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대공저의 시녀장은 누가?

"바다궁의 시녀장님이 대공 저하의 저택에 이미 정해진 시녀장님이 계신다고 하셨어요. 전 저하의 말씀대로 제가 그 곳의 시녀장이 될 거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시녀장님은 제가 대공저의 시녀장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하셨어요, 흐끅. 그래서 별실에 계실 대공 저하를 직접 모시는 것만으로 만족하라고 하셨어요......"

데이지가 살짝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안타까운 정수리만 보인채 고갤 숙여버렸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직접 데이지를 대공저로 데려갔어야 했는데, 후회를 했다.

"고갤 들어봐."

"네, 저하."

울망울망한 큰 눈동자를 내 시선에 맞추며 울음을 참는 것이 보였다. 그녀도 황궁에서 일하는 상급 시녀이건만. 내 대공저에 있는 시녀장은 도대체 누구인 것이야.

"내 대공저에 시녀장은 누가 뽑았지?"

"제가 알기론 바다궁의 시녀장이신 리브나 백작 부인께서 시녀 가문들 중 강력한 후보로 카텐나 백작 부인을 추천하셨어요."

"카텐나 백작 부인?"

내 말이 끝나자 마자 이 대화에 끼어들고 싶었는지 갈색 머리의 다른 직속 시녀가 내 의문에 답해주었다.

"그...... 저희 상급 시녀들에겐 까다롭기로 유명한 분이세요. 그 분이 대공저의 시녀장으로 임명되셨다고......"

"그래? 흠. 알겠어. 데이지는 이런 거에 마음 상해하지 말고."

"흐끅. 네."

"그리고 내가 한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라서."

"예?"

의아한 얼굴로 날 쳐다보는 데이지에게 해사한 미소를 지어주며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었다.

"기대해."

"?"

데이지는 서러움이 이제 다 가셨는지 두 손을 꼬옥 모으고 날 올려다 봤다. 조용히 내려깐 내 목소리를 잘 듣질 못 했는지 갸웃 거렸지만 그 모습이 귀여워서 놔두었다.

내 키는 데이지보다 살짝 더 컸었는데 구두 굽까지 더하니 데이지의 머리 한 통 더 위에 있었다. 내려다보니 순한 개 수인족이 날 보는 것 같았다.

연녹색의 머리를 가져서 더 순해보이는 데이지였다.

"일단 배가 고프니 정원으로 가야겠지?"

"예, 저하. 따르겠습니다."

직속 시녀는 데이지 말고도 뒤에 세 명이 더 따라오고 있었고 하녀는 여덟 명이였으며 시녀들 뒤를 졸졸졸 뒤따라 왔다.

시녀와 하녀들 간의 위계 질서를 흘끔 보며 나는 내 가까운 수족이나 마찬가지인 직속 시녀 데이지와 잡담을 나눠가며 넓고 화려한 정원에 도착하였다.

그 정원에는 식탁보가 올려진 커다란 상이 있었고 그 위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군침이 도는 다양한 음식의 향기로운 냄새 때문에 어서 빨리 먹으라고 배가 아주 난리였다.

나는 고급스럽게 디자인 된 굴곡이 아름다운 의자에 가서 앉았다.

황태자는 아직인 듯 했다. 덩그라니 홀로 앉아서 진수성찬을 바라보며 황태자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는 뭉친 근육을 풀기 위해 반신욕과 마사지를 받고 고르고 고른 예복을 입고 이 곳에 와서 맛있는 점심을 함께 한 뒤에 바로 일이 쌓인 집무실로 향하기 때문에 간단히 환복만 한 나보다 더 오래 걸리는 거다. 점심이 되면 화려한 예복을 입고 황태자다운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는 진수성찬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내가 고른 시녀장은 데이지이건만 전달을 제대로 못한 탓이 컸다.

리브나 백작 부인의 말이라면 꿈뻑 죽는 시녀들인데 거기서 뭐라고 주장할 수는 없었을 거다.

"시녀장과 만나봐야 되겠는걸?"

의자에 팔꿈치를 기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어루 만졌다. 대공인 내가 대공저의 시녀장을 바꾼다고 해서 뭐라하진 않겠지?

굉장히 숙련된 시녀장인 리브나 백작 부인은 황태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바다궁을 지휘하고 명령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고르고 골라 내게 준 인재인데 그 인재가 까다롭다 유명하다면 얼마나 아랫사람을 바가지 긁겠는가. 일단 데이지를 데려가야겠다. 데이지는 그녀를 대신할 부시녀장으로 둘 것이다.

