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자극한 문서(3)

달의 궤도에 최첨단 기술이 내장된 탐사선이 우주 정거장을 배회했다. 세계를 뒤에서 감시 및 조정하는 이 곳은 컴퓨터 천재들이 많은 곳이다. 여기서 오래 근무할수록 자신의 나라에는 큰 보상이 주어져 충성심이 강한 이들은 성심 것 일하였다. 이들은 이곳에서 일하는 것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느꼈다. 언제든 어려운 난관은 몇날 몇 년이 걸려도 결국은 거의 해결되었다. 이곳이 바로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는 데칼코마니조직이다.
보안이 철통같은 회의실에 화염과도 같은 열기가 탁했다. 두명의 최고위급 장성의 심상치 않은 이야기 때문에 부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검은색의 각진 군복에 파이프를 물고 있으며 흰 수염을 가진 우주연방사령관 제니 페거슨은 탁자를 강하게 내리치며 말했다. 그는 독일인이며 미지의 기술습득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자로 비밀프로젝트에 거론 되어 있진 않지만 실질적으로 막강한 군권을 지휘할 수 있는 자였다. 지구에서는 그의 존재는 베일로 가려져 있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요. 누군가 우리 핵심 중앙시스템을 해킹했다니 그게 가능하기라도 하오? 우리들의 실시간 감시를 피해 침입했다는 그 해커는 대단하오. 허나 그 해커의 흔적을 잡았소.”

지구연방사령관 마이칸 브랜드는 보고서를 보며 말했다. 그는 인정이 많고 행동에 절도가 있었다. 프로그래머출신으로 수많은 난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위해 헌신한 자이다.

“도대체 누구란 말이요?”

“해킹을 당한 시점부터 그날의 이전, 이후든 모든 로그를 분석했소. 투입 인원만 5천여명이 달했으니 엄청난 양을 조사한 거였지. 해킹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졌소. 우리는 오직 그 흔적만 알아낸 것이 다오.”

데칼코마니를 해킹할 정도면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인증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마이칸은 그 해커의 재능이 탐났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사용해서라도 데려오고 싶었다.

“다행히 언론에는 보도가 되지 않았소. 문젠 그 해커가 가져간 문서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제니! 흥분을 멈추시오. 그 해커가 폭로를 해도 세계 사람들은 믿지 않을거요. 정확한 증거가 없으니 말이요. 그런데 어떤 문서를 가져간 거요?”

“차원의 틈이요. 난 이번에도 외계인의 도움을 받을까 하오”

“그 문서는 실패한 프로젝트요. 더 이상 구현이 되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오.”

“그건 아니오. 여차 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백업을 해두었소.”

제니가 녹색버튼을 누르자 12명의 잘 차려입은 정장을 입은 군인들과 3명의 외계인이 들어왔다. 고도로 훈련받은 12명의 군인들은 특유의 눈치와 바디랭기지로 외계인과 대화를 이끌었다.
외계인의 손에는 네모난 유리가 떠 있었는데 지구의 어느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었다. 12명의 군인은 각자 마련된 수퍼 컴퓨터로 외계인의 신호를 기다렸다. 외계인의 눈빛은 야수처럼 무서웠으나 표정이 굳어 있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없었다. 제니가 해커의 로그를 외계인에게 쏟아 보내자 외계인이 알 수 없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외계인은 여섯 손가락으로 유리를 조작하기 시작하자 외계인의 손에 서울이 보였고, 어느 도시가 보였다. 12명의 군인들은 외계인들에게 배운 IT기술을 동원하여 외계인이 보여준 위치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해커의 정보가 제니와 마이칸의 모니터에 보였다.

- 대한민국
서울
양동근
korea01

지구에서도 소수의 외계인이 존재하지만 이 외계인의 신비한 동작은 마이칸도 처음 보았다. 그는 말했다.

“어떻게 한 것 이오? 외계인들은 단지 저 유리조각을 만졌을 뿐이오.”

