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야가 지직거리며 내 앞에 서있던 여자아이의 형체는 보이지도 않았다.
.
"정신이 드나?"
겨우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브루드를 처음 만났던 그 방에 그대로 누워있었다. 나는 누운 상태에서 주변을 둘러보았고 주변에는 브루드와 엘트하가 서있었다. 나는 급하게 일어나 브루드를 경계하였지만 엘트하가 진정하라며 나를 토닥였다.
"이게 무슨일 인가요 엘트하.."
"그게.. 브루드랑 좀 아는 사이라.. 하하"
엘트하는 쓴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다. 엘트하에게 상황을 설명들었다. 과거 브루드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라이트 포드 가문의 숙주를 심었다. 브루드는 자신의 금기를 어겨 성에 갇혀살게 되었고 숙주가 되어버린 라이트포드 엘트하는 아무도 모르게 혈마법을 계승시키며 죽어나갔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혈마법 부작용인 《블러드 이블》이라는 현상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살인을 저질러 결국 가문은 몰락해버렸다. 겨우 살아남은 엘리샤가 엘트하의 시체를 들고 브루드의 성으로 찾아갔고 브루드는 그녀를 보고서는 자신의 죄를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무기안에 엘트하를 동기화를 시켜 엘리샤의 무기안에 봉인을 했다고 한다.
"그게.. 갈비뼈는 미안해 다른애들한테도 미안하고. 치료는 다 해놨으니까 괜찮을거야"
"그러게, 우리 엘리샤를 봤으면 바로 멈췄어야지 어?"
"아니 그게"
"조용히 해"
브루드는 엘트하의 한마디에 꼼짝도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진정이되어 일어나 다른 애들을 찾아다녔다. 다행히도 우르와 프리에는 바닥에 누워 자고있었다. 하지만 헤븐은 정체불명의 붉은 실로 만들어진 마법진 위에 누워있었다. 내 주변도 살펴보니 나도 똑같은 마법진 위에 누워있었다.
"이 마법진은 대체 뭔가요"
나는 브루드에게 마법진에 대해 물었고 브루드는 엘트하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나에게 말을 해주었다.
"뭔가요 도대체"
"너 기억이 조작되있어"
나는 브루드의 말을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브루드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브루드에게서 돌아오는 답변은 똑같았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제 기억이 조작되었다구요?"
"너, 크라운 경기제때 파트너의 얼굴 기억이나?"
"아뇨"
"그거 부터가 문제야. 너 지금까지 너의 기억에 위화감이 있었던 적이 없었어?"
나는 곰곰히 생각하며 지금까지 이상하다고 생각 했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 하였다.
"꽤.. 있었던것 같네요"
"그래, 누군가에 의해 기억이 조작되었어"
브루드는 옆으로 걸어가더니 마법진 위에 누워있는 헤븐을 가르켰다.
"그리고 이녀석은 기억이 삭제되었지"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헤븐을 처음 만났을때 헤븐은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서 우리를 도와준다고 하였다.
"기억을 되살릴 방법은 없나요?"
"있지 당연히. 하지만 기억을 조작한 사람이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같아. 간단하게는 돌아오지 않을거야"
브루드는 헤븐의 마법진을 발동시키려고 준비를 하며 나에게 헤븐에 대한 몇가지를 말해주었다.
"헤븐은 진짜 모습이 아니야. 자신의 존재가 삭제되었어. 아니, 그거 훨씬 더 먼 문제일지도"
"어떻게 그런게 가능한거죠? 존재를 삭제하는 마법이라니.."
브루드는 잠깐 멈칫하며 입술을 떨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브루드의 긴장한 모습에 나는 조금 무서워졌다.
"아카식 레코드. 시전자의 마력이 어마무시하게 방대해야하고 세계의 이치까지 바꿔버릴 수 있는 강력한 마법이라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는 고대 마법이야"
《아카식 레코드》세상의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있고 모든 기억들이 저장되어있는 만능 기록실. 브루드의 말에 의하면 기록실을 한번 볼때마다 상상 이상의 마력이 빨려나가고 정보를 억지로 고치려고 하면 세계가 격변한다고 한다. 적합한 시전자는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으며 마법이 세겨진 스크롤 조차 세계 밖으로 날려버렸다고 한다.
"이 세계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것 또는 존재할 수 없는것. 그게 헤븐의 정체야. 누가 이런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게 아카식 레코드라면 롤백을 이용해 볼 수 있겠네"
브루드는 나를 다시 마법진 위에 눕히더니 나의 마법진과 헤븐의 마법진을 동시에 발동시켰다. 마법진의 붉은 실들에 글이 새겨지며 몸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지금까지 잊었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엘"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이름이였다. "엘" 헤븐의 진짜 이름 그리고 크라운 경기의 파트너. 흩어져있던 나의 기억은 다시 맞춰지기 시작했다.
《아카식 레코드: 롤백》
머릿속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브루드의 마력이 순식간에 전부 빠져나왔다. 마력을 잃은 브루드는 붉은 위습의 형태가 되어 버렸다. 브루드의 마력들이 헤븐의 몸을 감싸더니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아카식 레코드: 복구 중 20%》
머릿속에 목소리가 복구를 진행하는 만큼 마법진이 그려졌다. 마침내 완전히 다 그려지고 마법진에서 빛이 나왔다.
《시전자의 마법을 전부 상쇄합니다.》
"시전자? 설마 자기가 자신의 존재를 지운거야?"
"말.. 할 수 있네요?"
"응? 당연하지. 나는 원래 이 모습인걸? 고대 혈의 정령 그게 나야"
"아니, 그럼 지금까지 엘리샤한테 온 정령이 너였어?"
엘트하가 브루드에게 따지듯이 말하였다. 브루드는 엘트하의 손을 피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말했다.
