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루엘디움은 품에 간식을 한아름 안고선 특무단 레어로 향했다. 레어의 입구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병사들이 서있었다.

“충성! 1황자저하를 뵙습...!”

“아아. 인사는 괜찮습니다. 나디엘을 데리러왔습니다.”

“넵! 백의 크리스탈 레어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우렁차게 외치는 병사를 앞세워 레어에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나디엘이 있었다.

[크르르릉]

“나디엘, 저 마중나와준건가요?”

[크릉! 크르르르]

루엘디움이 짐짓 감동한 목소리로 나디엘을 쓰다듬으려했지만, 나디엘이 간식봉투를 채가는게 더 빨랐다. 루엘디움은 씁쓸하게 웃으며 간식을 먹는 나디엘을 쓰다듬었다.

“그럼 그렇죠. 다른 드래곤도 아니고 우리 나디엘인데요.”

루엘디움이 손짓하자, 깜짝놀라 엉거주춤하게 서있던 병사가 재빠르게 나디엘의 안장을 가져왔다.

“고마워요, 위험하니까 이제 제가 할게요.”

안장을 건네받은 루엘디움은 나디엘위에 안장을 빠르게 얹고 품에 엘을 위한 간식을 안은채로 입에 간식을 물고있는 나디엘을 이륙시켰다.

“나디엘, 시아의 냄새 기억하죠? 찾아주세요.”

[크르르르르.]

루엘디움의 명령에 낮게 울은 나디엘이 하늘로 솟구쳐오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올라가던 나디엘은 날개가 버틸 수 있는 한계지점까지 오르더니 그 자리를 뱅뱅 돌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

“나디엘?”

멈춰있는 나디엘을 의아하게 여긴 루엘디움이 나디엘의 목을 쓰다듬으며 이유를 물으려할때,

“전하?”

저 높은 허공에서 시아를 태운 엘이 날개를 펄럭이며 내려왔다.

“지금...”

“네?”

“지금...저 위에서 내려온건가요?”

“네...전하께서 보시다시피”

“여기가...여기가 비행한계점이 아니였던 건가요..”

루엘디움이 이곳에 도착한 뒤로 자신이 가장 많이한건 놀라워하며 감탄하기 였다고 단언할 만큼 시아와 엘이 보여주는 행동은 일반적인 사람과 드래곤의 상식을 넘어서도 한참은 넘어선 것이였다.
‘이젠 그만 놀라야지.’
루엘디움의 다짐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아는 엘을 나디엘에 가까이 붙혔다.

“전하? 그 품...속에 그건 무엇인지...”

루엘디움은 아차 싶었다. 나머지 간식들은 시아의 거처에 배달시키고 품에 자신이 가져올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품어왔는데, 그마저도 격한 비행때문에 포장이 우그러져있었다. 울상이 된 루엘디움은 품 속 깊은 곳에 선물을 숨겼다. 찌그러진 선물을 줄 수는 없었다.

[큐웅! 큐우ㅜ웅]

“어엇..!!엘!”

루엘디움이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엘의 후각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엘이 허공에 코를 킁킁거리더니 흥분해 들썩이기 시작했다. 한숨을 쉰 루엘디움은 더 큰 사단이 나기전에 자진납세하기로했다.

“저...시아. 이걸...”

“??저 주시는 겁니까?”

“...예.”

그가 조심스럽게 내민것을 받은 시아는 살짝 우그러진 포장을 손으로 덮고....
부우욱
...찢었다. 내용물을 확인한 시아의 표정이 순간 봄날 햇살처럼 환하게 피었다.

두근

‘...??두근..??’
헤일론에 와서 처음 본 시아의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보고 순간 설레어버린 루엘디움이 고개를 마구 휘저었다.

“감사합니다 전하! 마침 오늘 간식이 똑 떨어져서 엘한테 혼났었거든요 자, 엘 먹어봐!”

두근 두근

‘...안돼 아무리 예쁘고 귀여워도(?) 상대는 남자다 루엘디움!!! 넌 이성애자야..!!!’
시아의 해맑은 모습에 재차 가슴이 두근거린 루엘디움은 고개를 숙이고 잡념을 몰아내려 애썼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안색이 좋지않습니다. 이만 들어갈까요?”

시아의 걱정어린 말이 루엘디움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아직 사춘기 소년같은 목소리에 남자치고는 과하게 얇은 골격 때문에 루엘디움은 더 이상 시아를 같은 남자라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물론 그간 시아와 헤일론을 쏘다니며 혹시 여자가 아닌가 의심도 해봤지만 헤일론의 모든이가, 심지어 최근에 만난, 시아와 거진 4년을 동고동락해온 시아 휘하의 기사들 조차도 입을 모아 자신들의 단장은 아주 예쁜 남자라고 하는걸 보아 시아가 사실은 여자라는 가정은 거짓으로 판명났다. 즉, 시아는 완벽한 남자라는 것이다.
‘물론 얇은 허리와 다리, 큰 눈, 오똑한 콧대, 오밀조밀한 입술이...예뻐도 남자다. 시르카시어스 베디아 로엘 비센테는 남자다. 정신차려라 루엘디움. 넌 게이가 아니야.’

루엘디움의 괴로움을 모르는 시아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괴로워하는 루엘디움이 걱정스러웠다.

“...전하?”

“루엘..”

“예?”

“루엘이라고 불러주세요, 시아”

결국 본능과의 싸움에서 진 루엘디움은 충동적으로 파격적인 제안을 해버렸다. 당황한 시아는 버벅거렸다.

“에..?아니, 어찌 황자저하의 존...함을..”

“불러주세요. 전 또래의 친구가 없거든요..이 기회에 친해지고싶어서 그렇습니다.”

물론 루엘디움과 시아의 나이는 3살이나 차이가나지만 루엘디움은 시커먼 속마음을 감추고 최대한 불쌍하게 웃어보였다
‘으윽...나 이런거에 약한거 어떻게 알고..!!’
반짝반짝 빛나는 루엘디움의 눈을 피한 시아가 속으로 심장을 부여잡았다.

“루엘...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까?”

“네 고마워요 시아.”

“ㅇ,이제 내려갈까요? 바람이 찹니다 전ㅎ,아니 루엘..”

결국 그렇게 애칭을 교환해버린 둘은 황급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엘을 레어에 넣고 처소로 황급히 들어간 시아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팡팡 두드렸다.
‘미쳤어...!!미쳤나봐’
어렸을적 헤일론으로와 아저씨들 말고는 제대로 된 자신 또래의 남자에 면역이 없는 시아는 처음보는거나 마찬가지인 또래 남자, 루엘디움의 미소에 가슴이 미친듯이 두근거렸다.
똑똑

“시아님 드래곤 용품점에서 배달이 왔습니다. ”

“??올 것이 없을텐데요.”

“루엘디움이라는 분이 보내신 엘님의 간식이라 합니다.”

“끄아악!!”

“시아님?”

시종이 걱정스럽게 묻자 시아가 힘겹게 대답했다.

“거기...에다 놓고 가세요”

“예.”

시종이 물러가고 심호흡을 하며 진정한 시아가 12살 이후 항상 목에 차고 다니던 초커를 풀었다.

“...루엘”

놀랍도록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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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9 10:49 | 조회 : 1,326 목록
작가의 말
킴샤키

일주일간 휴재입니다ㅠ 세이브본 많이 챙겨서 돌아오겠습니다ㅠㅜ 2월 26일날 뵈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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