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중앙 아카데미(1)

루시퍼는 집무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던중 갑자기 느껴지는 강력한 마나의 파동에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폐하?"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릴리트가 의아해 하며 루시퍼를 불렀지만 루시퍼는 빠르게 문을 박차고 집무실을 뛰쳐 나왔다.강력한 마나의 파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달렸다.

이 방향은 분명 내 침실이다.

루시퍼의 머릿속에는 마력을 폭주시키고 창백하게 질려 쓰러져 있던 사율이 그려졌다.혹시라도 눈을 뜬 뒤에 폭주라도 한다면 인간의 몸은 버틸수 없을 것이다.

"젠장!"

그는 낮게 욕을 하면서 서둘러 침실로 달려갔다.문앞에는 어디에 갔는지 하루종일 지키고 있던 카르멜이 보이지 않았다.

쾅!

문을 열자 놀라듯이 크게 눈을 뜨고 있는 사율이 보였다.정령왕의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정령왕과 정식적으로 계약을 한것 같았다.

아까의 마나의 파동은 계약 때문이 었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난 사율이 완벽한 왕궁예법으로 인사를 했다.

"홍염의 주인이시자 마계의 지배자이신 마왕
폐하를 뵙습니다."

루시퍼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계속 들어온 인사였지만 저렇게 완벽하게 왕궁예법으로 인사하는 자는 카르멜을 제외하고는 처음이 었다.

그것도 인간이 어떻게 마족의 왕궁예법에 대해서 아는건지도 의문이었다.

"고개를 들어라."

왕궁 예법에 따라 고개를 들라고 하자 사율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은은하게 빛은 내는 은빛눈동자가 보였다.

왜 너는 그런 눈으로 날 보는거지?

루시퍼는 사율의 눈동자에 담긴 애정을 이해할수가 없었다.왜 저런 애정담긴 눈을 하고 있는지.왜 어머니 레비아탄과 동생인 이블랑을 구해줬는지도.

"왜지?"

"네?"

뭘 묻는지 몰라 사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는 인간이면서 어머니와 이블랑을 구해줬다.왜지?"

분명 어머니는 사율이 자신을 위해 사용한 힘이 고귀한 것이 라고 했다.그리고 아무 전대 마왕이라고 해도 마왕이 었던 레비아탄이 사율님이라고 부를 정도면 무언가가 있는거다.

절대 평검한 인간은 아닐것이다.

루시퍼는 사율이 대답하기를 기다렸지만 사율은 큰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풋!하하하하!"

갑자기 배를 잡고 맑은 웃음소리내며 웃고있는 사율을 루시퍼는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마왕의 앞에서 감히 배를 잡고 웃는 행동하는 마족은 없었다.루시퍼는 기분 나쁠만도 한 행동이었지만 눈물까지 조금 흘리면서 해맑게 웃고 있는 사율을 보자니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아,죄송해요.그게 이블랑 전하를 처음 만나셨을때도 똑같이 물으셨거든요."

역시 형제는 형제라는 거구나.

"음,뭐가 궁금하세요?제가 이블랑을 구해준이유?아니면 인간인 주제에 전대 마왕이신 레비아탄님이 있는 장소와 구출의 이유?제가 왕궁 예법을 알고 있는 이유?"

"...전부."

역시 이블랑의 같은 대답이다.형제니까 저렇게 닮을수 있는 걸까.나에게는 형제가 없어서 잘모르겠다.

"자세한건 너무 길어서 설명할수 없지만 제가 예언자라서 미래를 봤거든요."

루시퍼는 눈을 살짝 찌푸리고는 사율의 심장소리에 귀를 귀우렸다.거짓말을 할때나는 인간특유의 심장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사율은 진실만을 말한것이다.

"네가 본 미래에서 마계는 어떻게 되었지."

루시퍼가 거짓말을 구별할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율은 루시퍼가 자신을 시험하는 것인가고민할수 밖에없었다.하지만 답은 정해져있었다.

나는 루시퍼님의 앞에서 거짓말은 할수없어.

그야 내가 두번째로 애정을 줘버린 마족인걸.난 정에 약하다고.

