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예고편

은우가 죽은지 딱 5년이 된 해이다. 길듯하지만 이 짧은 시간동안 정우의 행보는 엄청나 이젠, 주변 기업들 조차 건들수 없이 성장했다.

지난 5년, 은우가 자살하자마자 정우는 해진의 아버지 회사의 주식을 전부 사드려 대주주가 대었다. 다른 회사와의 연결고리가 끊기자, 해진의 아버지의 영향력은 서서히 줄어들어 결국 정우에게 회사를 빼앗겼다.

분노와 슬픔으로 인해 해진의 아버지는 조용히 약을 먹고 영원히 눈을 감았다. 뒷배가 사라진 해진은 정우의 정보력으로 인해 지금 까지 해왔던 무수한 나쁜짓들에 의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정우의 입김으로 인해 그는 엄청난 형량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50년 정도는 감옥에서 썩게 된 해진은 모든것을 채념하고 조용히 지내게 되지만 교도소에서 패 싸움이 일어나 크게 다쳐 절름발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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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돼...안돼!”

늦은 밤, 달빛이 크게 들어왔다. 딱 쓰는 것만 있는 이방은 사람의 온기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거칠게 일어난 한 미남자가 흐르는 식은 땀을 쓸어내렸다.

“하.. 또.... “

안좋은 기억을 생각하듯 남자는 달빛을 받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은우야..하...”

5년전에 죽은 자신의 동생을 생각하며 정우는 창문쪽에 기대었다. 은우가 죽은 뒤로 잠을 4시간 이상 자지못하는 정우는 5년 전보다 더 날카로워진 눈을 하고있었다.

“하.. 오늘도 다시 자긴 글른건가...”

휘적 휘적 벗었던 상의 대신 보들보들한 수면가운을 입고는 정우의 서재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주방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에 다가가보니 진우가 야식을 만들어 먹으며 공부를 하고있었다.

“너.. 뭐해?”

갑작스레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란 진우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정우를 쳐다보았다.

“아.. 형, 내일 시험 있어서 공부하고있었어.”

어색한 공기가 그 둘을 휘감고 돌아다녔다. 진우도 밤을 많이 세었는지 다크써클이 주욱 내려와 있었다.

“그래”

그저 대답만 해주고 정우는 자신의 서재로 들어갔다. 죽은 은우를 대신해 유학을 다녀온 진우는 최근에 유학을 마치고 한국대학으로 편입했다.

정우가 서재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진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내일... 은우 기일이네..’

평생 잊지못할, 아니 잊어서는 안돼는 죄책감으로 인해 진우는 5년전 과는 많이 다른 상태였다. 항상 화려하고 예쁘게 차려입고 애교를 부리며 살던 쉬운 인생을 접어버리고 유학을 간 동시에 공부에만 매진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진우는 한국에서도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것이다.

근 5년간 항상 은우의 기일을 챙겨오던 진우는 그날만 되면 미쳐버리는 정우가 걱정되었다.

따뜻한 티와 엉성하게 잘린 과일들을 들고 정우의 서재로 향했다.

똑똑-

“형.. 이것들 좀 먹으면서 해..”

진우는 조용히 문을 두들기고 들어와, 음식들을 정우의 책상 위에다가 두었다.

힐끗. 업무를 보다가 진우를 쳐다본 정우는 고맙다는 인사없이 그저 손을 까딱할뿐이였다. 그 손짓의 의미를 알아들은 진우는 그저 조용히 서재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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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드디어 시험 끝났다..”

이번주 동안 진행 되었던 중간고사가 오늘 끝나자 진우는 빠르게 대학교를 빠져나왔다. 오늘은 은우의 기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집에 들려 검은 정장으로 갈아입고 꽃집에 들려, 은우가 가장 좋아하는 수국을 사들고 경기도 외곽에 있는 산소로 갔다.

이미 누군가가 다녀갔는지 무덤앞에 놓여있는 꽃과 주변에서 나는 알콜 향이 진우를 반겼다.

“안녕, 이은우.”

가벼운 인사말과는 달리 진우는 가지런한 몸가짐으로 무덤을 향해 두배반절을 하였다.

“이번에는....”

바닥에 털쩍 주저 앉으면서 진우는 은우에게 조근조근 그동안 있었던 흥미로운 사건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해가 늬엇늬엇 지기시작했다.

진우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갈 준비를 했다.

“아.. 벌써 시간이. 아쉽지만 이제 떠나야해. 외롭겠지만 다음년도까지 참아줘.......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이랑 올게....”

은우와 작별인사를 하고 진우는 서둘러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려오는 진우의 눈에 반짝반짝 반딧불들이 보였다. 반딧불들이 한곳에만 모여있자, 진우는 홀린듯 그곳으로 점점 다가갔다.

“뭐지...?”

그곳에 도착하자, 은색으로 빛나는 꽃들이 들판에 무성하게 피어있었다. 그곳 위를 반딧불들이 달빛이 비추어지니 장관이 따로없었다.

“은우..너가 좋아했겠네.”

진우는 혹시 은우의 무덤에서 여기가 보이는지 고개를 치켜들고 은우의 무덤쪽을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딱 정면으로 바라보는 곳이라 잘보였다.

“ㅎㅎ...”

이제는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에 진우는 아차하고 얼른 자리를 뜨려고했지만 갑자기 느껴지는 어지러움에 몸을 비틀거렸다.

“어...?”

스르르 감기는 눈 너머로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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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우의 기일날부터 일주일째 진우가 집에 들어오지 않자, 처음에는 신경도 안쓰던 정우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람을 써서 알아본 결과, 은우의 무덤까지 밖에 진우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갑작스레 사라진 진우 덕분에 정우에게는 또다른 큰 혼란의 나날이 연속되었다.

“대체.... 무슨일이야...”

그뒤로 정우는 평생을 가도록 진우를 찾지 못했다. 그렇게 진우도 이 세상에서 서서히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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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여긴 어디야...?”

환한 햇살,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무들, 곱게 지저귀는 새들. 왠지 모르게 낯선듯 익숙한 이곳에 진우는 한참동안 멍하니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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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13 14:51 | 조회 : 2,655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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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진행되는 진우 주인공 스토리! 곧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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