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 당신을 위해 및 공지

신..이라고?

어째서..?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아픔 대신 분노가 마음 한구석에서 반기를 들었다.

왜? 왜 하필이면 네가..

"왜..!"

손의 힘이 탁 풀리는 느낌이였다. 순간 데이도 잊고 나는 두 손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 바닥을 적셔내렸다.

"어째서..."

리브는 무표정이였다. 그의 눈동자에는 그저 안쓰럽다. 그거 하나만이 담겨있어, 더욱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너희는 우리의 아픔을 모르겠지.."

"그래."

순순히 인정한 그가 내 손목을 잡아 그의 멱살에서 때어냈다.

허무하다. 후회스럽고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의 연두빛 머리카락이 스르르 녹아들어 은발이 되었다. 눈동자는 붉은빛으로 물들었고, 얼굴은 눈에 띄게 하얗게 변했다.

내 마음속에서 분노에 가득찬 비명이 터졌다.

왜 너는 신이면서..

나에게 희망을 주고, 이토록 절규하게 만드는 것인지.

신이라는 존재를 이해할수가 없었다. 메리아도 리안, 너도.

어째서 우리에게 시련만 주고 구경하는 걸까?

신이란 그저 인형인 우리를 갖고 놓는 상위 생명체인 걸까? 우리가 어떻게 되던 상관없는, 그저 이기적인 생명체.

너무도 고지식하여 그 무엇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

"하."

내가 떨리는 팔을 붙잡았다.

내가 데이를 믿고 따랐고 사랑했던 모든 감정이 그저 신으로부터 만들어낸 감정일까봐 무서웠다. 그 어느때보다 두려웠다.


데이..

난 어떻게 해야하지?


리안이 붉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왠지 모를 분노가 조금씩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진정시키려는 듯 했다.

"데이. 안살릴거니?"

그가 침착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에게 연연할 틈이 없었는데...!

"살릴거야."

나는 위화감을 떨쳐내고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의 붉은 마력이 불처럼 타올랐다. 리안은 손짓으로 내 마력을 부스러 뜨리더니 살짝 웃었다.

"너의 힘을."

마치 자연의 노래처럼 울림이 있는 목소리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나의 힘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꼈다.

"전달하겠다."

붉은 빛이 일었다. 금빛가루가 회오리처럼 빛주위를 돌았다.

그 이후로 쾅하는 굉음이 일었다.

정신을 겨우 붙잡았던 그 몇초, 나는 너를 보았다.

눈물을 흘렸고, 행복에 겨워 미소를 지었다.

나를 향해 팔을 뻗는 네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아니 이번만은 내가 손을 뻗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느낀 감정은



사랑과 후회였다.




내 욕심을 채우려고 했고, 마지막으로 너를 봤다. 웃는 너의 미소를 보았고, 너의 입술을 보았다.

사랑했고 또 사랑했었다.

계속 사랑할 너를 보며, 나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온몸의 고통은 마치 나를 불살라 버릴듯 웅웅 거렸지만 사랑을 이기는 아픔은 없었다.

다음에 태어난다면, 다시 태어날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먼저 너를 찾아갈게.

기다려줘, 항상 그자리에서.

나는......

*

나는 또 너를 놓쳤다.

너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다. 붉은 낙엽처럼 흩어져버린 널 찾기위해 허우적댔다.

마치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었다.

너의 눈동자는 나에게 말했다. 만나러 가겠다고, 그 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하지만 나는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것을 알고있었다.

한번 살린 너를 두번 살리는것은 규칙에도 위배되는 행동이였다.

엘프의 혼혈인 내가 그때 무엇을 할수 있었을까.

널 살릴 마법조차 쓸수 없는 엘프족의 찌꺼기인 내가 뭘 할수 있었을까.

힘없이 웃는 너에게 마지막으로 미소를 짓는 것 외에 나는 무엇을 할수 있었을까.

무능한 나자신에게 화가 치밀었고, 신에게 분노했다. 결국 우리를 갈라놓을 것이였다면, 메리아.

내가 그날 네게 칼을 꽂았을 터인데.

손을 뻗었지만 잡을 수 없었고, 다시 헤어질걸 알기에 네 얼굴을 마주볼수 없었다.

사랑했지만 표현할수 없었고, 결국 사랑으로 다시 아파할걸 알기에 고백할수 없었다.

그런데

네가 먼저 내게 손을 뻗었고, 내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나를 사랑해주었고, 고백했으며 손을 맞잡고 키스를 했다.

나는 이제 무엇을 바라는가.

이세상의 유일한 행복이였던 너를 잃은 나는 무엇을 바라겠는가.

숨 한번 쉬는 것 하나하나가 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과 슬픔이 동시에 밀려들어와 견딜수가 없다.

나의 구원자인 너를 다시 볼수있다면 좋을텐데

이대로..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공지**


안녕하세요, 초보작가 하젤입니다!

원래 에피소드10까지가 1기 완결 목표였는데 말이죠.. 어쩌다보니 에피소드9가 완결이 되어버렸네요..크흠..

사실 1기는 조금 암울한..? 느낌의 스토리에요. 새드엔딩 스토리이죠.

2기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떡밥들과, 또 [저 대마법사 그만둘래요!]로 이어지기 위한 많은 열쇠들이 풀이될겁니다~

여기까지 올라옥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항상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아참, 그리고!

완결도 됬고, 슬슬 2기를 준비해야하니...

그때까지 QnA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셨던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ㅎㅎ 하나하나 모두 답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저는 QnA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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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31 13:13 | 조회 : 1,149 목록
작가의 말
하젤

QnA 받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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