“크흐흐흐. 우리가 자판을 두들기듯 저 외계인들에게는 저 유리가 자판이오. 우리와 IT기술이 비슷한 면이 많아 이해하긴 쉽지 않아도 가능한 부분이 있긴 했소. 인간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언어를 쓰고 있었소.”

“혹시 D언어요?”

“그렇다네. 우주연방부에서 D언어를 완벽히 이해한 자는 딱 한명 뿐이네. 바로 후지타라는 자요.”

“후..후지타”


한편 일본인이였던 후지타는 우주연방부의 업무실로 향했다. 후지타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수많은 외국어에 통달했으며 호리호리한 몸은 비범하였다. 후지타는 불만이 있었는데 제니가 자신의 조국을 모욕하는 문서를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후지타는 분노했지만 참아야만 했다. 제니의 이런 행위는 매일 서버에 업로드 되었다.
얼마 후 비밀리에 진행한 차원의 틈 문서를 후지타는 보게 되었다. 타임머신처럼 과거로 갈 수 있기에 자극 했던 것이다. 후지타는 복잡한 보안 키를 입력하며 빼돌린 차원의 틈의 소스코드를 보았다. 잦은 오류가 많은데다 시간과 좌표의 오작동이 많아 고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이는 매우 견고하게 작성되어도 고수였던 그에게는 단점이 보인 것이였다. 비공식 적으로 접근 불가한 주소지만 그는 해킹을 발휘하여 오류를 고친 안전한 소스코드를 서버에 업로드 했다. 그 누구도 절묘한 이런 접근을 알지 못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차원의 틈은 점점 안전하게 완성이 되어 가고 있었다.

혼합 프로젝트는 가상현실기술을 보유 못한 외계인의 조건을 받아 들여 시작되었다. 후지타는 이런 인류의 기술을 자랑스러워했다. 천재적인 후지타의 두뇌는 데칼코마니의 모든 정보를 잘 다루니 이번 혼합 프로젝트를 최종 관리자로 뽑혔다. 비록 2성 장군이 이지만 후지타는 외계인도 지휘했으며 여러 고위 관리들도 함부로 하지 못했다. 후지타는 10명의 고수준의 개발자와 2명의 외계인과 함께했다.

“외계인들에게 가상현실을 체험해 보게 하니 반응이 어떻습니까?”

“움직이지 않기에 죽은 줄 알았습니다. 순간 눈을 번뜩 뜨더니 그곳 관리자를 집어 던지더군요. 고글마져도 망가트렸습니다.”

“하긴. 그동안 우리 인간을 기술력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던 외계인들인데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군.”

“그런데 그 외계인들이 무언가 개발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D언어를 모르기에 알지 못했습니다.”

“외계인의 유리조각은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네. 그건 그렇고 이번엔 외계인들과 함께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야 하니깐 말이야.”

“알겠습니다.”

외계인들은 가상현실속에서 자신의 기술이 먹혀들지 않았다. 뭔가 장애를 받고 있었다. 후지타는 외계인의 모습을 면밀히 관찰했다. 유리조각은 신호를 내기위해 반짝거렸다. 이윽고 D언어가 보였다. 후지타는 관리자에게 말했다.

“어서 저 유리조각을 확대해 보게. D언어를 봐야겠어. 녹화도 같이 진행 하는거 잊지 말고.”

“하잇~”

D언어로 작성된 구현부분을 몇일 동안 후지타는 해독하기 위해 노력했다. ‘뇌파와 인조인간을 활용 한다’로 되어있는데 나머지 핵심 D언어 코드는 보이지 않아 결과는 여기로 만족해야 했다.
자동문이 열리면서 후지타의 보좌관이 문서를 들고 들어왔다.

“후지타 장군님. 제니 사령관님께서 이 문서를 봉인하라 명했습니다.”

“알겠네. 가보게!”

지구에서 전달한 문서와 우주의 행성에 대한 고급정보의 문서였다. 일본의 문서도 보였는데 후지타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지고 졌다.