"아니? 그건 내 분신. 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넌 잡히면 나한테 죽는다"
엘트하가 브루드를 붙잡으려고 돌아다니는 사이 헤븐의 마법진에서 불이 사라지더니 헤븐이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으.. 머리야"
"헤븐! 일어났구나! 날 살려줘!"
브루드는 엘트하를 피해다니며 헤븐 한테로 도망갔다. 헤븐은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자신의 옆에있는 위습에 대해 물었다.
"이건 대체 뭐지?"
"그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벌레니까 죽여줄래?"
엘트하가 말하자 헤븐은 알았다며 바로 사슬을 소환하였고 브루드는 당황하여 도망갔다.
"자.. 잠깐! 나야 브루드"
"브루드? 어째서 그런 모습으로 있는거야?"
브루드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부 헤븐에게 전달하였고 헤븐에게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다. 헤븐은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지자 해븐의 몸이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었다.
"깜짝 놀랐구나. 아카식 레코드 롤백을 이용할 줄이야"
갑작스럽게 차원이 갈라지며 흰 장발을 하고있는 남자가 걸어나오며 말했다. 그는 몇개의 마법을 외고나니 헤븐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당신은.."
헤븐은 그를 보자 갑자기 균형을 잃고 자리에 주저앉았다.헤븐은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럼 이만 가보갰네."
하얀 남자는 다시 차원을 가르며 사라져버렸다. 몇분이 지나고 헤븐은 모든것이 정리가 되었는지 다시 일어났다.
"내 이름은.. 엘"
헤븐.. 아니 엘은 정확하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그러고서는 날 보더니 입을 몇번 움직였다.
"에..리.."
엘은 자신도 놀랐는지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나와 쉬고있는 우르도 몇번이고 계속 쳐다보았다.
"내가 왜 살아있지? 분명 헤븐이라는 사람으로 살아온거 까진 기억이 나는데.."
"방금 그 사람이 한 짓이 아닐까?"
나는 엘에게 방금 왔던 하얀 남자에 대해 이야기 하였지만 엘은 하얀 남자를 전혀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나저나 아카식 래코드라니..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브루드가 엘의 주변을 날아다니며 엘에게 물었다. 엘은 잠시동안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적응이 안되네. 마력이 전혀 돌아오질 않아"
"어이? 내 질문에 답은?"
"본래의 힘에 10%도 못쓰겠는데? 파나틱 토벌 할 수 있을까"
브루드가 계속 찡얼거리며 주변을 날아다니자 엘은 브루드를 낚아채 던져버렸다. 그러고서는 나한테 다가와서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토닥여주었다.
"후.. 고생했어 에리"
엘은 상냥하게 나를 쓰다듬었다. 왠지 모를 감정이 북받쳐올라 눈물이 흘렀다. 나는 그대로 울며 엘에게 안겼다.
"으음.. 무슨일이야"
우는 소리가 컸는지 우르가 소리를 듣고 잠에서 일어났다. 우르는 울고있는 나를 보고 한번 놀라고 엘을 보고 한번 더 놀랐다.
"아니, 잠시만. 엘? 엘 맞지? 너 헤븐.. 아니 뭐야"
혼란스러워하는 우르에게 엘트하와 브루드가 열심히 상황을 설명하였다. 다 듣고 나서 우르가 다 이해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나한테 달려들었다.
"덤벼. 2차전이다. 난 그때와 많이 다르다고?"
하지만 아직 마력이 돌아오지 않고 적응을 못한 엘이 휘청거리며 거부하였다.
"미안하지만 지금 내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왜.. 그러지?"
"마력이 돌아오질 않아.."
엘은 지금 자신이 헤븐때 보다도 마법을 못쓴다고 불평하였다. 결국 엘은 자신의 검을 꺼내어 몇번 휘둘렀다.
"어? 어디서 많이 봤나 했더니 너였구나?"
나는 엘에게 자신의 검에 대해 말하였고 엘은 내 검을 가져가 자신의 검과 비교하며 보았다.
"정말이네.."
"게다가 이거 두개 공명하고있는데?"
브루드가 옆에서 날아다니다 검을 보더니 두 검이 서로 공명하고있다고 말하였다. 아직 엘의 마력이 매우 미세해서 잘은 안보이지만 아주 작게 공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도 쓸 수 있는건가?"
"오오! 연습해볼까! 어떻게 하는거지?"
"에리.. 뭔가 바뀌지 않았어?"
브루드는 갑자기 바뀐 내 태도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나를 멀리 하였다. 우르는 우리 둘을 보며 옛날을 보는 느낌이라 그립다고 하였다. 우리가 계속 웃고 떠들고 있는 사이 누워있던 프리에가 무언가 중얼거리더니 일어나 우리한테 달려왔다.
"시콘에 있던 사람한테 연락이 왔어. 시콘을 다스리고 있는 간부는 《조커》. 그는 2주일후에 작전을 시작할건가봐"
"그럼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잖아!"
우리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였고 브루드는 그 모습을 보더니 오늘은 자고 가라고 말하였다. 우르가 안된다고 빨리 움직여야된다고 말하자 브루드는 우리를 어딘가로 안내하였다.
"자, 마음껏 먹고 오늘은 쉬고 가도록해"
우리의 눈 앞에는 엄청난 진수성찬이 펼쳐졌다. 우리는 그 음식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오늘은.. 쉬고갈까?"
"그래도 되겠지?"
우리는 맛있게 브루드가 차려준 밥을 먹고 각자 방에 들어가 잘 준비를 하였다. 엘트하는 엘리샤의 모습으로 돌아가 먼저 침대에 누워 자고있었다. 나는 엘한테 잘자라고 말하고 침대에 누웠다.
《대격변까지 14일》
--2부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