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바이브레이터


"하으..읏, 으흑! 하아.."

칠흑같은 어둠 속
열띤 신음소리에 흥분한 시윤이 말한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안그런가?"


"흐윽..ㅈ,죄송합니다."


"글쎄, 진정성이 안 느껴지는데."


대낮부터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섹스를 하고 있으니 사회였다면 진작 얼굴에 주먹을 날렸겠지만, 해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격 더럽기로 소문난 사단장의 눈밖에 났다간 그날로 끝이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서있는 그의 모습은 무섭기도, 한편으로는 미친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참이, 그것도 사단장의 전담 운전병인 그가 할 수 있는거라고는 고작 꼬리를 살살 흔드는 것밖에 없었다.


"아직도, 대답안하나?"


"이..이병 서해수 흐읏..! 죄송합니다!"

"그래, 무슨 잘못을 했지?"


개 풀 뜯어먹는 소리에 해수는 잠시 머리를 굴려야했다. 더이상 눈밖에 났다간 끝이었다.

"흐..하아... 사, 사단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ㅅ.. 흐아앗!"

"글쎄, 그랬던가?"


"ㅇ..예??"


"머리로 깨닫지 못했다면 몸으로라도 깨달아야지. 넣어"

툭,

시윤이 던진것은 조그맣게 생긴 섹스토이.
그러니까 자세히 말하자면 바이브레이터 였다.


해수는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자신의 뒤에 그것을 쑤셔 넣었다.
안이 이미 시윤의 정액으로 가득 차 있어 찔걱거렸지만 해수는 그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어서 일을 끝내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시윤이 먼저 앞장서 걸어갔고, 해수는 찔걱거리는 뒤를 무시하려 애쓰며 시윤에게서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뒤따라갔다.

가야하는곳은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 해수는 운전석에 서둘러 앉았다.
늦게 된다면 혼나는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였다.

시윤은 그런 해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보조석에 탔다.


시윤의 평소와 다른 행동에 해수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차에 시동을 걸고 이내 출발했다.

대낮부터 박아대는 통에 정신이 반쯤 혼미해져 있었고 허리는 마치 두 동강이 나 버릴 것 처럼 욱신거려 왔다. 시윤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온 신경을 운전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시윤이 무언가를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 거리다가 누르자 해수는 흠칫 놀라며 반응했다.

해수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져 갔고 이미 부어있어 더 예민해 있었던 해수의 뒤는 더 조여왔다.

"흐윽...사단장님.. 윽, 하지마세요.. 자꾸 이러시면 운전에 집중을 할 수가 없..흐앗"


그런 반응이 재밌다는듯이 시윤이 강도를 더 높인다. 해수는 반쯤 풀린 눈에 힘을 주려고 애쓰며 참아보려 했지만 아래는 이미 잔뜩 커져있었다. 자신이 파렴치한이 된 것 같아 해수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시윤이 그런 해수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쓸자 아래가 점점 더 커져갔다.

"하지말라더니, 이렇게 좋아하면서 그동안 어떻게 참았어?"


시윤이 서슴없이 해수에게 수치스러운 질문을 하자 해수는 시선을 밖으로 돌리고 시윤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시윤은 그런 해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강도를 높였다.
해수가 매달리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사단장님.. 늦었습니다... 벌써 10분이나 늦었.."

"그래서?"

늦어서 혼이 날까 걱정이 된 해수가 계속해 시윤에게 호소했지만 시윤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의 관심사는 오직 섹스였다.
어떻게 하면 이놈을 잡아먹을까, 하는.

신경을 끌어올려 도착하자 이미 30분이나 늦어버린 후 였다. 시윤을 무시로 일관하며 응대하지 않았지만 도착하고 나니 뒷일이 걱정 되었다.

이미 그는 화가 난 듯 먼저 내려 문을 세게 닫고 가버렸다.


"흐윽.. 나보고 어쩌라고오..."

해수는 정액이 굳어버린듯 뒤가 찢어질것 같이 아팠지만 그를 따라가려 힘겹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참 딱하게도 이미 시윤은 저 멀리 가버린 뒤였다.


"사..사단장님,,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해수가 목이 아프도록 외쳤지만 들리지 않는것인지 일부러 듣지 못하는 척 하는것인지
시윤은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해수는 시윤의 눈치를 계속해 살폈지만 시윤은 무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둘 사이를 둘러싼 정적에 해수가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여 시윤의 화를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었다.

아무래도, 오늘도 평화롭게 들어가 쉬기에는 글렀구나, 하며 해수가 체념하고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환영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퍽, 퍽.

끊어져버릴듯이 아파오던 허리를 발로 채이자
해수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열 댓명 정도가 해수를 둘러싸고 무분별적으로 폭행했지만 해수를 지켜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사단장이 시키신 일이라는데, 그 누가 감히 개길 수 있겠는가? 정말 치졸하게도 시윤은 권력 남용을 탁월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1시간이나 흘렀을까,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해수가 씻으러 들어갔지만 운이 없었던건지 이것도 누군가의 계획이었던 것 인지 얼어버릴것 같은 차가운 물만이 흘러내렸다.

처량하게도 차가운 물로 다 굳어버린 정액을 빼내면서 얼어붙은 손을 달달 떨 수 밖에 없었다.

더욱 딱했던것은 바이브레이터를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러 가야한다는 사실이었다.

쇠뿔도 단 김에 빼랬다고, 빨리 갔다 와서 쉬어야지. 하는 마음에 해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단장실로 향했다.


똑똑.

" 저.. 사단장님, 이거 돌려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은 제가 노여움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 그래? 내가 노여워했던가?"


"...."

어지간히도 단단히 삐졌는지 시윤이 되묻기를 시전한다.

"제..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흐음... 무릎꿇고 짖어봐."

''''.....!''''


"왜, 못하겠나? 됐어. 뭐 운전병이야 새로 바꾸면 되는거고."

"아..아닙니다!"


"그럼?"



서둘러 무릎을 꿇고 금세 자리를 잡은 해수가 천천히, 조심스럽게 시윤의 옆으로 가 자리를 잡고는 시윤의 허벅지에 자신의 얼굴을 비빈다.


"..멍"


"예쁘다, 우리 강아지."




"펜 좀 주워줄래? 멍멍아"

"여..여기요"


"입으로. 주워야지?"


"누.. 누가 보면 어떻게 하시려고..."


"안 들키면 되는거지."

너무나도 당당하고, 뻔뻔스럽기까지 한 시윤을 바라보던 해수가 하는 수 없이 입으로 펜을 물어 흐르는 침을 애써 무시하고는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시윤이 가볍게 손짓하자
천천히 올라가 시윤의 위에 앉는다.

시윤이 마구잡이로 주물러대는 통에 온 몸이 욱신거려왔지만 해수는 이미 너무 지쳐버린터라 아무 반항조차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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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1 19:24 | 조회 : 15,491 목록
작가의 말
cheryc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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