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필리아 왕궁기사단 임명식 당일
[그리고! 이번 왕궁기사단의 섬멸 파트를 맡게된 프마크 기사단의 단장은 치리스 우르!]
엄청난 박수소리가 왕궁안을 채웠다. 우르는 천천히 걸어나가 단상 위로 올라갔다. 기사에게 증표를 받은 우르는 뒤를 돌아 우리를 보며 말을 했다.
"이번 섬멸: 프마크 기사단의 단장을 맡게된 원거리 담당 치리스 우르다. 잘 부탁한다."
우르의 말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치리스 우르. 과거 마법육성학교를 다닐때 같은 반이였던 아주 강한 친구이다. 그때만해도 엄청나게 승부욕이 강한 장난꾸러기였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아예 바뀌었다. 자신의 친형인 치리스 우루트하드의 죽음때문인지 우르의 분위기는 치리드를 능가하는 차가워진 분위기였다.
"앞으로 같이 기사단에서 임무를 수행하게될 기사를 부르겠습니다."
우르는 황금빛이 맴도는 문서를 공중에 띄우더니 문서를 넓게 펼치고는 이름은 차례대로 말했다.
"프마크 기사단 주 방어 부 방해 담당 엘더 프리에, 프마크 기사단 주 보조 부 공격 담당 라이트포드 엘리샤, 프마크 기사단 주 근거리 공격 부 암살 담당 마드레 엘르가우키. 이렇게 3명 단상위로 올라와주길 바란다."
나와 나머지 2명은 단상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단상위로 올라가 우르의 옆으로 나란히 섰다. 우르가 우리가 다 올라온것을 확인하자 우리보고 자기소개를 하라고 시켰다. 우린 서로 눈치를 보다가 프리에가 먼저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엘더 프리에. 이번 프마크 기사단에서 방어를 담당하고 있다. 잘부탁한다!"
엄청나게 검은 머리카락과 강렬한 눈매를 가지고있는 남자였다. 자신의 가젯을 보여주었는데 프리에의 가젯은 4가지의 구슬이였다. 프리에가 말하길 4개의 구슬에는 각각 다른 속성이 들어있어 완전히는 아니지만 4가지 속성을 전부 사용하고 자신의 적성치는 자연에 가까워 대지를 마음대로 사용할수 있다고한다.
"나는..! 라.라이트포드 엘리샤야.. 프마크 기사단의 보조를 맡게 되었어.. 잘부탁해!"
엘리샤. 핑크빛 머리카락에 키가작은 귀여운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가젯은 그녀의 생김새와는 정반대였다. 아주 거대한 낫. 그것도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나오는 낫을 엘리샤는 하공을 가르고 꺼냈다.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엘리샤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때 우르가 소리치며 사람들을 조용히 시켰다. 엘리샤는 고맙다는 말을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저의 낫에는 여러가지 디버프를 쓸수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차하면 공격도 할 수 있습니다....."
엘리샤는 말하다말고 조용히 고개를 푹 떨구더니 낫에서 붉은빛이 엘리샤를 뒤덮었다. 나와 프리에는 경계태세를 갖추었고 우르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붉은빛이 사라지고 나니 엘리샤의 머리카락은 붉게 변해있었고 눈빛 또한 붉게 변해있었다. 체형도 약간 커진것만 같았다.
"여어! 반가워! 귀여운 내 동생이 나를 소개해주는데 너무 답답해서 말이야~ 본인이 직접 나왔다.. 이 말이야~ 나로 말하자면 라이트포드 엘트하! 귀여운 내 동생의 언니이다! 내 동생이 귀엽다고 집쩍대는 남자애들 걸리기만 해봐 그냥 죽..!"
다시 낫이 반짝이더니 붉은빛을 전부 흡수해갔다. 엘리샤의 머리는 핑크빛으로 돌아왔고 눈빛도 푸른색으로 돌아왔다. 엘리샤는 계속 사과를 반복하며 뒤로 물러났다.