"이블랑 전하는 인간의 손에 돌아가시고 레비아탄님은 조종당해 당신을 죽이고 마신님께서는 소멸당하십니다.마계는 당연히 붕괴하겠죠."

이게 답이었다.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게임 라그나로크의 속에서도 이게 결말이 었다.

"...그런가."

생각보다 담담한 반응을 해서 나도 모르고 두눈을 크게 뜨고 루시퍼님을 바라보자 루시퍼님은 생각에 잠긴듯이 아래쪽을 바라보고 계셨다.

사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그렇다면 다른 의문이 떠오른다.왜 도와주었지?마족은 배척받는 종족이다.그런 종족의 왕족을 구해준다니 보통의 인간이라면 절대하지 않을 짓이다.

"그렇다면 너는 어째서 마족을 돕는거지?"

이해할수가 없었다.지금도 사율의 눈동자는 공포도 경멸도 찾을수가 없었다.보통 인간이라면 마족에게 공포를 느끼기 마련인데도 사율의눈동자에는 깊은 애정만 느껴졌다.

처음 받아보는 타인의 애정에 루시퍼는 한쪽 가슴이 간질간질거리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마족이라서 도왔습니다."

사율은 망설임없는 목소리로 답했지만 루시퍼의 의문이 늘어가기만 했다.마족이라서 도왔다니.제정신인 인간이 할말은 아니었다.

"저는 예언에서 마족들을 지켜봐왔어요.무려 2년동안이요."

당신들은 모를거야,모를수밖에.내가 얼마나 애정을 주었는지.가족이나 친구들보다 가상세계라고 생각했던 당신들에게 얼마 만큼 위로 받았는지.

그리고 그런 당신들의 죽음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봐왔는지도.

"볼수밖에 없었습니다.불합리한 일들을 그저 손을 놓고 보고 있을수 밖에 없어서 저는 결심했어요."

당신들의 편이 될거라고 이번에는 내가 지켜낼것이라고 이제 지켜보기만하는 것은 그만두기로.나만은 진실을 알고 있으니까.

"뭐,어찌되었던 설마 정령왕의 계약자가 마계에서 난동부릴일은 없을것 같군."

"마계요?설마 여기..."

"마계다.쓰러진 너를 치료하기 위해서 잠시 대려왔지."

우와와와아아아아!마계다!진짜로 진짜로 내가 마계에 왔어!

눈을 빛내며 신나하는 사율을 루시퍼는 어이없다는 듯이 봤지만 흥분한 사율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마왕 폐하!부탁이있습니다."

갑자기 루시퍼의 두손을 작은 상아빛 손이 갑싸자 당황한 루시퍼가 눈을 크게뜨고 사율을 내려다 보았지만 반짝이는 사율의 눈을 보고는 살짝 눈을 돌려 시선을 피했다.

"마신전에 갈수있게 해주세요."

어이없고 당당한 요구에 루시퍼는 적잖아 당황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무심하게 보였다.인간이 마신을 모시는 마신전에는 왜가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불가능했다.

"미안하지만 불가능하다."

"왜요?"

큰 두눈이 촉촉하게 젖어가자 루시퍼는 얼쩔줄몰라하며 두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둘의 대치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정령왕을 발견하고는 도움의 눈빛을 보냈지만 정령왕은 사율에게 쩔쩔매는 루시퍼가 재미있는지 도와줄까말까 고민하는듯 했다.

결국 일단 흥분한 사율을 진정 시키기로한 아페는 사율과 루시퍼의 가운데에서 사율을 다정하게 말했다.

"[율,진정해.못가는것에는 이유가 있어.]"

"정말?"

"[그래.]"

이제서야 사율은 두손으로 꼭 붙잡고 있던 루시퍼의 양손을 놓았다.그러자 루시퍼는 잠시 아무것도 닿지 않아있는 두손을 잠시 멍하게 보더니 남아있는 손의 온기가 아깝다고 생각했다.

루시퍼의 그런 행동을 아페가 보더니 눈을 가늘게 좁히며 비웃는 듯이 웃었다.

"[우리 율은 인기쟁이라서 걱정된다.]"

