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프롤로그

세상에는 여러 악인들로 꽉차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이든 쓰는 목적중시에 악인들과 그저 쾌락을 위해, 재미를 위해, 스스로를 악인이라 자처하는 유쾌한 재미주의 악인들. . . .

자, 그럼 여기서 문제다, 나는 과연

-어떤 악인에 속할까?-

나는 딱히 목적을 위해서도 쾌락을 위해서 악인을 자처하는게 아닌, 세상에 의해 악인이 된 케이스다.

나는 어떤 잘못을 했을까? 무슨 잘못을 했기에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들어버린걸까. . . . .
.....아니면

ㅡ이 세상에 신이라는 놈이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했기 때문일까?

이미 태어날때부터 정해져있었던 내인생은 어째선지 또하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원래는 없던 철로길이 누군가의 개입에 인해 생겨난것이다. 그 누군가는 누구인가? 나에게 원한을 품은 존재인가? 그렇다면 난 대체 무엇을 한것일까... 나는 뭘까, 나는 누구지?
...그에 대한 질문에는 누구도 답해주지 않았다
내 허울뿐인 질문은 허공을 가르며 푸른하늘에 퍼질뿐이였고, 무릇 피어난 이른 봄의 벚꽃잎은 내앞에 가녀린 춤을 추듯 이리저리 바람에 따라 흔들리다 발앞에 사뿐히 내려앉을 뿐이였다.

. . . 이른 봄 , 벌써 이시기가 온것이다.
내가 세상에 의해 강제적으로 악인이 된지도 벌써 18년이 되었다. 이는 내 나이이기도 하다. 18살, 고등학교 2학년이지, 이때 쯔음에 내 동갑들은 다들 학교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며 수능이라는것을 준비하고 있다고들 한다.
나처럼 방황하며 떠돌아다니지 않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포근한 집에 자신들을 반겨줄 부모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다. 그에 반해 내 집은 텅텅빈 공터, 바다위나 하늘위, 숲속.... 세상 어디든 다 된다. 그만큼이나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분명 내 동갑의 고등학교 2학년 들은 이런 자유...못느껴보겠지

...하지만 그렇다해도 난 그들이 더 부럽다. 또래 친구들과 즐겁게 떠들고, 놀고, 서로가 친구라고 생각하는게 우정이라고 들었다. 아니면 유대감이라 했던가..? 그들의 그런 모습을 먼치에서 얼핏 보고있을땐 마치 빛이나는 것 같았다.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져 눈을 비비고 다시 떠보면 자신과는 너무나 다름이 눈에 보여 뜬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이른 봄이라. . . 역시 나쁘진 않아"

나는 봄이 제일 좋다, 예쁜 꽃들이 하나둘 봉우리를 피워가고 또 얼어붙었던 것들이 하나둘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니까, 나의 관한 모든것들도 같이 녹아내려주길 원하지만, . . . 그런것 까지 바라면 욕심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려나?
그래도 난 이생활에 나름 만족한다, 어디든 갈 수있다는것과, 무엇에 얽매이는 일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거나, 세상을 둘러볼 시간이 많으니까.... 약간의, 사소한 방해정도는 있을진 몰라도


"저기, 남의 집에 들어올땐 노크라도 해주는게 예의라는것도 몰라?"

"닥쳐라! 이런 악마! 괴물. . . 너 같은 놈은 빨리 뒈져줘야 세상을 위한 거라고!"

눈썹이 꿈틀인다. 내가죽는게 세상을 위한 일이라고? 날 이렇게 만든것도 세상인데 그런 세상을 위해서 내가 없어야 한다니, 말이 너무 심하지 않나? 솔직히 살짝 상처받았다. 그것들은 올때마다 앵무새마냥 같은말만 반복하는게 이제 좀 슬슬 귀가 따가워지는 참이다.

나는 자리에서 툴툴 털고 일어나 고개를 뒤로 돌려본다, 그것들은 사납고 당장이라도 쏠 것 같은 작은 장난감 하나씩을 들고서 우르르 몰려있다, 그런 신발들로는 여기 언덕위의 꽃들이 다 짓밟혀버리잖아? 내 집이기도 한데 . . .