"안녕! 나는 마드레 엘르가우키! 이번 프마크 기사단의 근거리 담당이야 잘 부탁한다구!"
내 소개가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나는 깜짝놀라 뒤로 물러났다. 왜이러는건지 잘 모르겠다. 자기소개를 다 끝내고 나니 우르는 우리에게 계약을 걸었다. 절대신뢰의 계약. 서로를 배신하는 순간 두 사람의 목숨이 순식간에 끊어지게되는 신뢰 계약이다. 신뢰 계약은 서로간의 믿음이 더욱 커지면 커질수록 계약자에게 더 큰 마력을 제공한다. 모든 임명식이 끝나고 우르는 우리를 숙소로 데리고 갔다.
숙소는 아주 넓고 고급졌다. 거실은 매우 넓었고 주방은 말할것도 없었다. 섬멸 부분 기사단이다 보니까 이렇게 대우를 해주큰거라고 우르가 말했다. 섬멸 기사단인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기때문에 죽기전까지는 거의 지배자급의 권력을 누릴수 있다고 했다.
"하아.. 모두 반가워. 나는 치리스 우르. 프마크 기사단의 단장이자 원거리 공격을 담당하고 있어. 가젯은 특수 렌즈. 지금 끼고있는데 이 렌즈를 끼면 어느정도의 마력이나 마법 시전위치 같은게 전부 수치화되서 보이니까.. 적성 속성은 얼음이야"
"나..나는 보조 담당인 라이트포드 엘리샤.. 가젯은 보다시피 낫이야.. 적성 속성은 혈.."
엘리샤가 적성 속성을 말하자 모두가 놀라며 엘리샤에게 물어보았다. 혈. 말로만 들어보던 속성이자 엄청나게 희귀한 속성이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을 보게된다면 평생 행운이 따를거라는 이야기까지 있을정도 희귀하다. 혈 속성, 무 속성, 고대 속성. 이렇게 3가지 속성이 희귀 속성에 포함된다.
"혈 속성은 뭘 할 수 있어? 엄청나게 강해? 어둠 적성자처럼? 그...어? 누구더라? 분명 어둠 적성자가.."
"혈 속성은... 내 피를 소모해서 사용하는 마법이 대부분이야.. 상대방의 피를 흡수 해와서 문제가 없긴해.. 대부분 디버프 계열 마법이 많지.."
나는 엘리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방금 내가 말한 말의 이상한점에 대해 고민하고있었다. 그것은 어둠 적성자였다. 실제로 본적도 없는 적성자인데 나는 마치 실제로 본적이 있는 적성자인것 처럼 말했다. 나는 깊게 생각하다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해 그만두고 엘리샤에게 낫에서 나온 언니는 어떻게된거냐고 물었다.
"아.. 엘트하 언니.. 내 친언니인데.. 옛날에 언니가 죽을뻔한걸 고마우신 분이 살려주셨어. 그런데.. 그게 이 낫에 영혼을 귀속시키는 소생이였어서.. 그래서 나는 언니를 데리고 다니는거야. 가끔가다 답답하면 언니가 제멋대로 튀어나와 활동해서 당황스럽긴하지만 괜찮아.."
우리는 어쩌다가 낫에 엘트하 언니가 들어갔는지 물어보았다. 엘리샤는 우물쭈물하더니 고개를 푹 떨구고는 말을 하였다.
"옛날.. 우리 가문에 금지된 마도서가 펼쳐져 난리가 난적이 있었어. 그때 펼쳐진 마도서는 혈마법이 봉인된 마도서였고 우리 가문중 몇명은 그 마도서에 의해 혈마법에 침식 당했어. 침식 당한 사람들은 머지않아 죽어나갔지. 나도 침식 당할뻔 했는데 언니가 날 구해준거야.. 난 언니를 살리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다 유일하게 살릴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서.. 어쩔수 없이 무기에다 봉인 시켜놓은거야.."
