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부활

22살, 한창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을 시간. 당장 고개를 들어 바라보기만해도 눈 앞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서 노트북을 두드린다. 나는 고개를 잘 들지않는다. 그들의 삶을 바라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달큰한 맛에 취한 듯 자신의 처지가 지독하게 느껴지기에 더욱 그렇다.

“아메리카노.”
누군가 카드를 툭 던지며 무심하게 내뱉는다.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는건가? 아무리 알바라지만 너무한거 아닌가. ‘시발새끼. 누군지 낯짝이나보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검은 정장을 입은 한 남성이 나를 유심히 노려보고있었다. 그와 자연스래 눈이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눈을 피했다.

“와 씨, 되게 잘생겼네. ”
떡벌어진 어깨와 정장으로 숨길 수 없는 다부진몸. 또렷한 이목구비. 전형적인 잘생긴 사람의 얼굴이였다. 그의 얼굴에 취해 바닥만 쳐다보고있자 그가 다시금 말을 걸었다.

“야, 아메리카노.”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순간 울컥하는 심정이들었다. ‘얼굴값 못하네 진짜. 시대가 어느시댄데.’ 속으로 온갖 욕을 하면서도 그를 향해 영업용 미소를 날리며 대꾸했다.

“네, 포인트 적립하시겠어요?”

“.......”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않은채 마치 ‘내 아메리카노나 내놔.’라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시발^^ 암요 드려야죠.’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는 꿍얼거리며 유리잔을 달그락거렸다. 그의 손길이 닿을때마다 시큼한 원두향이 물씬 풍겼다.

“손님,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그는 여전히 그를 노려보다.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대로 음료만 챙기곤 나가버렸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적어도 인사는 받아줘라 좀.’
그는 그저 한두번씩 있는 이상한 손님으로 생각했다. 분명히 그랬었어여만했다.
.
.
“그래서 이해가 되니? 니 애비가 돈을 떼먹고 튀었고. 남은 채무이행자는 하나있는 자식인 너라는 얘기다. 이거야.”
그는 건들거리며 그에게 말했다. 매캐한 담배연기가 코끝을 찔렀다.

“시발, 그러니깐 난 아빠하곤 연 끊고 살았는데 내가 왜 그 사람을 빚을 갚아야하냐고!”
20살이 되던 무렵 이전에 일년에 한번 연락이 될까말까하던 그 사람과 아예 연을 끊었다. 허구한날 술. 술마시면 올라오는 손이 너무도 지겨웠다. 더 이상 보호자의 역할이 필요없어지는 성인이 되는 그 순간. 나는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독립했다.

‘도대체 그 사람은 나한테 도움이 안돼.’
당장 2년간 생존소식조차 모르던 그 사람이 진 빚만 2억. 그리곤 야반도주를 했단다. 참 내 인생도 기구하네.

“야야, 그래도 우리는 제법 젠틀한거야. 200씩 15년정도 갚으면 이자까지 처리해준다니깐. 다 물어봐라 누가 이정도 가격에 이자까지 다 합쳐서 처리해주냐.”

“시발! 200씩 15년이면 3억6천이잖아! 이자로 1억 6천을 받아쳐먹는다고!”

“아니 근데 이 어린놈의 새끼가”
그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후갈겼다. 얼얼한 감촉이 그의 뺨을 타고 흘렀다. 20살 이후로 더는 느낄일이 없을거라 생각한 그 감정이 다시금 느껴졌다.

‘타박 타박’

“오셨습니까 형님!”
그는 자신의 상관으로 보이는 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때렸나?”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상하리만치 다정한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어....당신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본 앞에는 오전의 카페에서의 그 남자가 서있었다. ‘이상하리만치 온몸이 까맣더라니 진짜 깡패였네....’

“때렸냐고 물었어.”
그는 다시금 자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
그는 자신의 발게진 뺨을 바라보다 옆의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의 앞에선 그는 시계를 풀어헤치곤 그의 뺨을 후갈겼다. 정말 주먹으로 치는듯한 느낌이었다. 그의 손길 한번에 그의 입에선 피가 터져흘렀다.

‘흡....쿨럭쿨럭.’

“내가 떄리라고 했나? 내 물건에 손을 대?”

‘퍼-억’
그는 한동한 그의 뺨을 내리쳤다. 그가 비틀거리며 쓸어지면 멱살을 잡고 들어올리곤 다시금 뺨을 후려쳤다. 그는 피떡이된 그를 내팽겨치곤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내 물건에 손댄거에대한 계산은 끝났고 이제 너도 계산해야지.”
그는 자신의 앞에 의자 하나를 끌고와 자리에 앉았다.

“...계산이요?”

어리둥절해 하는 자신을 뒤로한채 그가 말을 이었다.
“달에 200씩 15년을 할래 아니면 좀 더 쉽게 갚을 방법이 있는데 그걸로 할래?”

“쉽게요...?”

“한번 대줄때마다 천씩 까줄게.”
그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대달라고..?’
솔직히 당장 알바를 최대한으로 늘려도 200까지는 힘들었다. 생활비에 요금을 뺀다면 더더욱 말도안되는 금액이었다.
“한번...대준다는 기준이 뭐죠...”

“말 그대로 한번 빼주면 천씩 까준다는거지.”

1
이번 화 신고 2022-10-17 02:39 | 조회 : 2,855 목록
작가의 말
surbls

개같이 부활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