아페는 사율의 뺨에 작은 얼굴을 부비며 양팔을 뻗어 사율의 뺨을 꼭 끌어 안았다.사율은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그저 아페의 애교를 받아드렸다.

정령왕이 사율에게 애교를 부리는 장면을 본 루시퍼는 적잖아 충격을 받았다.중간계의 최강의 존재가 계약자라고 하나 고작 인간에게 저렇게 애교를 부리다니.

"마신전에 들어갈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정령왕을 어깨에 얹어 놓은 사율이 눈을 빛내며 물었지만 루시퍼는 깊은 한숨을 쉬며 대답할수 밖에 없었다.

"...마신전은 마신관들인 마족들과 왕족들만이 들어갈수 있다.인간이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루시퍼의 말에 사율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편법을 쓰면 들어갈수 있다."

절대 쓰고 싶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게 뭐에요?"

"네가 나의 양자가 되거나,형제가 되거나,결혼을 하는 방법이 있다."

"....?"

"[절대 안돼!]"

아페는 절대 안된다면서 양팔로 내 목을 꼭 안았고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졌다.

네?뭐라구요?잠깐,양자?형제?결혼?으에에엥?이게 무슨 소리야!

"방법은 그것뿐이다.어느것이 마음에들지?"

루시퍼는 사율을 바라보자 사율의 큰 은색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며 멍청하게 입을벌리고
있었다.

이래서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정말 그 방법들 밖에 없습니까?"

절박하게 묻는 말에 루시퍼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가장 빠르고 손쉽게 들어갈수 있는 방법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안된다면 그냥 힘으로 뿌수고 들어가는건 어때?]"

아페는 진지하게 말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내 소중한 마계를 부술수도 없을 뿐더러 그럼 마신님께 미움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방법이 더있기는 하다만 그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죽을수도 있다."

"그게 뭔데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루시퍼는 입을 열었다.

"중앙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마신께서 선택하는 신관이 되는것이다."

중앙 아카데미.알고 알고 있다.마계에는 동서남북으로 아카데미아 하나씩 있으며 검술이나 마법을 가르친다.하지만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중앙 아카데미는 신학을 가르치며 마신님의 힘인 신마력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친다.그곳에서 선택받은 몇몇만이 마신전에 들어가 마신님을 모시는 기회를 얻을수있다.

"확실하게 그곳은 마신관들을 뽑는 곳이니까요."

"역시 알고 있었군.하지만 인간이 신마력을 받아드릴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군."

그건 나도 잘 모르겠고,중요한건 그 방법을 써야한다는 거다.문제는 내가 인간이라는 건데.뭐,그건 마왕님께서 해결해 주시겠지.

"무조건 중앙아카데미로 가도록하죠!"

사율은 양손을 꽉 쥐며 의지 가득하게 말했지만 그 모습을 본 루시퍼는 심히 걱정될수밖에없었다.

"[마왕이여,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아페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루시퍼를 보며말했다.루시퍼는 정령왕을 보며 불안을 조금 덜을수 있었다.

"그런데 사율 너 몇살이냐?"

"네?17살이요."

"......"

"왜그럽니까?"

갑자기 말이 없어진 루시퍼를 보며 사율이 손을 좌우를 흔들며 물었지만 루시퍼는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완전 애잖아."

"애 라뇨!마족 나이로 치면 애지만 인간나이로는 애가 아니라 청소년 정도라구요!"

사율이 번명하듯이 말했지만 루시퍼는 그저 애를 보는 눈으로 사율을 볼뿐이 었다.자신의 동생 이블랑은 올해로 100살이 되는데 사율은 그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루시퍼는 사율이 애기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안았을때 묘하게 가볍다고 생각했는데 애라서였군.

"[우리 계약자님이 좀 어리긴 하시지.]"

아페까지 정말 너무한다.나는 인간의 나이로 치면...쳐도 어린편이지만 애기라고 불릴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 앞의 정령과 마족은 내 말조차 어린아이의 투정으로 받아드리고 있는 모양이다.표정이 무슨 애기다루는 듯한 표정이다.

"칫,인간 나이로는 그렇게 까진 어린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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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26 12:00 | 조회 : 2,301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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