마음에 안 들면 그 때 데이지를 시녀장으로 올리고 카텐나 백작 부인을 내보내야지. 적절한 보상과 함께 말이다.

"데이지?"

"네, 저하."

"지금 바다궁의 시녀장을 볼 수 있을까?"

"아마 황태자 전하와 함께 있으실 겁니다."

"아, 그렇군. 그럼 같이 올테니 기다리지."

점심을 들 때는 왠만하면 식사에 집중하기 위해 주위에 사람을 적게 두고 그 외에는 멀리서 지켜보게 한다.

시녀장도 점심 때 황태자와 나의 식사가 시작될 때는 멀리 물러나 조용히 서 있기도 했다.

식사 시중을 드는 시녀들만이 바로 옆에서 식사를 돕는 것이다.

"이제야 왔군."

귀족 또한 단장하는데 오래 걸린다.

하물며 황태자는 황족인데 단장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롭고 시간이 걸릴까.

하지만 베태랑의 시녀장과 시녀들이 있으니 그의 준비는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서 점심을 할 수 있게 했다. 일정을 매일 잡고 있었기에 황태자는 언제나 나와 이 시간에 점심을 먹게 되었다.

"점심을 들도록 하지. 오늘도 드레스를 입은 그대가 아름답군."

"칭찬 감사합니다. 에디. 저 오늘 할 말이 있는데요."

"음?"

"제 뒤에 있는 아이가 데이지라는 아이 입니다. 이 곳에 와서 제가 마음을 편히 주고 신뢰할 수 있었던 아이이지요. 이 아이에게 제 대공저의 시녀장이 되어 달라고 했습니다."

"내가 알기론 카텐나 백작 부인이 그 곳의 시녀장으로 발탁되었다고 하던데?"

"현재 그렇기는 하지요. 그래서 부시녀장으로 데이지를 넣을까 생각 중입니다."

"음. 혹시 카텐나 백작 부인이 마음에 안 드는가?"

"제가 처음 마음에 들어한 시녀는 데이지 이니까요. 그녀에게 대공저가 생기기 전, 시녀장을 해줄 수 없냐고 부탁도 했었고요."

나는 고개 숙인 데이지를 올려다 보며 황태자 전하 앞이어서 그런지 고갤 들지 못 하여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 시녀들도 다들 황태자를 올려다 보거나 눈을 마주치는 것을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데이지도 그러했다.

"세이르가 원한다면 카텐나 백작 부인을 다시 황궁으로 데려오지. 그리고 나서 그 데이지라는 시녀를 데려다 시녀장으로 써도 좋아."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습니까? 역시 권력으로 모든 게 쉽게 해결 되는 군요."

"뭐, 권력이 다라고 말한 내가 괜한 말을 한 줄 아나? 하하."

"카텐나 백작 부인은 그럼 어떻게 되는 것이죠?"

"원래 그녀는 바다궁의 시녀장인 리브나 백작 부인의 아랫 시녀였어. 시녀장이 된 것엔 리브나 백작 부인 다음 가는 시녀였기 때문이었고. 마음 쓰지 말고 원하는 대로 해."

"그런 것이군요. 데이지, 이제 대공저로 와."

"네, 저하. 감사합니다, 황태자 전하."

"그래."

차갑기로 알려진 황태자가 대답도 해주어서 데이지는 황송할 데 이르기 없었다.

그리고 이제 대공저의 시녀장이 된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아이작 여대공 저하의 시녀장이 된다면 정말 열심히 할 거라는 생각도 하고 말이다.

"시녀장."

"예, 전하."

"들었지? 카텐나 백작 부인은 다시 바다궁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처리해."

"알겠습니다, 전하."

"이제 점심을 들테니 다들 물러나게."

"예, 전하."

식사를 도우는 시중들만 남긴 채 다른 이들은 뒤로 물러났다. 세이르와 에디의 식사는 바로 이루어졌다.

진수성찬을 꼭꼭 씹어먹으며 사건이 해결되어 맛있게도 먹은 세이르였다.

간간히 맛있다며 에디의 추천 음식을 바로 먹어보기도 했고 말이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 둘은 각자 일을 하기 위해 에디는 집무실로, 세이르는 대공저에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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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츨링도 유희할래(자유연재중)-부제:세이르의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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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15 00:44 | 조회 : 72 목록
작가의 말
§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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