"...그리고 말야 집에들어 올땐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한다고도 못배웠어?"

최대한 여유롭게 웃어보인다, 나의 긴장을 푸는 이런 배려에도 그것들은 아는둥 마는둥 철컥- 소리를 내며 그 요상한 장난감을 나에게로 향하고 있다.

"....근데 더 짜증나는건말야ㅡ 다같이 이렇게 우르르르 몰려오는게 굉장히 실례라는것도 모르는 너희들의 무지야 "

그의 탁했던 파란눈이 점차 이질적으로 변해가더니 푸른 안광을 내뿜으며 순간 번뜩인채 날아오른다, 그대로 그것들이 우글거리는 한중판에 꽂아내리친다. 한순간 땅이 움푹 꺼졌다. 마음속으로 그곳에 잡초들과 꽃들에게 양해와 안복을 빌어 주었다.

그렇게 한눈 파는사이에 대략 45도 각도에 있던 그것이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리고선 타앙 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 패턴은 잘알아, 너희들이 몇번이고 나한테 학습시켜 주었던 것들이니까. 여유롭게 고개를 살짝 틀어서 피한후 그것들에게 파고든다, 그것들은 우왕자왕한채 손에 들고 있던 그 장난감으로 내쪽을 향해 내려치려한다.
이런거에 맞다니, 그건 너희들처럼 둔하지 않는다면 맞지 않는데 말야? 눈에서 푸른 안광이 다시 한번 번뜩였고
다음순간에 장면이 바뀌어있었다. 그것들은 관절여기저기가 다 꺾이고 부서지고 검붉은 선혈자국들을 선명히 남긴채 미동없이 쓰러져있다.

"어이쿠, 형씨들, 그러니까 집주인 말은 귀에 잘~ 새겨들었어야죠?"

나는 숨도 한번 차지않은 편안한 얼굴로 내앞에 쓰러져있던 그것을 발로 툭 건들여 보았다.
눈이 뒤집힌게 이제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 할테지만 죽지는 않았다.
ㅡ죽으면 썩어버리니까 먹을 수 없다. 고기는 최대한 싱싱할 때 먹어둬야 한다. 안 그럼 날파리들이 꼬여버려.


우드득 콰득 콱 아드득


"맛은 뭐, 그럭저럭이려나~"






.
.
.
.





세상에는 여러 악인들로 꽉차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이든 쓰는 목적중시의 악인들과 그저 쾌락을 위해, 재미를 위해, 스스로를 악인이라 자처하는 유쾌한 재미주의 악인들. . . .

자, 그럼 여기서 문제다, 나는 과연

-어떤 악인에 속할까?-

나는 딱히 목적을 위해서도 쾌락을 위해서 악인을 자처하는게 아닌, 세상에 의해 악인이 된 케이스다.

나는 어떤 잘못을 했을까? 무슨 잘못을 했기에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들어버린걸까. . . . .
.....아니면

ㅡ이 세상에 신이라는 놈이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했기 때문일까?

그랬기에. . . 나는 이런 존재가 되어버린걸까?
이런 괴물같은 힘과 모습, 그리고 세상에 멸시받는 나는 세상에 버림받았지만, 또한 세상이 나의 부모이기도 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세상이 제집이며 세상이 나에게 먹을 것을 내려다준다.
그럼에도 세상의 신이라는 작자는 나를 악인으로 몰고갔다. 악인으로 바꾸게 했다. 악인으로 살아가게 해버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 . . 나는 벚꽃이 핀 나무언덕아래에 내려다보이는 고등학교를 보며 속으로 다시한번 강하게 외쳤다.






-나는 누구지?-


...그 질문은 또다시 바람에 흩날려 흘러가 버렸고,나 또한 더는 미련을 가지고 싶지않는 기분으로
몸을 돌렸다. ''''''''ㅡ이미 저들과 난 다른존재야''''''''
그사실이 내 머릿속에 더욱 상기될 뿐이였고 술렁이던 가슴속을 억누르며 발걸음을 재촉하던 때...


