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백의 시작

아침 6시, 휴대폰에서는 알람이 울리고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녀는 시끄러움에 잠을 겨우 깨서는 알람을 끄더니

몽롱하다. 더 자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고는 다시 잠에 빠진다.
하지만 스스로 알고 있었다.

자신이 분명 다시 잠을 청할 것을.
무기력함에 빠져 영원한 잠을 원할 것을.

자신을 잘 아는 그녀이기에 알람은 20분 후에 다시 울린다.
영원할 것 같은 고요한 잠의 안식이 좋아했었던 끔찍한 알람소리로 인해 깨져버린다.
학교를 가야한다는 것을 자각한 그녀는 무기력이라는 영원한 친구의 무게를 다시한번 실감하며 일어난다.

살기 싫다.

라는 생각을, 반복하고 반복하며 수건을 꺼내들고 따뜻한 물을 틀어 몸을 담군 후, 자신을 안정시킨다.

아, 따뜻하다.

잠시나마 씻겨내려가는 우울감.
편안하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샤워를 마친 뒤, 그녀는 생각한다.

억지로라도 뭔가는 먹어야 한다고

냄비에 계란을 무심한 듯 2개를 깨트리고 소금을 뿌린 뒤,
엉망인 마음처럼 휘젓는다.
그러곤, 물을 자박하게 넣어서 중불에 끓이고 파를 조금 썰어 넣는다.

완성... 맛있겠네.

라고 생각하며 TV앞에 자리 잡아 세상을 알려주는 뉴스를 틀고는
따듯한 계란 국을 떠먹는다.

다가오는 등교시간. 급해지는 마음.
교복 단추를 하나, 둘 잠군다. 마치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겠다며 다짐하듯 오늘도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걸어 잠군다.

그녀의 마음처럼 타들어가듯 새까만 검은 가방을 매고 검은 신발을 신은 채, 한치 앞을 알수 없다는 듯 초첨없이 맹랑한 검고 검은 눈동자가 자신을 비춘 거울을 쳐다보며 말이다.

잘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완벽하게, 잘할 수 있어..

라며 그녀는 텅빈 집에 인사하고는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선다.






시끄러운 학교, 탁한 공기, 탁한 사람들.
알수없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장소.

그녀는 이 장소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그녀의 삶에서 억지로라도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의지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물론, 시끄러울 뿐 만아니라 힘들고 복잡하고 아프기만 한 인간관계가 지겹도록 싫지만 말이다.

학교는 8시까지 등교지만 그녀는 항상 7시반에 교실에 도착한다.
오늘도 7시반에 도착한 그녀는, 조용히 교실 문을 열고 한 두명 있는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활짝 거짓 미소를 지으며

"안녕!"

인사를 한다.

아아, 부질없는 인생.
그녀는 생각한다.

창가에 있는 그녀의 자리에 앉고, 조용히 책을 꺼내 읽으면서 창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듬뿍 담은 책을 한구절 한구절 읽어나간다.

그러다보면, 담임선생님이 조례를 하러 들어오시고, 자신이 싫어하는 담임선생님 얼굴을 겨우겨우 쳐다보면서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다.

아아.. 담임얼굴 보기싫다..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갔으면,
항상 반을 사랑하는 척 위하지만 결국에는 자기 좋을 일만 하지.
그러면서 오늘도 반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했다고 자기만족을 하겠지.
딱 보면 보이는 걸.
너무 싫다..

사람에 대해, 마음에 대해 습득하는게 빨랐던 그녀는 사람이기에 사람이라서 하는 모든 이기적인 행동들을 이해하지만 이해하지 못한 채 역겹게 바라본다.

기분나쁜 조례를 마치고, 그녀는 옆 자리 친구에게 반갑게 웃으며

"초콜릿 먹을래?"

라고 말한다. 옆 자리 친구는 고마워하며 만족스럽게 승락하고는 초콜릿을 먹는다.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데엔 초콜릿 만한게 없지.
라고 그녀는 생각하고는 자신도 초콜릿을 먹는다.

달콤한 초콜릿이 옆자리 친구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는지,
그녀와 옆자리 친구는 재미있게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친다.

사람에 대해 잘 이해하는 그녀는 간단히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곤 하기에 그런 자신을 스스로 만족하면서도 혐오한다.

오늘도 그녀는 행복한 듯 연기하며 수다를 떨고 장난을 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죽음을 원했다. 그녀의 스마일 마스크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모두들 놀랄까.
이렇게나 행복한 표정을 지었는데 죽어버렸으니 말야.


라고 그녀는 오늘도 자신을 죽이는 망상을 하고 만다.

하지만 그런 망상이 결국 자신의 우울한 모습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웃어도 결코 웃지 않는 자신의 눈을 누군가 눈치채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2
이번 화 신고 2019-02-09 19:52 | 조회 : 331 목록
작가의 말
꽃화 제비연

많이 서툴지만, 잘부탁드립니다.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