우리는 엘리샤의 말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 엘리샤가 분위기를 느꼈는지 헛기침을 하고선 프리에한테 말을 걸었다.
"프리에. 엘더 가문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엘더 가문. 확실히 에르하와 에르카의 가문이였다. 그 둘 어디로 간걸까. 메르제가 끝나고 그 둘의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다음날부터는 학교도 오지 않았고 숙소에도 없었다. 그녀석이 너희들하고 친해지고 싶어했는데..
"그녀석..? 그게 누구지.."
나는 또 한번 이상한 느낌에 방금 했던 상상을 다시 떠올려본다. 떠오를것 같으면서도 안떠오르는 의문의 사람. 누군지는 몰라도 나랑 친했던 사람이란건 알 수 있었다.
"아, 엘더 가문은 몰락한 가문이지. 우리 가문은 없는게 더 좋다니까"
프리에는 씁쓸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다 몇마디 중얼거리더니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번엔 내가 침묵을 깨고 우르에게 질문 하였다. 여태까지 학교도 안나왔다가 갑자기 단장으로 등장했으니 궁금한게 한 두개가 아니였다.
"나는.. 형의 의지를 이어받기 위해 열심히 수련했다. 그것뿐이다. 그리고.. 형의 의지를 이어받는 대가로 내 감정은 얼어붙고 있다. 그러니 차갑게 대하더라도 이해 부탁한다."
나는 아무말 없이 고개만을 위 아래로 끄덕이고 더 이상 물어보지 않기로 결심했다. 우르가 갑자기 허공에서 종이를 펼치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읽었다. 우리는 서로 쳐다보며 가만히앉아있었다. 다 읽었는지 우르는 종이를 없애고 자리에서일어나 입을 열었다.
"첫 임무다. 모두 준비하도록"
드디어! 어? 기사단 임명된지 몇시간이 지났다고 벌써 임무가 와? 원래 첫날은 쉬는거 아니였나요?! 하.. 나는 한숨을 쉬며 몸을 풀었다. 프리에와 엘리샤도 옆에서 같이 몸을 풀었다.
"우리가 갈곳은 문테르 마을 옆에있는 숲이다."
"그 숲이라면.. 분명 드라이 무 숲이였지? 거기 숲 엄청 넓지않아? 거기가서 뭐하는건데?"
"가면서 얘기해줄게. 모두 준비 다됬으면 따라 나와"
우리는 우르의 뒤를따라 드라이 무 숲을 향해 떠났다. 드라이 무 숲은 문테르 마을 옆에 존재하는 엄청 거대한 숲이다. 50명의 사람들이 들어가 겨우 절반도 기록못한 엄청난 크기의 숲이다. 도대체 그 숲에 무슨 볼일이 있는건지 궁금했지만 나는 꾹 참고 우르가 말해주는걸 기다렸다.
"드라이 무 숲은 다들 알고 있을거야. 일주일 전쯤 드라이 무 숲 중앙쯤에서 거대한 빛이 쏟아져 내려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문테르 주민들이 궁금한 마음에 그 빛을 향해 숲 중앙으로 들어갔고 그 곳에는 한 남성이 황금색 초승달 문양이 박힌 하얀 로브를 입은채 쓰러져 있었다더군"
"우리는 그 남자를 조사하러 가는거야?"
"어, 아무래도 이 남자 수상한가봐. 주민 모두가 그를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고 하던데.. 그에게 왠지모를 압박감이 엄청나다고 하더라고"
우르의 말이 끝나자 엘리샤는 자신이 없는지 손을 떨었고 프리에는 강자라는 말에 흥분하여 빨리 만나고 싶어했고 나는 그가 누군지 궁금하여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그렇게 나와 프리에는 엘리샤를 잡고 엄청난 속도로 뛰어갔다.
"달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