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럼 대했다고 삐진건 아니지? 그치?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갑옷을 갖춰입은 사람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무슨일이 있나? 그때, 다윈이 걸음을 멈췄다.

"…저기, 후배님들아. 난 이만 가봐야겠다."

시계에 떠오른 홀로그램을 슬쩍 읽었다. 납치.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그래, 나랑 조금 논걸론 안된다 이거지.

"나도 같이 가."

다윈은 조금 곤란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빨리 가자."

다윈의 등을 떠밀자, 다윈은 달리기 시작했다. 나한테 맞춰주는지 그닥 빠르지 않은 속도였다. 그렇게 우리 셋이 도착한 곳은 구석진 뒷골목이었다.

"누가 없어졌죠?"

다윈의 질문에, 주변을 돌아다니던 남자 한 명이 다가왔다. 살짝 주변을 둘러보니 이알과 이다브가 보이지 않았다. 이다브는 몰라도 이알은 메시지를 봤을 테니 올텐데.

"이알 차프넨, 이다브 키라일…"

"이알이?"

다윈이 인상을 찌푸리는것이 보였다. 그 둘도 납치당했구나. 젠장, 인크로아스를 더 잘 봐야 했었는데. 너무 애같이 대했나?

"흔적은요, 남아있어요?"

"아뇨. 현제로선 아무것도…"

"이런…!"

다윈이 입술을 짓씹었다. 그때, 누군가 다윈의 머리를 집었다.

"그렇게 화내면 될일도 안된다."

카일은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오히려 차갑게 식어 있었다. 카일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젭, 확인해봐."

"이런것만 나 시키는 거죠? 하여간 늙은 노친네가. 드래곤이면서 이정도도 못해요?"

"늙어서 그렇다. 빨리 해."

"네네."

젭, 젭? 익숙한 느낌이 드는걸 보니 책에 나왔던 사람인가 보다. 레드 브라운색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느려뜨려져 있고, 눈동자는 회색에, 눈꼬리가 올라간 고양이 상의 남자였다. 남자보단 중성적인 면모가 강해보였다. 목소리를 안들었으면 여자라 착각할수도 있을것 같다.

"되돌림. 환영. 인식. 재구축. 축소. 축약. 재생.…"

중얼거리듯 빠른 말이 점점 빨라져 이젠 발음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골목길 가득 마법진이 구축되었다. 단게별로 쌓아지고, 없어지고,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 색색의 빛이 골목길을 가득 덮쳤다.

"….확인."

흐릿한 인영이 골목길에 떠올랐다. 온통 모자이크된, 얼굴도 확인할수 없고 그저 크기만 확인할수 있는 형체들. 약간 큰 형체가 손을 휘젖자, 모여있던 형체들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렇게 모두들 사라지자, 인영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거밖에 안되나, 젭?"

"이것도 대단한건데요."

툴툴거리던 젭은 갑작스레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보나 제가 더 잘할꺼 같은데요."

"…?"

뭔 멍멍이 소리를 하는거지. 젭은 내 손을 잡고는 카일 앞으로 끌고갔다.

"얘 무슨 드래곤입니까? 마나가 아주그냥 날뛰고 있는데다 권능도 두개나 있잖아요. 완전 신의 사랑을 받는 인간이구만. 아니, 너 인간이 맞긴 하냐? 드루이드아냐?"

"순도 100% 인간입니다만."

카일은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조금 귀여운 짓이었다. 아니 뭔소리람.

"마나? 하나도 안느껴 지는데."

"노망나셨어요?"

젭은 카이에게 뒤통수를 한 대 맞고는 억울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아니, 아무도 얘 마력을 못느껴?!"

주변에 있던 사람을 모두 고개를 저었다.

"야, 넌 니 마나가 어느정도인것 같냐?"

"음…잘 모르겠는데요. 애초애 다른 사람 마나량을 어떡게 알아요."

순식간에, 주변인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야, 나 뭔 말실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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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4 21:56 | 조회 : 6,501 목록
작가의 말
11月

주인공은 책 속의 내용을 대부분 까먹었기 때문에 이 세계의 상식도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답니다~! 발렌타인 특별편은 집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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