란피도 보였다.
여기저기 옷에 구멍이 뚫리고 곳곳에 총알이 스친 자국이 남아있다.


분명, 그는 치명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건드릴수 없었다.
저런 상태의 그를 붙잡으려던 그림자들이 전부 당해버린 것이다.
특수 제작한 총알만이 그에게 피해를 주었고,
이제 남아있는 힘이 없을거라 확신하고 다가갔지만, 결과 이런 상황.


상처입은 늑대가 더 무서운 법이라고 했던가.


"헉..허으.."


겨우 두다리를 딛고 서있을 정도로 많은 피를 흘렸지만, 쓰러지진 않았다.
그의 인생 처음으로 죽음의 경계선에 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처음이.. 아니였나..?
머리가 지끈거려서 생각은 거기서 뚝 그쳤다.


"이제... 그 잘나신.. 장난감, 없으니까, 너 이제 좀 죽자 .."


다 죽어가는 그가 할말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남자는 긴장하며 뒷걸음질 쳤다.
남자가 뒷걸음질을 치자, 뒤에서 무언가 그와 부딪혔다.
남자가 뒤로 돌아보았다.
ㅡ얼굴에 화색이 돋아났다.


"글쎄요. 행운의 여신은 제게 미소지은것 같군요"


아직 남아있던 그림자가 ㅡ한명 있었다.
왜인지 다른 그림자들보다 합류가 늦어진것 같았는데,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해주었다.


"어라, 그건 뭔 가요. 왜 늦어졌나 했더니 그것 때문이였습니까?"


그림자는 수풀속에서 모습을 들어냈다.
이제 겨우 그의 눈으로도 볼 수 있었다.


"으으...."


그림자에게 팔을 붙잡혀 언덕위로 다시 끌려온.
ㅡ료하가 있었다.


"..?!"


그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하얀가운을 입은 남자가 그림자를 향해, 목격자는 죽이고 오라고 했지, 왜 데리고 왔냐는 식으로 소리높혀 말했다.
그림자는 그런 남자를 향해 가까이다가가 귓속말을했고... 남자는 고개를 틀어 그를 바라보았다.


눈에 띄게 당황한 그의 모습을 보고 올타구나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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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30 02:16 | 조회 : 844 목록
작가의 말
Nf엔프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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