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이거 큰일난거 맞지...?’
시아의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아가 말리기도 전에 루엘디움은 본격적으로 테이블에 엎어져서 헛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줴가여어...꼭! 비쉔테경을...히끅! 뒈려가야해요으...뒈려가야...봭쉉드루을...자알..히끅! 다수리누은...화앙줴가 될 슈 있따구요오...”

“저...전하 많이 취하셨습니다. 거처로 모시겠습니다.”

굉장히 당황한 시아가 루엘디움을 업으려했으나 시아보다 월등히 키가 큰 그는 온몸으로 저항했다.

“시뤄어..!! 슐 둬 뫄쉴끄야아아...흐으어엉”

급기야 그는 엎어져 울기 시작했다!!! 우렁찬 그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하자 시아는 루엘디움의 최소한 황자로서의 자존심은 지켜주기 위해 특무단 망토를 벗어 그를 덮어버렸다.
‘젠장...!’
결국 시아는 망토 속에서 처울고있는 황자를 어깨에 얹었다.

“주인장! 여기 술값!!!”

테이블에 금화를 올려놓은 시아는 여기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루엘디움을 들고 술집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굉장히 빠른 걸음으로 걷던 시아는 루엘디움의 눈물에 망토가 젖어드는걸 보며 황자의 거처로 향하던 걸음을 멈췄다. 뭔가 여기서 황자를 거처에 던져주고나면 그날로서 그는 헤일론에서 황자의 권위, 위엄을 모두 잃을것 같았다.

“에휴...내가 미쳤지.”

짧은 고민을 끝낸 시아는 공주님안기 자세로 루엘디움을 고쳐안고 아직도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흐느끼는 그를 다독이며 헤일론에서 시아 외에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성벽 꼭대기로갔다.
시아는 성벽위에 앉아 자신의 무릎에 루엘디움의 머리를 올려놓았다. 꽁꽁 싸맸던 망토를 풀어 이불처럼 덮어주니 루엘디움은 망토가 정말 이불인마냥 꼭 끌어안았다.

“전하..괜찮으십니까..?”

“흐윽...시아...저 줭뫌 휨들어요오...”

시아의 허벅지가 베게인마냥 파고드는 루엘디움을 바라보는 시아의 표정은 짜게 식어있었다.

“아...예에..술 좀 깨십쇼...전하.”

“줴가...얼뫄나...”

“...전하?”

루엘디움의 말이 끊어지자 그를 살짝 흔들어본 시아는 이내 그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는걸 깨달았다.

[Αν?κτηση]

루엘디움의 이마를 짚은 시아의 오른손이 빛나며 마법을 걸었다.

[Μ?νωση] [?να? δρ?κο?]

루엘디움에게 수차례 마법을 때려부은 시아는 재차 한숨을 쉬었다. 눈앞으로 펼쳐진 분쟁지역을 바라보며, 지금쯤 토벌대는 어디에 있을까하며 밑으로 갈수록 선명한 푸른빛이도는 진한 금발인 루엘디움의 머리를 가만가만 쓰다듬었다.

“지금 일어나면 깨실거죠 전하?”

잠든자는 말이 없었고 시아는 결국 성벽위에서 새벽이슬을 맞으며 루엘디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휴. 그래요...이럴때 아니면 언제 황족 머리를 쓰다듬겠습니까...”

뭔가 내려놓은듯한 시아는 그후로 루엘디움의 머리를 몇시간이고 계속 쓰다듬었다. 부드럽고 탄력있는 그의 머리는 엘의 비늘 다음으로 쓰다듬는 맛이 있었다.

“저를 데려가신다는 그말...꼭 지킬 수 있길 바랍니다. 전하...”

새벽의 푸른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있던 시아는 문득 허벅지가 축축해짐을 느꼈다. 고개를 빼고 보니 미간을 찡그리고 자는 루엘디움의 고운 얼굴에서 눈물이 쉼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악몽인가..? 가만보자..악몽을 쫓아내는 주문이..’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시아가 다시금 손을 루엘디움의 머리에 얹었다.

[Πε?να.그대의 꿈은 달콤하기를.]

환한 빛이 스며든 루엘디움의 얼굴이 평온해졌다. 시아는 푸른빛이도는 새벽하늘을 보며 어렸을때 많이 듣고자랐던 자장가를 조용히 흥얼거렸다.

[붉은 꽃이 지면 푸른 달님이 오죠
아가야 밤은 길단다
깊고 푸른 달님이 붉은 꽃을 비추면
아가야 어서 꽃을 피우렴]

시아의 조용한 흥얼거림 너머로 어느새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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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0 14:12 | 조회 : 1,229 목록
작가의 말
킴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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