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빨간 불

붉은 마력이 넘실거렸다. 컴컴했던 지하실이 빛에 넘쳤다. 눈물을 흘러내렸다.

데이..어디간거야....

마력이 돌아온것?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가 어딨는지, 무사한건 밎는지. 그게 나에겐 훨씬 중요했다.

나는 마력을 둥글게 모았다.구 형태의 붉은 마력은 마치 장미같은 예쁜 루비빛이였다.

"데이가... 데이가 어떻게 된건지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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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

차가운물이 살짝 쏟아졌다.

"읏..커헉ㅡ" 숨이 안쉬어지더니 왈칵 피가 쏟아졌다. 머리가 댕댕 울리는게 겨우 생명줄을 잡고 있는 꼴이였다. 피가 바닥에 줄줄 흘러내렸다.

"하아..하아.. 아직은.. 안돼..는데...." 눈물이 났다. 아파서가 아니라 그리움, 후회의 눈물이였다.

너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고백했더라면 이렇다 할 후회는 하지 않지 않았을까..

다리와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뿌옇게 흐려진 눈앞에 그녀가 보였다.

"메리아.."
"쉿ㅡ 말하지마."
"....?"

메리아가 팔장을 끼면서 나의 눈앞에 쪼그려앉았다. 그녀의 빨간 눈이 내 눈과 대응했고 순간적으로 몸이 움찔했다.

"그래서.. 후회하니, 네 선택을?"

메리아의 눈엔 아무덧도 담겨있지 않았다. 냉정하고 철저하리만큼 감정을 숨긴 기계같은 눈동자. 처음에는 그저 고맙다고만 느꼈다. 그 뒤로부터는...

원망스러웠다.

"아니, 후회하지 않아."

몸이 아팠다. 이런 고통은 두번째야, 하하.. 내가 딱 잘라 말하자 메리아는 더이상 설득할 생각이 없는지 무릎을 펴고 일어나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그래.. 그렇구나.." 메리아는 웃고 있었다. 슬픈 얼굴을 하고 웃고 있었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큰 슬픔을 목구멍뒤로 삼키고 있는지.

"어흑..." 밖에서는 비가 내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졌고 지하실 바닥에는 내피가 적셔내렸다. 메리아는 굉장히 우울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다.

마지막으로 네 생각이 나는 구나, 에렌, 아니 에루.

네가 왜 두사람의 동일인물인지 궁금하겠지?.. 미안. 그 이야기는 하지 못할것 같아. 보다시피 내가 다 죽어가는 꼴이여서 말이지.

그냥 내가 네게 하고싶은 말은 미안하단 것 뿐이야. 네가 잘못한건 없어. 나는 구원자가 아니야. 네가 죄를 짓지 않았으니 구원자는 존재하지 않는 패가 되는 거지.

마지막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몸이 금빛가루로 변해서 흩어내렸다. 나는 슬픔에 휩싸였지만 네가 있기에.. 나는 웃으면서 갈수 있는 거겠지.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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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7 22:49 | 조회 : 1,141 목록
작가의 말
하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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