「파앙!」

여타 다른 소음과는 다른 소리. . . 그 뒤엔 내 다리에 작은 통증이 느껴졌다. 의아하며 내려다 보니 작은 구멍이 뚫렸고 그 안에서 파란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푸흐흐 여전히 순박하고 곧 잘 방심하네요~"

꺄르르, 듣기에도 거북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천천히 걸어나오기 시작한 그것은 하얀가운을 걸쳐입은, 그것들과는 다른 저것, 내게 무슨 용무냐고 묻기도 전에 무언가 그림자가 엄습해온다.
그것들을 눈으로 쫓아 고개를 돌려보니 다시한번 파앙하고 큰 소리가 났다. 주축이 흔들린다. 중심을 잡을 수가 없어 한쪽 발을 무릎꿇은채로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구멍이 뚫렸던 다리에 또하나의 구멍이 생겨나있었다.

"어머, 맞지않게 당황한걸까나요~? 평소엔 그렇게도 잘 피한 주제에"

그말뒤에 저것의 뒤에서 사람의 형태를 한 그림자들이 움직였다.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목에 무언가가 꽃혀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초록액체가 담겨있는 작은 유리병에 솟아있던 가시가 내목에 박힌것 이다. 그대로 액체는 꿀럭이는 소리와 함께 점차 내몸에 주입되기 시작했고 나는 어지러운 두통과 함께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그림자들이 일체히 나에게로 덥쳐왔다. 입에 무언가를 덥혔다. 손 다리를 움켜쥐었다. 반항하지 못하게 속박했다. 목을 강하게 눌렀다.
간신히 몸을 꿈틀거리려했지만 6명은 넘어보이는 그림자들에게 제어당하듯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크게 저항하지 말아요~ 이번에는 잘 도망쳤다고 생각했어요~♪ 이정도 까지 수고를 끼치게 했던것, 칭찬해드릴게요? 그런데 그 액체를 만드는데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그 고생을 생각해서라도 얌전히 알려주면 어떨까요?"

"윽..."

불찰이다, 방심한 탓일까? 아니면 고등학교라는 곳을 보며 들뜨다보니 느끼지 못했던걸까. . .눈을 질끈 감고 그나마 남아있던 힘을 한순간 폭발시켜 그림자들을 내몸에 잠시나마 때어내는데 성공했다. 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언덕을 뛰어내려가려 했지만 몸을 제대로 가눌 수없어 몇걸음 못가고서 -파앙- 다시한번 다리에 구멍이 뚫렸다. 이번엔 소음이 두번 일어났다.

어깨에 시큼한 통증이 퍼져온다. 덕분에 몽롱했던 내의식이 조금이나마 깨어났다. 다시한번 우회하며 뛰어보려했지만 액체가 담겨있는 유리병가시가 내 왼다리에 꽃혔다. 이번에도 꿀럭 이는 느낌과 함께 액체가 몸에 들어온다. 스믈스믈 다시 의식이 없어지고 힘이 빠진다. 앞으로 한걸음 남은 지점에서
그림자들이 다시 덥쳐왔다. 이번엔 더 꽉조여왔다.
피가 통하지 않을정도로 움켜잡고 내목을 압박해왔다. 뒤에서 성큼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고 간신히 눈을 굴려 본다

"진짜 팔팔하네요~ 그만큼의 치사량을 맞고도 움직일 수 있다니, 생명력이 바퀴벌레 수준이군요~ 그러니까 순순히 알려준다면 더는 이런 아픈꼴 안당할 텐데~"

「푸슉」

꿀럭,꿀럭, 또다시 닥쳐오는 현기증, 몽롱한 의식,
이젠 버틸 수 없을거라 생각했을때 내면에서 짐승의 소리가 크게 요동쳤다.