- 일본은 살을 주고 뼈를 베는 정신이 강하니 외계인의 실험에 사용하기에 알맞다. 그들의 사무라이 정신을 배우고 싶은 외계인들에게 일본인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중략) 목숨을 버려도 좋은 일본인을 데려 올 것을 당분 한다. 일본은 이용하기 좋은 나라이다. 과거에 일본은 우리의...(중략) 이것은 5급 비밀문서로 지정 봉인하기 바란다.

“제니! 나라는 안중에도 없는 녀석! 감히 또다시 일본을 모역하다니. 언제가 가만두지 않겠다.”


다음날 후지타는 혼합프로젝트에 실험으로 쓰일 자료를 받았다. 일본인 범죄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외계인들이 이 일본인을 마음데로 해도 좋다는 것이였다. 물론 모두 몰래 납치되었다. 후지타는 그 일본인을 풀어주라고 명을 내렸다. 실직적인 혼합프로젝트 책임자니 가능한 거였다. 실험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면 그만 이였기 때문이였다.
제니에게 안좋은 감정이 쌓이기만 한 후지타는 제니의 부름에 사령관실로 가게 되었다. 제니와 멀리 마주앉아 마이크로 대화를 나누었다. 제니가 말했다.

“혼합프로젝트는 잘 되는가?”

“외계인과 대화도 잘 안되고 그들의 마음을 알지 못하니 답답할 뿐입니다.”

“나는 독일인이고 너는 일본이다. 과거에 우리는 동맹관계였고 목적도 같았다. 그런데 실험에 사용할 일본인을 풀어 준거지?”

“이미 그럴만한 이유를 보고서로 보냈습니다.”

“아니야. 그게 아니야. 너와 같은 일본인이라서 그랬을 거야. 하지만 후지타! 그 일본인은 아주 큰 범죄를 저질렀다네. 사형감이였지.”

“제게 무슨 말을 하고 싶습니까?”

“우리 독일은 너희 일본을..(중략) 그러니 너도 마땅히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크하하하하하”

“그렇게 하....하겠습니다.”


자신의 업무실로 돌아온 후지타는 과거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 되었다. 과거로 가서 독일을 꺽고 역사를 바꾸고 싶었다.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차원의 틈은 후지타의 노력에 더욱 견고하게 완성되어가기만 했다.


후지타는 뒤늦게 데칼코마니를 해킹한 자의 문서를 받았다. 대한민국의 양동근으로 신상정보가 모두 나왔다. 후지타는 즉시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하기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만 했다. 결국 찾았으나 놀라운 수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감시 프로세스가 흐르면 다른 곳에 숨었다가 걸린다 싶으면 프로세스를 타고 허상의 프로세스를 만들어 감시를 당하고도 걸리지 않는 애매한 방법이었다. 이 제것 자신을 난관에 처한 인물이 없던 후지타에게는 양동근의 이름이 머리에 각인이 되었다.

“양동근이라. 너의 실력이 대단한 것을 인정한다. 아~ 세상은 넓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는 구나.”

자동문을 열고 후지타의 보좌관이 들어왔다. 다급한 상황이라 뛰어온 것이였다.

“후지타님! 제니 사령관님께서... 이번엔 죄 없는 일본인을 외계인들에 넘겼다고 합니다.”

“뭐야? 제니는 왜 자꾸 일본을 잡고 늘어지는 거야! 내가 알아서 잘 처리 할테니 무슨 일이 벌어지면 바로 나에게 알리도록 해!”

“알겠습니다.”

혼합프로젝트에는 죄없는 일본인들이 가상현실속에 가기 위해 고글을 착용했다. 외계인도 마찬가지였다. 후지타는 외계인이 함부로 가상현실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그 틈에 일본인을 빼돌려 지구로 돌려보냈다. 제니가 뭐라고 하면 오류로 묻어 버릴 생각이였다. 후지타의 보좌관이 말했다.

“후지타님! 이번엔 지구로 함부로 사람을 보내지 말라는 분부가 있었습니다.”

“나도 알고 있어! 내가 알아서 한다고 했잖아. 물러가게.”

혼합프로젝트는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외계인들은 가상현실에 적응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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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3 21:42 | 조회 : 444 목록
작가의 말
선동건

잘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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