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도 안믿어요! (낙서 삽화)

띵동-
띵동-
띵동-띵동-
미친 듯이 울리는 벨소리와 밖에서 들리는 형의 비명소리.




나 유시안,
지금 일생 최대의 갈등을 겪고 있다.
왜냐고? 지금 앞에서 들리는 벨소리의 정체는 우리 집의 장남인 유신 형과 이름 모를 여자.
집 안에는 둘째형인 유서율과 나.
그냥 평범한 일상 중 하나처럼 보이겠지만 절대 아닌걸.


이 사건을 알아보려면


''''딱 30분 정도만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


*


*


그때는 형들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지는 바람에 영하 5도의 날씨를 무릅쓰고 자그마치 집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까지 가서 라면을 사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그래. 여기까지는 괜찮았지.


갑자기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면서 폴짝폴짝 뛰고, 라면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빙빙 돌리면서 집으로 가던 길에
교복을 입은 어떤 여자가 말을 걸어왔어.


학교가 방학한지 몇주는 지났는데 교복을 입고 있는 게 이상해서 빤히 쳐다보면서 걸어갔는데 얼굴을 본 순간 깜짝 놀라는 바람에 길 한복판에서, 게다가 모르는 여자애 앞에서 소리 지르면서 쓰러질 뻔했다니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창피해도 이 때 도망치는게 최악의 상황만은 피했을 것 같네.


아무튼 나랑 너무 똑같이 생긴 거 아니겠어?


분명히 아무리 봐도 여자였는데 이상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내 마음 속에서 외치는 느낌?
그렇다고 남자같이 생긴 건 아닌데 말이야.
이 일들을 집에 가면 형들에게 말해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집쪽으로 천천히 걸어갈 때 쯤 앞의 여자애가 먼저 입을 열었어.


"유시안."
''''?''''
"키 167.4,
몸무게 53,
가족. 오빠 세명
주민등록번호..."


"성별 여"


"저기요..? 그런 걸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게다가 저는 남자라고..."


절대 반말을 하려던건 아니었지만 내 개인정보들을 술술 불던 여자는 내 한마디도 기다려주지도 않고 내 말을 끊으며 회라도 뜰 예정인지 옷 안에서 기다란 사시미칼을 꺼냈어.


''''개도 말은 안 끊을 텐데.. 지금까지 도 믿으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긴 했어도 이런 개인정보까지 알고 있지는 않았고.. 설마 죽기야 하겠어? ..''''


사람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다는 나에게 감탄하며 다시 뒤를 돌려고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다.
아니, 이미 잡은 것 같은데.


그 애가 내 뒷덜미를 잡고 당기는 바람에 놀라서 따지지도 못하고 온 힘을 다해 그 손을 뿌리친 뒤에 내달렸어.


"도 안 믿어요!!!"


그 순간 여자애는 오른쪽에는 사시미칼, 왼쪽에는 조그마한 단도 하나를 들고 나에게 빠르게 달려오며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지.


"다음 몸에서는 행복을 기원하지."


작게 읊조리며 내 목 왼쪽에 친절하게 칼을 박아주려고 했을 때였어.


무언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라서 보니까 언제나 귀찮은 나머지 학생증을 패딩 주머니에 넣고 다녔었던 게 떠올랐지 뭐야!


머릿속으로 유레카! 를 외치며 엄청난 속도로 학생증을 꺼내서
"전 남자예요! 그쪽이 찾는 유시안이 아닐지도 모르는데요!!"
라고 소리치고 달려오는 여자애 앞에 학생증을 내던졌어.


내 목 바로 옆.
칼이 바로 옆에서 멈췄어.
목이 순간 서늘 해지며 소름이 온몸에 쫙 돋는데 지금 당장이라도 풀릴 것 같은 다리를 부여잡고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지.


집 쪽으로 쭉.
편의점과 집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살았다는 안도감에 뒤를 슬쩍 돌아봤는데 뒤에서 양손에 칼 하나씩 잡고 짧은 치마와 날씨에 맞지 않는 반팔 티셔츠를 휘날리며 달려오는데 몸에 소름이 쭈욱.. 영하 5도를 엇도는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젖을 만큼 달렸어.


"헉.. 헉..."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이 달렸지. 나의 저질체력을 저주하며. 집 바로 앞. 뒤의 칼을 든 여자와 몇걸음조차 되지 않아 정말 전력질주를 하는데


아뿔싸. 유신자식이 집 앞으로 나와있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웃으면서 손까지 흔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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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신 : 남 : 21 ]


직장인


[ 유서율 : 남 : 19 ]


학생 (시안이와 같은 학교 재학중)


[ 유시안 : 남 : 17 ]


학생 (서율과 같은학교)


(일단은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만 정리해봤습니다!)


(또한 앞으로 3인칭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보기 불편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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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21 10:40 | 조회 : 1,240 목록
작가의 말
뮤턴트

따로 캐릭터들의 색은 정하지 않았는데 대충 이런 분위기 일 것 같다~로 대충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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