"크르르"

내몸에 붙어있던 그림자들이 하나둘 떨어진다. 아니, 정확히는 떨어져나가고 있다. 내몸이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시야는 검게 변했고 손은 흡사 괴물의 외형처럼 보인다. 그래도 이 힘이라면 저것들을 해치울 수 있을것이다.
크게 휘두른 손톱은 저것들을 갈기갈기 찢겨놓고 한번의 포효에 나무와 꽃과 풀들이 요동친다. 천지를 울리는 포효로 저것들이 뒤로 물러나있을때 나는 다시한번 손톱을 휘갈기고는 언덕아래로 떨어졌다. 꽤 높은 언덕이지만 아래에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으니 크게 다칠 염려는ㅡ

「파앙!」

떨어지는 와중에 이번엔 다른쪽 어깨에 구멍이 뚫렸다. 시큼한 통증이 다시 내몸을 덥쳤고, 나는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풍덩ㅡ」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정말이지, 당신들! 힘을 그렇게 까지 뺐는데도 제압하지 못한건가요? 이 쓸모없는것들!!"

그는 크게 노하며 그림자들을 향해 고함을 쳤다.
그뒤에 일은 뻔하다, 혼육이라는 말을 빙자한 폭력과 체벌만이 우리들에게 남을뿐, 우린 그림자. 그의 지휘하에 움직이는 장기말, 그의 명령은 절대적이며 우린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했다.

통칭 ㅡ제로나 우린 -그것-에 포획을 명받았다. 높으신분들이 몇십년동안이나 그렇게 찾던 -물건-이었다나...? 우리같은 졸개들에겐 더 자세한 사항은 기밀이라며 알려주지 않았다.
제로나, 그것에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높으신분들마저도 빌빌기는 헤드(우두머리)들은 그것의 정체를 알고있다.다만 알고있다고만 알고있을뿐, 그자들에 대해서 조차도 우린 실존여부를 알 수가없다. 우린 무엇도 알지 못하며 그저 따를 뿐이다. 유일하게 알고있다는건 ....

방금대치하다 놓친 검고파란, 장발머리의 청년이
제로나에 대해 알고있을 거라 판단되는 인물이라는것. 절대, 절대 놓쳐선 안됐다. 이번만한 기회는 없었다.
그 파란머리의 청년은 상식을 초월한 힘과 알수 없는 괴이한 힘까지 있는 위험인물로 모든것이 불명이며 수수께끼이다. 몇년전 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정처없이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녀서 그런지 그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


"다된 밥이였는데! 망할!! 갑자기 그런힘을 내보이다니!!"

가까이에 있던 다른대원의 뺨을 후려갈긴 미스터 젝이라 불리는 남자는 그럼에도 성이 풀리지 않는건지 언덕위에 꽃들을 다 잘근잘근 짓밟았다.

"... 이렇게 짜증나고 짜증날 수가!! 이게다 너희들 때문이야!! 이 잡것들아아아!!!"

방금 뺨을 맞았던 대원에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는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무참히 피를 흩뿌리며 털썩 쓰러졌다. 즉사인것같다. 그래도 다행이지, 죽는것보다 더한 체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저렇게 편하게 죽는것도 부러울 따름이다.
다른대원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미스터 젝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그가 지금 굉장히 평정심을 잃은 상태이며 이 상태동안은 어떠한 말도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이대로 더 희생자가 나올 거라 예상했지만. . .

"후우..후우.... 이렇게도 짜증나지만 너희들, 아직 일이 남아있지 않나요? 저건 방금 언덕에서 떨어졌어요, 그럼 당장 내려가 봐야하는거 아닌가요? 뭘 멍청하게 서있어!!! 당장 내려가서 내앞으로 끌고오라고!!"

미친듯이 괴성을 지르는 미스터 젝의 총구가 머리 로 향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원들은 신속히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서둘러 언덕을 내려가는 대원들의 발자국 소리가 언덕 전체에 울려퍼졌고 그들이 짓밟고 간 벚꽃잎들은 더럽혀져 있었다.

6
이번 화 신고 2019-02-18 02:58 | 조회 : 1,706 목록
작가의 말
Nf엔프

오글거려도 꾹참고 넘기면 읽을만해 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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